[이광근의 MLB관전평] 그랜달의 리드.. 류현진은 끄덕였다

이광근 전 kt 2군 감독 / 입력 : 2017.05.19 16:43 / 조회 : 6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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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19일 마이애미를 상대로 2승째를 거둔 데는 주변의 도움이 많았다는 생각이다. 일단 지난 12일 최악의 시간을 보낸 콜로라도전 이후 허니컷 투수코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지고 특히 그랜달이란 포수의 존재가 큰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선수와 코칭 스태프의 소통이다. 특히, 선수의 좋았던 시절, 최상의 폼을 찾고 투수의 신체를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딜리버리를 상기시켜주는 것은 투수 코치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중 하나이다. 또한 선수의 멘탈 부분과 관련,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스포츠 심리학 적으로 안정시켜 선수가 최상의 멘탈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수적이다.

류현진 역시 지난번 경기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투수 코치와 류현진간의 커뮤니케이션, 즉 전 경기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피드백, 자기평가를 통해 정신력을 무장한채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투수 딜리버리에 대해 12일 경기 관전평에서 언급한바 있는데 이는 기본적인 부분이지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다. 투구 폼에는 정답이 없고 모든 투수들이 각기 다른 투구 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구폼을 수정하기 전에 컨디셔닝 프로그램을 통해 투수의 정신적인 부분과 신체적인 부분을 최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최고의 커맨드가 이루어질 수 있다. 류현진이 지난 경기 안 좋은 모습에서 금방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본인 스스로의 많은 경험과 코칭스태프의 조언이 주효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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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마니 그랜달. /AFPBBNews=뉴스1



특히 이전 경기와 다른 점은 바로 포수다. 12일 경기 관전평에서도 포수의 중요성을 잠시 언급했었는데 오늘 경기를 보며 다시 한 번 투수와 포수와의 호흡, 포수 역할의 중요성을 되짚게 된다.

포수의 역할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1. 투수가 성공적인 투구를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이를 위해 포수 스스로는 자신감에 차있어야 한다. 2. 경기 템포 조절은 포수의 중요한 역할로 일반적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게 좋다. 팀이 리드를 가지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때때로 상대팀이 리드를 가지고 가거나 상대팀이 연속 안타를 치고 있을 때, 또는 경기 후반에는 페이스를 느리게 하는 것이 더욱 좋을 때도 있다. 3. 포수는 각 투수들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투수의 최고 구종을 알아두고, 각 구질에 대한 커맨드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투수의 심리 상태를 보여 주는 메이크업을 빨리 파악하고 투수에 맞게 템포를 조절하면서 상대팀 타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 투구를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포수의 역할이 경기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랜달 선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눈에 걸리는 3회 옐리치에게 맞은 두 번째 홈런의 경우도 그랜달은 높은 속구를 유도했고 그에 상응해 류현진 역시 148km의 빠른공을 던졌지만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걸리고 말았다. 공 하나정도가 더 높았어야했다는 점에서 그 홈런은 그랜달의 리드탓이 아닌 류현진의 실투로 보여진다. 어쨌거나 류현진은 그랜달의 공격적인 리드와 템포 조절을 통해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12일 오스틴 반스와 호흡을 맞출때보다 류현진이 고개를 가로젓는 횟수가 확연하게 줄은 것이 단적인 예이다. 그만큼 믿고 의지하며 공감한다는 뜻이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류현진의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이 많이 맞아나가는걸 보니 류현진이 상대 타자들에게 정확히 읽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시기상조일 수는 있지만 적당한 기회에, 혹은 시즌 종료후라도 투구패턴의 변화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어쨌거나 오늘 경기에서 류현진이 1승을 챙길 수 있었던 건 승리에 대한 개인적 의지뿐만 아니라 코칭 스태프와의 소통, 포수와의 호흡, 그리고 타자들의 타격 지원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다음 경기에선 더 나아진 모습의 류현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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