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홍성흔 "실력 아닌 팬들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다"(일문일답)

잠실=김지현 기자 / 입력 : 2017.04.3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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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사진=뉴스1





'영원한 캡틴' 홍성흔이 팬들의 사랑 덕분에 프로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홍성흔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팬들의 사랑을 먹고 이 자리에 왔다. 실력으로 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팬들이 뒤에서 밀어줘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감사인사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성흔은 1999년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2007년까지 두산에서 활약하던 홍성흔은 롯데로 이적해 4시즌을 소화한 뒤 다시 친정 두산으로 돌아와 프로무대를 누볐다.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홍성흔은 2016년을 끝으로 18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두산은 홍성흔이 4년간 몸담았던 롯데와의 경기에서 홍성흔의 은퇴식을 준비했다.

홍성흔은 "두산, 롯데를 나누기보다는 야구인으로 다 고마운 팀이었다. 기회를 준 롯데도 고맙고 신인부터 마지막을 함께 한 두산도 감사하다. 나눌 수 없다. 롯데도 소중했고 두산도 소중했던 팀이다"고 말했다.


홍성흔은 통산 타율 0.301, 208홈런 872득점 1120타점을 기록하면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맹활약을 펼쳤다. 1999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2004년 최다 안타 1위(165개), 타율 3위(0.329)를 기록했고 2008년부터 3년간 타율 부문 2위에 올랐다. 골든글러브도 6개(포수 2회, 지명타자 4회)를 품에 안았다. 다음은 홍성흔과의 일문일답.

-근황은 어떤가?

▶2월27일 미국으로 들어갔다. 샌디에고 파드리스 루키팀의 코치를 하고 있다. 인턴코치로 포수와 타격 쪽을 맡고 있다. 구단에서도 노력을 해줬다. 그래도 박찬호 선배가 소개를 해주셨다. 그래서 진행이 됐다. 코치들은 4시30분부터 일어나서 훈련을 진행한다. 메이저와 마이너의 차이를 엄격히 둔다. 훈련량도 많다. 선수가 원하면 코치는 만족을 시켜야 한다.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영어는 늘었는가?

▶ 영어는 제자리인 것 같다. 박찬호 선배가 와서 보더니 적응력은 끝내준다고 해줬다. 말도 조금씩 하고 있다. 3개월 정도 공부를 했다. 외국인 제도 저에게 도움이 됐다. 니퍼트, 에반스, 우즈와 대화를 했던 것이 적응에 도움이 됐다.

-미국에서 많이 고생을 하고 있다는데.

▶솔직히 만만하게 봤다. 한국에서 야간 연습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새벽 훈련이 있었다. 메이저의 생각을 하고 갔는데 차이가 많았다. 뛰어다녔다. 군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코치에 대한 욕심이 있는가?

▶일과가 끝나면 영어 수업을 듣는다. 미국에서 코치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아직 정식 코치가 된 분은 없다고 한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하는데 한국인 선수로서 도전해보고 싶다. 코치로 도전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배트플립 영상을 보면서 미국 선수들과 친해졌다고 들었다.

▶그것이 아니었으면 친해지지 못했다. 배트플립을 신기해하고 충격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며 홈런을 치는 영상을 보여줬다. 타자 쪽에서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면서 친해졌다.

-두산, 롯데 경기에서 은퇴를 하는데 소감은?

▶생각도 못했다. 두산쪽에서 배려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서 껄끄러울 수도 있다. 두산쪽에서 마음을 크게 해주셨다. 롯데에 4년 동안 있었는데 이런 시기를 잡아주셨다. 은퇴식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여기서 18년 동안 한 것이 아니라 롯데에도 다녀왔다. 인정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구단에서 마음을 크게 해주고 은퇴식을 열어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별한 느낌이 있을 것 같다.

▶두산, 롯데를 나누기보다는 야구인으로 다 고마운 팀이었다. 기회를 준 롯데도 고맙고 신인부터 마지막을 함께 한 두산도 감사하다. 나눌 수 없다. 롯데도 소중했고 두산도 소중했던 팀이다.

-두산과 롯데 선수들의 축하를 받을 것 같다.

▶이대호를 잠깐 만났다. 살이 빠졌다며 농담도 했다. 50살까지 야구를 할 것 같았는데 일찍 은퇴했다고 농담했다. 하지만 어제 왜 퇴장 당했는지부터 물어봐야 될 것 같다. 두산에서는 오재원, 김재호, 민병헌, 양의지를 만났다. 많이 반가워 해줬다.

-마음가짐이 특별할 것 같은데?

▶절대 울지 말자고 다짐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마음의 준비는 했다. 떠난다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출발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족이 왔는데?

▶가족은 당연히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다. 의미가 크다.

-다소 늦게 인터뷰를 하는데 이유는?

▶그때 인터뷰를 안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샌디에고에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전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새롭다. 그때는 조용히 떠나고 싶었다. 제 것을 만들어 놓은 뒤에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사람이 직업을 잃으면 당황스러운 것이 있다. 좋은 말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제 것을 구축하고 이야기를 해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용히 떠나고 싶었다.

-방송 쪽에서 많은 러브콜이 왔나?

▶정말 많은 콜이 왔다. 방송 쪽에서 MC 자리도 주겠다고 했다. 연예계와 야구를 생각했을 때 연예계를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했다. 여태까지 야구를 해왔던 사람이고 어린 선수들과 땀을 흘리는 것이 편했다. 보수가 없더라도 야구 공부를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 땀을 흘리고 선수들과 하는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코치로 인정받을 때까지 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야구를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중하겠다.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신인상을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진갑용이라는 선배를 제치고 신인왕을 받았다. 그때가 첫 번째로 기억에 남는다. 2001년도에 포수로 마해영 선배를 삼진으로 잡고 진필중 선배와 우승을 했을 때가 두 번째다. 2015년 제가 활약을 하지 않았지만 우승을 했을 때도 기억이 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록은?

▶2000안타를 가장 하고 싶었다. 2000안타를 하면서 200병살도 있었다. 200병살 친 것을 미국 선수들은 모른다. 오른손 첫 번째 2000안타로 우려먹고 있다. 기사가 나가면 큰일 난다(웃음).

-아쉬웠던 부분이 무엇인가?

▶마지막에 시즌을 앞두고 팬분들에게 실망을 시킨 것이 있다. 야구 쪽에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 실수를 했다. 말 실수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것이 아쉽다. 팬들에게 더 인정을 받을 수 있었는데 언행적으로 가볍게 생각한 것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반성하고 있다.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나?

▶지금 선수들을 보면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인정받는 코치가 되고 싶다. 선수 생각은 없어졌다. 이제는 좀 평범해졌다. 15kg 정도 빠졌다. 몸은 힘든데 아이들과 함께 뛰고 언어를 배운다는 기쁨이 있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나?

▶선수들과 함께 같이 뛰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무게를 잡는 것을 잘 못한다. 선수들과 어울려서 같이 시범을 보이고 싶다. 선수들이 열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지도자로 남고 싶다. 감독도 열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선수들과 함께 같이 뛴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감독직에 대한 꿈이 있나?

▶하늘에서 내려줘야 하는 감독직이다. 분명히 저뿐만 아니라 은퇴 선수들이 감독을 하고 싶어 하신다. 한국에서 감독 제의가 들어오면 분명히 할 생각이 있다.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선수 때 떨어져 있다가 또 연수 때문에 떨어져 있다. 하지만 아내가 잘 이해해주고 있다. 이해를 못 해줬다면 하고 싶은 것을 못했을 것이다. 공부를 하라며 훌륭한 지도자가 되라고 힘을 준다. 그것 때문에 힘을 내서 할 수 있는 것 같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팬들의 사랑을 먹고 이 자리에 왔다. 실력으로 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선수생활을 하면 사랑을 잃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만뒀다. 몸은 괜찮았다. 하지만 계속 선수 생활을 하면 팬들을 잃을 것 같았다. 실수도 있었다. 팬들이 뒤에서 밀어줘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드린다. 마지막까지 감사인사를 할 수 있어 기쁘다.

-팬서비스를 주저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방송에서 웃으면 욕으로 돌아온다.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잘했을 때는 괜찮다. 팬들에게 다가가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실수도 있었다. 선수들이 미래를 생각하고 잃을 것을 생각하면 팬 서비스를 못 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회피를 하는 것이다. 그러지 말고 열어놓으면 좋을 것 같다. 팬들도 이해를 해주면 분위기가 밝아질 것이다. 결과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선수들도 댓글을 본다. 선수들이 다가가면 팬들도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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