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한화' 향한 넥센 김태완의 진심 "아쉽고 미안"

대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4.29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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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 후 한화 팬을 떠올리며 말을 이어가던 넥센 김태완의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28일 경기 후 만난 김태완(33,넥센)은 아직 버건디 유니폼이 어색한 듯했다. 친정팀에 제대로 비수를 꽂은 김태완. 그렇지만 그는 한화 팬들의 응원과 정을 잊지 않고 있었다.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넥센이 한화에 13-2 완승을 거뒀다. 넥센이 2연승을 거두며 kt와 함께 공동 7위(11승13패)로 올라섰다. 반면 한화는 9위(10승14패)가 됐다.

넥센의 대승을 이끈 일등공신. 바로 김태완이었다. 이날 김태완은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3득점 1볼넷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2회 우전 안타, 5회 우익수 방면 2타점 적시타, 6회 볼넷, 그리고 8회초. 과거 11년 간 한화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정진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쳐냈다. 이 홈런은 한화에서 뛰던 2014년 9월 9일 목동 넥센전 이후 962일 만에 터진 홈런포였다.


경기를 마친 뒤 그의 타율은 0.480(25타수 12안타)이 됐다. 올 시즌 12경기에 나선 김태완은 4타점 5득점 3볼넷 8삼진 장타율 0.640 출루율 0.552, OPS 1.192를 기록 중이다. 대타 타율은 무려 0.500에 달한다.

김태완은 2002년 2차 8라운드 전체 60순위 지명을 받은 뒤 2006년 한화에 입단했다. 그후 11년 동안 한화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2008년과 09년 23개, 2010년 15개의 홈런을 쳤다. 대전은 그에게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시련이 그를 덮쳤다. 팀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것이다.

그런 그를 다시 받아준 곳은 넥센 히어로즈였다. 지난해 12월 넥센은 김태완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김태완의 소감. "내년 시즌은 나의 야구인생에 새로운 도전이자 즐거운 모험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그동안 응원해주신 한화 이글스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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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29일 경기 후 만난 김태완은 매우 편안한 모습이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펼친 맹활약. 그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김태완은 "편했다. 친한 선수들도 만나고, 코치님들도 보고 그랬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우선 넥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태완은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네 야구를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되게 좋았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더욱 마음 편히 할 수 있었다.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김태완에 따르면 코치진은 '넌 어차피 잘해왔던 선수다. 조급해하지 말고 편안하게 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김태완은 "오랜만에 기분이 되게 좋아서 잠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은 뒤 "사실 맨 마지막에 나간 한 타석도 되게 배려를 해 주신 거다. 네 야구를 해보라고 내보내주셨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대수비로 나갈 때 사실 별로인 경우도 있지만, 네 야구를 해보라고 계속 힘을 주셨다"고 돌아봤다.

그의 표정 어딘가에는 착잡함이 묻어나왔다. 바로 이날 그의 상대가 11년 간 자신이 뛰었던 한화였기 때문인 듯했다. 이에 대해 김태완은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홈구장이었다. 아무래도 한화 팬들이 많이 계신데…. 여기 있을 때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니까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한화 팬들의 소리가 들렸다. 2010년 이후 계속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응원을 해주셨다. 지금 뭔가 기분이 좀 그렇다"며 한화 팬들을 떠올렸다.

이날 김태완이 홈런을 치자 더그아웃에 있던 넥센 선수들은 세리머니를 받아주지 않은 채 장난으로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완은 "홈런을 쳤는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안 받아주더라. 지금 내 나이가 몇 살인데"라고 웃은 뒤 "사실 그동안 저희 가족들이 스트레스가 많았다. 제가 정말 힘들어 하니까. 아마 오늘도 다들 경기를 보셨을 텐데 (좋은 활약을 펼쳐) 다행이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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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완의 2017 시즌 목표는 소박했다. "지금 우리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목표는 부상당하지 않고, 오랫동안 이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오랫동안 야구를 하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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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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