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한국인은 왜 '썰전'을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으로 꼽았나?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4.28 11:44 / 조회 : 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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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공식 포스터/사진제공=JTBC


26일 한국갤럽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JTBC의 '썰전'이 1위를 차지했다. '썰전'은 MBC '무한도전'과 함께 선호도 8.5%로 공동 1위를 차지했으며, 더 놀라운 사실은 예능형 시사 프로그램 최초로 3개월 연속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썰전'이 2013년 첫 출발할 때 이런 결과를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당시 JTBC는 출범한지 얼마 안 되는 종편 채널인데다, 프로그램 성격은 시사 교양이었다. 게다가 연예인이라고는 MC 김구라 빼고는 없었으며, 스튜디오 세트 역시 어두컴컴한 데에 달랑 삼각 테이블 하나만 놓여있었다. 화려한 세트에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다른 프로그램들과 비교했을 때, 지극히 소박한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다. 거기엔 오로지 '썰' 즉, 출연자들의 '말' 외에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랬던 프로그램이 몇 년 사이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 그것도 3개월 연속 1위에 뽑혔다니! 이건 분명한 쾌거다.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은 콕 집어 하나만 말할 수 없다. 거기엔 수많은 것들이 얼키고설키며 작용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재미, 감동 이렇게 한 가지를 말한다 해도, 사실 그 이면을 파고들면 '뭐 때문에 재미있는 건데?', '뭐가 감동스러운 건데?' 또 다른 질문들이 꼬리의 꼬리를 물며 파생되므로, 복잡하고도 미묘한 것이 바로 시청률의 세계다.

그렇다면, 대체 왜, '썰전'의 무엇이 시청자들을 이리도 매료시키는 것일까? 역시나 하나만을 고를 수 없지만, 그럼에도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프레이밍'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는 일명 '틀짜기 효과'로 '어떤 사안이 제시되는 방법에 따라 동일한 사안이라고 해도 그에 관한 사람들의 해석이나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인식의 왜곡(cognitive bias)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건 주로 경제나 광고학에서 많이 쓰이는 개념이다. 하지만, 시사적인 내용으로 접근해보면 어떤 정치, 사회적인 사안을 바라볼 때 어떤 틀을 제시하냐에 따라 해석의 논조가 달라질 수 있다. 쉽게 말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똑같은 얘기도 어떤 뉘앙스로 하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썰전'에서는 이 '프레이밍 효과'를 거의 배제하고 있다. 유시민, 전원책, 두 사람은 진보와 보수로 입장이 대비되지만, 정치, 사회적인 사안에 있어서는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풀어준다는 점이다. 보수 혹은 진보라고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사람이니 더 마음 가는 방향이 있겠지만, 방송에서는 중립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쪽이든 비판할 건 혹독하게 비판하고, 칭찬할 건 또 충분히 칭찬해 주는 모습이 유시민, 전원책의 태도다. 그것이 바로 ‘썰전’의 매력이다. '썰전'은 시사교양프로그램이라는 성격 그대로 민감한 이슈들을 다룬다. 이는 신뢰감이 그 기저에 깔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감은 바로 공정성, 객관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 보면, 결국 '썰전'에서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프레이밍 효과’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비교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현재 지상파3사 방송을 비롯해, 여러 종편채널들에 등장하는 수많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프로그램을 가만히 살펴보다보면, 출연자들이 자신이 지지하고 원하는 입장에 따라 은근히, 묘하게 '프레이밍 효과'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꽤 많다. 그걸 시청자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모두들 다 안다. 그래서 그런 태도가 느껴지는 순간, 채널을 돌리고 만다.

그렇다. '썰전'은 결국 시사교양 프로그램답게, 공정성, 객관성을 유지하며 신뢰감을 주는 것. 여기서 '썰전'의 품격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를 대적해서 생긴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들과 섞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중요한 이유 아닐까?

▫ '썰전'은 품격 있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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