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바타죠" 류제국, 정상호 리드에 반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4.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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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상호.


"참 신기해요. 이 타이밍이 아니다 싶은데 사인을 내요. 그런데 또 결과가 좋아요."

LG 트윈스 주장 류제국이 포수 정상호의 리드에 혀를 내둘렀다.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무언가' 느껴지는 정상호의 리드에 저항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류제국은 26일 잠실 SK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5승째를 낚았다. 올 시즌 5차례 등판에 5승이다. 안방마님 정상호와 호흡을 맞췄다. 6회까지 94구를 던지며 단 1피안타로 SK를 봉쇄했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 없는 커브를 평소의 절반밖에 던지지 않았다는 점이 특이했다.

류제국은 움직임이 심한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낙차가 큰 류제국의 커브는 리그 대표 구종으로 불릴 정도로 위력적이다. 류제국은 지난해 포심과 커터 투심 등 패스트볼 계열을 60.8% 던졌고 다음으로 커브가 19.8%로 많았다. 올해에도 패스트볼 계열이 55%에 두 번째 구종은 22.6%를 차지하는 커브다. 헌데 26일 경기에는 커브를 제일 조금 던졌다.

94구 중 포심이 39개, 커터가 22개, 체인지업이 20개, 커브는 13개였다. 약 14%로 눈에 띄게 커브를 아꼈다.


경기 후 류제국은 커브를 줄인 이유에 대해 "나는 아바타니까요"라며 웃었다. 정상호가 던지라는 대로 던졌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이어 "나도 이상할 때가 있다. 그걸 던질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사인이 난다. 그대로 던지면 또 결과가 좋다. 오늘(26일)도 딱 한 번 거절하고 다 그대로 던졌다"고 돌아봤다.

"분명히 전력분석을 같이 하고 들어간다. 예를 들어 이 타자는 초구에 이 구종을 던지면 안된다고 같이 분석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초구에 그 사인을 낸다든지 그런 식이다.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물어보면 '몰라, 그냥 얻어 걸렸어, 나도 그냥 해본 거야' 이렇게 말하고 만다"며 신기해 했다.

정상호는 투수 리드가 훌륭하기로 이미 정평이 난 선수다. 투수가 그날 컨디션에 따라 특별히 잘 던지는 구종이 있고 그렇지 않은 구종도 있는데 정상호는 빠르게 캐치해 최적화된 볼배합을 한다는 평가다. 후배 포수 유강남 역시 "정상호 선배님이 뛰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다. 같은 상황에서 나는 이렇게 했을 텐데 생각이 다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아 선배님은 이렇게 하는구나' 배운다"고 말했다.

LG는 27일 현재 리그에서 유일한 팀 평균자책점 2점대 팀이다. 2.84로 압도적 1위다. 2위 KIA가 3.99다. 정상호는 포수 출전 시 투수 평균자책점 2.28로 리그에서 가장 좋다(유강남은 4위, 3.24). LG 마운드의 숨은 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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