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 오지라퍼 아저씨가 어때서..아재낭만활극①

[리뷰]'보안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4.25 11:18 / 조회 :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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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안관' 포스터


로컬 수사극 '보안관'(감독 김형주·제작 영화사월광 사나이픽쳐스). 풀이하면 이렇다. 보안관이라 불리는 '쾌남' 아재의 지방색 가득한 수사극.


마약사범을 쫓다 과잉 수사로 옷을 벗고 고장인 부산 기장으로 낙향한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 분). '보안관'으로 불리며 온 동네 대소사를 관장하던 어느 날, 비치타운을 건설하겠다며 사업가 종진(조진웅 분)이 마을에 내려온다. 종진은 과거 은인으로 대호를 깍듯이 모시지만, 마침 해운대에 마약이 돌자 대호는 종진의 모든 것이 의심스럽다. 하지만 민심은 이미 재력에 스타일에 서글서글한 성격까지 갖춘 종진에게 기운 상태다. 이 모두를 가만히 볼 수 없던 대호는 처남 덕만(김성균 분)을 조수 삼아 나홀로 수사에 들어가지만 헛발질만을 거듭한다.

이 허허실실 능청스런 이야기의 테마는 부산 기장이라는 지역 컬러, 그리고 아저씨 이야기라는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같은 부산이지만 휘황찬란한 해운대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내는 기장은 조금은 낙후된, 그러나 여전히 정이 살아있는 동네다. 시간이 멈춘 듯한 비주얼에 더해진 경상도 지역 출신 배우의 걸쭉한 네이티브 사투리는 정겨움을 더한다. 제 멋에 죽고 사는 오지랖 넓은 사내들이 살아가기에 이만한 동네가 또 어디 있으랴.

이미 전성기가 한참 지난 시기, 생업은 뒷전인 채 동네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의리파 아재들은 영화의 주인공이자 정서 자체다. 어찌 보면 한심하지만 인간미가 흘러 넘치는 못말리는 이 사내들을 영화는 여전히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이 사랑스러운 아저씨들이 선보이는 소소한 캐릭터 코미디가 영화의 재미를 책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르물을 비틀어 아재들의 리듬을 더한 시도는 참신하나, 치밀하고 긴박해야 할 마약 수사마저도 헐렁한 아재들을 따라 다소 헐겁게 흘러가는 것은 아쉽다. 낭만파 아재들 탓에 더 억척스러워진 여인들은 뒷전인, 충만한 아재정서를 흐뭇한 낭만으로 받아들이느냐 혹은 그럴 수 없느냐에 따라 영화에 대한 평은 갈릴 듯하다.


기장이란 지역과 못말리는 아저씨 캐릭터에 쏙 녹아든 배우들은 '보안관'의 가장 큰 미덕이다. 살아 숨쉬는 듯한 아재들의 모습, 각양각색 패션은 보는 것만으로도 피식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보안관 대호 역의 이성민은 '미생' 등으로 쌓은 반듯한 이미지를 일순에 날리며 주인공으로서의 몫을 제대로 해낸다. 조진웅 김성균 외에 김종수 조우진 임현성 등 동네 헐렁이 아저씨 군단들의 매력이 압권이다. 숨막히는 쫄티 패션을 선보이는 배정남은 리액션만으로도 뜻밖에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5월 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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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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