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人다역] 이범수 "SM-YG처럼 시스템 갖추는 게 목표"①

[★직격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4.2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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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이범수가 영화 제작사 대표로 돌아온다. 1990년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영화배우로 데뷔해 2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다가 돌연 매니지먼트 대표를 맡더니 영화 제작자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현재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에서 매니지먼트 및 영화 제작 파트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14일 첫 제작을 맡은 영화 '자전거왕 엄복동' 고사를 지냈다. 본격적인 영화 제작에 뛰어든 것. '자전거왕 엄복동'은 일제시대 자전거왕으로 조선인에게 희망을 줬던 엄복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비와 강소라를 비롯해 민효린 박진주 이시언 이경영 고창석 김희원 등이 출연한다. 이범수는 기획이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로 넘어온 순간부터 참여하기 시작해 비를 비롯해 배우들 출연 섭외까지 일일이 공을 들였다. 100억원이 들어가는 영화 제작. 첫 작업으론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범수를 만나 왜 가시밭길을 자처했는지 들었다.

-우선 왜 매니지먼트 대표를 맡았는지부터 묻겠다. 보통 연예인들은 1인 기획사를 세워도 전문 매니저를 경영자로 삼기 마련인데.

▶'자이언트'를 할 즈음에 지인으로부터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님이 한 번 만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당시는 촬영 일정이 너무 바빠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어서 드라마가 끝난 뒤 만났다. 따로 묻지는 않았지만 진솔함, 신뢰 같은 걸 서로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좋은 인연으로 지냈다. 그러다가 전 소속사에서 독립을 해야 하나, 다른 소속사로 옮겨야 하나 고민을 한참 했다. 한편으로는 20년이 넘게 연기를 했지만 정말 배우가 되기 위한 시스템이 없구나란 생각도 같이 했었다. 그 때 서 회장님이 그럼 CEO를 한 번 해보는 게 어떠냐며 제안을 했다. 그렇게 시작돼 이제 횟수로 3년이 됐다.


-이렇게 자금이 탄탄한 회사라면 여느 기획사처럼 웃돈의 계약금을 주면서 유명 배우들을 불러 모아 몸집을 키울 법도 한데.

▶나도 그렇고 회장님 생각도 그렇고 신인 발굴에 주안점을 두는 게 이 회사의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계약금 많이 주고 유명 배우들 모으는 건 우리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 나 역시 오랜 무명배우 시절을 겪었다. 어떻게 하면 배우가 될 수 있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아이돌 회사들처럼 오디션을 통해 발굴하고 육성하고 선보일 수 있는 시스템이 배우쪽에선 아직 없다. 운이 많이 좌우한다. 그래서 YG나 SM처럼 배우들도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배우 쪽이 육성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데는, 소위 키워서 돈 벌 만하면 나간다는 그런 문화 때문이기도 한데.

▶그래서 계약할 때부터 그런 부분을 고려한다. 표준계약서를 따르지만 매년 조건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배우가 더 성장했다면 거기에 맞춰서 조건을 달리 하는 게 맞다고 본다. 또 다른 회사로 옮기고 싶으면 법적 송사를 빚지 않도록 아예 트레이드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결국은 시스템이다.

-그래서인지, 소속 신인들이 오디션을 보고 떨어지면 직접 그 제작사에 전화를 걸어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모니터링을 일일이 한다던데.

▶매니지먼트사 대표로 당연한 일이다. 부족한 부분을 알아야 보완할 수 있지 않겠나. 대표가 배우라고 점잔 뺄 일이 아니다.

-'자전거왕 엄복동'은 원래 다른 회사에서 기획했던 영화였다. 원래 기획은 엄복동 성장담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여기에 의열단 이야기까지 더해졌는데. 그러면서 전체 예산도 훨씬 커졌는데.

▶첫 작품으로 엄복동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허구인데 어떻게 재미를 더하고 의미있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내가 주연을 맡은 '슈퍼스타 감사용'을 해봤지 않나. 정말 좋은 영화고 좋은 성장담인데 관객에게는 외면 받았다. 엄복동은 단순히 자전거가 좋아서 탔을 뿐인데 조선인의 희망이 된 인물이다. 그러면서 자신도 조선의 희망이란 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성장하게 된다. 이 이야기에 일제시대 항일운동을 포함시키는 게 자연스런 접점이라고 생각했다. 30억원 짜리 영화를 해도, 100억원 짜리 영화를 해도 어깨에 부담은 똑같다. 제작자로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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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건거왕 엄복동' 고사를 지내고 있는 정지훈과 강소라/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주연을 맡은 비(정지훈)와 강소라 등 주요배우 섭외를 직접 했다던데.

▶그렇다. 정지훈에게 직접 제안했다. 누구라도 모험이라고 생각했을텐데 3일만에 하겠다고 답이 왔다. 강소라는 원래 '인천상륙작전' 때도 러브콜을 보냈었다.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당시는 일정이 안 맞아 같이 못했는데 '엄복동'은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줘서 고맙다. 나도 배우지만 출연 섭외는 늘 쉽지 않다.(웃음)

-'자전거왕 엄복동'에는 제작 뿐 아니라 출연도 하는데. 앞으로도 제작하는 영화에는 인장처럼 이범수가 출연하게 되는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프로듀서 역할을 더 해야 할 때는 그렇게 하고, 이번에는 첫 영화이기도 한데다, 맞는 역할이 있기에 출연하기로 했다.

-'자전거왕 엄복동'은 쇼박스가 배급하긴 하지만 투자 대부분을 셀트리온에서 하는데. 이런 식으로 꾸준히 제작을 할 계획인가. 이번에는 배급을 다른 회사에 맡기지만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하게 되나.

▶현재 기획하고 있는 작품은 3~4편 가량 된다. 좋은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 뜻 깊은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배급은 물론 계획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영화 배급만이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도 계획 중이다. 현재 할리우드 제작사들과 논의 중이다. 우리가 제작하고 그들이 참여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또 미국 지상파 진출도 논의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도 하는 만큼 무대를 한국 뿐 아니라 해외로 넓힐 생각이다. 시간대를 통째로 구매하는 방안을 놓고 이야기 중이다.

-배우에 기획사 대표에 제작사까지, 어떤 타이틀이 맨 앞에 붙길 바라나.

▶물론 배우 이범수다. 어디서나 저는 배우 이범수입니다, 다. 아울러 제작자로서 첫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여러 방면에서 최선을 다할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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