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은 테임즈, 마운드는 '3승 무패 자책 0' 트릭스 돌풍

[손건영의 올어라운드 스포츠]

손건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 입력 : 2017.04.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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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테임즈 /AFPBBNews=뉴스1


한국 프로야구 출신 에릭 테임즈의 불망이가 2017 메이저리그 초반을 강타하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1루수 테임즈는 5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21일 현재 8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는 보스턴 레드삭스 팀 전체가 친 홈런보다 1개가 더 많다. 홈런뿐만 아니라 장타율(0.981) 전체 1위, 타율(0.415) 전체 2위, 출루율(0.500) 전체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공격에서 테임즈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것처럼 마운드에서도 전문가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역투를 펼치고 있는 투수가 있다. 주인공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선발 투수 앤드류 트릭스(28).


올 시즌 3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트릭스는 3승을 따내며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17.2이닝 동안 3실점을 했지만 모두 비 자책이어서 평균 자책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1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다르빗슈 유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따내 시즌 초반의 기세가 우연이 아님을 입증시켰다. 6이닝 동안 레인저스 타선은 고작 3개의 안타만을 기록했다.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추신수도 트릭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무안타로 침묵했다. 볼넷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사이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6회초 1루수 욘더 알론소의 실책으로 2점을 빼앗겼지만, 5회까지 다르빗슈의 위력적인 투구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던 타선이 6회말 대거 4점을 뽑아주는 행운까지 찾아와 승리 투수가 됐다.

트릭스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4마일로 느린 편이다. 하지만 투심 패스트볼의 가라앉는 움직임이 매우 심하다. 컷 패스트볼과 팔의 각도를 낮춰 던지는 슬라이더도 타자의 밸러스를 무너지게 만드는 무기다. 대부분 낮게 제구 되는 공을 던지기 때문에 그라운드볼과 플라이볼의 비율이 1.88로 매우 높다. 플라이볼의 비율이 30.4%인데 비해 그라운드볼은 57.1%나 된다. 지금까지 17.1이닝을 던져 11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 만을 내줘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이 0.85에 불과하다.


애슬레틱스는 에이스 소니 그레이에 이어 개막전 선발로 출전한 켄달 그레이브먼이 모두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지만 8승8패로 선전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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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앤드류 트릭스. /AFPBBNews=뉴스1





지난 시즌만 해도 트릭스는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8차례나 오르락 내리락 했다. 팀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이다. 랜디 존슨 등을 배출한 LA 지역 야구 명문 USC(University Southern California) 대학을 졸업한 트릭스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9라운드에서야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지명됐다. 마이너리그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다 2015년 4월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된 트릭스는 더블 A 팀인 보위 베이삭스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17세이브, 평균 자책 1.03을 기록하며 팀의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빅리그 진출의 꿈을 안고 맞이한 이듬해 스프링캠프 도중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오리올스가 페드로 알바레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트릭스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한 것. 그로부터 3일 후 트릭스는 다행히 애슬레틱스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트리플 A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 26일 빅리그 데뷔를 한 그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4경기에서 56.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 자책 4.31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막판 주어진 6차례 선발 등판에서는 1승1패, 평균 자책 2.81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25.2이닝을 소화하는 사이 22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피안타율 0.191와 이닝당 출루 허용 0.75를 기록해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대학 재학 시절 정치과학을 전공한 트릭스는 4년 내내 학업 성적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올-아카데믹 퍼스트 팀’에 선정됐을 정도로 비상한 두뇌를 지녔다. 심지어 2011년부터 2년 동안 MBA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통해 체득한 절박함에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비상한 머리를 지닌 트릭스. 그의 무자책점과 연승 행진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트릭스의 올 시즌 네 번째 선발 등판은 오는 24일 홈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전으로 상대 선발은 요바니 가야르도(2패, 평균 자책 6.19)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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