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정부 비판 퍼포먼스 배우들 대단해 보여"(인터뷰)

영화 '특별시민'의 곽도원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4.21 18:07 / 조회 : 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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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사진제공=쇼박스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남자. 하지만 알고 보면 정치에 참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배우 곽도원(44)이다.

곽도원은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으로 오는 26일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에서 그는 3선 서울시장을 노리는 변종구(최민식 분)의 조력자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 역을 맡았다.

그는 '특별시민'에서 그린 정치(선거)가 파격적인 이야기였지만 촬영 후에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영화 속 이야기는 있을 법한 얘기였어요. 분명히 저한테는 파격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찍고 난 다음에 편집하면서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는데, 그걸 보면서 '이 영화가 약한 것 아닌가' 싶었어요. 영화보다 더한 이야기가 (실제로) 나와버렸더라고요. 와, 그것에 비하면 ('특별시민'은) 아무것도 아니었죠."

영화는 오는 5월 9일 조기 대통령 선거(대선) 일주일 전에 개봉하게 됐다. 때문에 선거를 다룬 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는 선거 시기와 맞물려 영화가 흥행할 수 있을까 궁금해 하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관객은 하늘에 맡기는 거예요. 관객, 어느 연령층에서 관심을 가질지 모르겠어요. 저는 전작 '아수라'도 잘 될 줄 알았어요. (관객) 700만은 될 줄 알았는데, 안 됐어요. 왜 안 됐는지 모르겠어요."

곽도원은 영화가 어느 연령층에서 봐줬으면 하는지 묻자 망설이지 않고 "다 봐야 된다"고 말했다.

"15세 관람가인데 초·중고생들부터 연령대 높으신 분들까지 다 봤으면 좋겠어요. 어린 연령층에게 '앞으로 다 과거의 이야기겠지'라는 희망을 전했으면 해요. 또 2,30대 분들에게는 '그렇지, 그렇지. 바꿔야지'라는 분위기가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정치가로 변신한 그는 현실 정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해 하자 "저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전혀 관심이 없지는 않았다.

"그 사람이 그 사람 같고, 공약도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어요. 최선을 위해, 최선의 후보자를 뽑아야 해요. 그리고 '최선이 아니면 차선, 아니면 차악이라도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정치인에게 지배를 당한다'는 말이 있어요. 그러니 선거에 참여해 투표해야죠."

그는 정치 그리고 대통령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게 적잖이 떨린다고 했다. "어릴 때 세뇌를 당해서 그렇다"고 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말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긴장된다고.

"어릴 때 '대통령 욕(비판)하면 붙잡혀 간다'고 세뇌를 당해서 그래요. 그게 아직도 좀 남아 있죠. 또 우리 정치를 이야기 할 때 좀 안 좋은 것도 있었어요. 예전에 '변호인'을 촬영 할 때 한 인간의 삶을 이야기 하는데, 당사자를 그 분이라고 했죠. 그게 뭐 (홍보) 전략이었을 수도 있었는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 분이라고 얘기를 해야 해서 속이 상했죠."

곽도원은 지난 19일 KBS 1TV를 통해 방송된 대선 후보 토론도 봤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바라는 점을 털어놨다.

"공약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음, 저희 배우들한테 공약을 해준다면 기초생활보장 이런 것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배우들도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또 고인이 되신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님이 계신데, 기초생활보장이 있으면 그런 일(사망)도 없었겠죠. 그리고 저희 동네 주차 공간 좀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이어 이번 대선에서 어떤 리더(대통령)가 뽑혔으면 하는지 묻자 "온 국민의 마음이 같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잘 하는 사람이 나왔으면 해요. '잘 한다'는 게 뭐냐면 진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죠. 이번에 국정농단 사건이 있고 사람들이 오죽했으면 '적당히 좀 해 먹지'라고 했을까 싶어요. 공무원들은 진짜 공인이잖아요. 그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직업이고요. 물론 열심히 하는 분들도 있어요. 누구 말대로 몇몇 사람들 때문에 그렇게(어렵게) 되는 거죠. 정말 대통령이 죽을 것 같이 국민들을 위해서, 해외에 있는 국민들도 잘 보호해줬으면 해요. 특히 해외에서 새벽에 왜 전화 거느냐고 하는 분들(공무원)이 없었으면 해요. (해외 가서 일 생기면) 대사관, 영사관에 전화를 걸지 어디에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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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사진제공=쇼박스


소신 발언을 하는 곽도원은 "그래도 다 생각하고 말하는 겁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는 여느 배우들처럼 거리로 나가 정부를 잘못된 정책에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의 뜻을 드러낼 생각은 없는지 궁금해 하자 "나서는 게 맞는 것인가 싶다"고 말했다.

"솔직히 나서는 사람(배우)들이 대단해 보여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영화라는 매체를 이용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이런 작품('특별시민' 같은)을 선택하는 것이 스스로 위안을 삼는 형태가 되는 것 같아요. SNS를 통해 저도 제 뜻을 써볼까 생각도 하는데, 정치적으로 어떤 색깔이 입혀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몇몇 선배님들이 하시는 행동을 보고 속으로만 지지하는 제 모습이 어떨 때는 바보 같기도 하고, 소극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저는 (정치적으로) 어떤 색깔이 입혀질까봐 조심스러워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신나게 정치 이야기를 한 그는 더 신나는 일이 있었다. '특별시민'에서 최민식과의 연기 호흡이었다.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에 이어 이번에 최민식 선배님과 두 번째 연기였어요. 지금은 사석에서도 많이 뵙는데 떨리는 것은 (그 때와) 마찬가지였어요. 선배님은 촬영을 하면 다른 영혼이 훅 들어오는 느낌이 있어서, 상대 배우를 당황하게 하죠. 하지만 이런 경험은 색다른 경험이죠. '메소드 연기가 저런 거구나'를 느끼죠. 눈 앞에서 보니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정치, 연기를 하면서 호탕하게 소신을 밝히는 그가 연인 장소연과 결혼에 있어서는 호탕하지 않았다. 결혼 계획을 묻자 조심스럽게 "결혼은 알아서 하겠죠"라고 짧게 말했다.

호탕하면서도 때로 머쓱해 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곽도원. 그래서 인간미가 넘친다. 이번 '특별시민'에서는 자신만의 특별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흥행을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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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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