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지친' 두산, 천금 같았던 유희관의 '8이닝 역투'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4.20 21:48 / 조회 : 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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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에 선발로 나서 호투를 펼친 유희관.



두산 베어스의 '느림의 미학' 유희관(31)이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호투를 펼쳤다. 그것도 길게 잘 던졌다. 앞선 두 경기에서 불펜 소모가 심했던 두산에게 천금 같은 유희관의 피칭이었다.

유희관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 타선까지 힘을 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이날 8회말 삼성 두 번째 투수 장필준을 공략하며 결승점을 뽑았다. 무사 만루에서 양의지가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4-2가 됐다. 이를 통해 승리를 품에 안았다. 홈 3연전을 2승 1무로 마치며 기분 좋게 웃었다. 3경기 모두 팽팽했지만, 끝내 두산이 웃었다. 뒷심에서 이긴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 유희관의 호투다. 유희관은 이날 홀로 8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희관이 불펜에 휴식을 확실히 부여한 셈이 됐다.

두산과 삼성은 앞서 열린 3연전 1~2차전에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1차전은 3-3 무승부였고, 2차전은 두산이 2-1의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이 과정에서 불펜 소모도 많았다. 두산은 1차전에서 김승회-김성배-이현승-이용찬-김강률이 나섰다. 특히 이현승이 32개, 이용찬이 23개, 김강률이 32개의 공을 던졌다.

2차전에서도 이현승과 이용찬이 등판했다. 이현승이 18개, 이용찬이 19개를 던졌다. 특히 이 둘은 이틀 연속 등판이었다. 결국 이날 3차전에서 불펜 활용에 여유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어제 김강률이 던지지 않았다. 홍상삼도 안 던졌다. 오늘 준비한다. 이용찬과 이현승도 중요한 상황이면 투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두산이 불펜을 크게 쓰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선발 유희관이 불펜에 '강제 휴식'을 부여한 것이다. 유희관은 이날 115개의 공을 던지며 혼자 8이닝을 먹었다. 마침 8회말 두산 타선이 점수를 뽑아내며 리드도 잡았다. 유희관의 승리 요건도 충족됐다.

이제 남은 것은 9회초 단 한 이닝. 두산은 이용찬을 올렸다. 3경기 연속 등판. 중요한 순간이라 판단해 김태형 감독이 이용찬을 울렸다. 이용찬은 무사 1,2루 위기에 처하기는 했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며 제몫을 했다.

그렇게 두산이 승리를 품었다. 위닝시리즈 완성이었다. 자칫 유희관이 조기에 무너지기라도 했다면, 상황은 달랐을 수 있다. 결국 이날 두산의 승리는 유희관이 만든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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