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이영애만큼 예쁘진 않아도..우리의 '영애씨' 김현숙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4.1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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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 / 사진=임성균 기자


'대장금' 이영애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시청자에게 공감과 위안을 전하는 우리의 '영애씨'가 있다. 10년간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이제 자신의 이름보다 '영애씨'가 더 익숙하다는 배우 김현숙(39)을 만났다.

김현숙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출연 중인 KBS 2TV '추리의 여왕'부터 자신의 또 다른 이름이 된 tvN '막 돼먹은 영애씨'까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현숙은 지난 2007년 첫방송한 '막 돼먹은 영애씨' 시즌1부터 올해 초 종영한 '막 돼먹은 영애씨' 시즌 15까지, 총 15 시즌을 끌고 왔다. 우리 나라에서는 10년 넘게 한 드라마도 '영애씨'가 처음이고, 당연히 10년 넘게 한 캐릭터를 맡은 배우도 김현숙이 처음이다.

"영애가 제게 어떤 의미냐고요? 그냥 제 인생이 됐죠. 제가 두개의 인격이 된 것 같아요.(웃음) 저도 상상을 해보면, 나중에 (작품이) 끝나도 계속 어딘가에 영애가 살고 있을 것 같아요."

김현숙은 처음 '막 돼먹은 영애씨'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10년간 하면서 좋은 일도 많았겠지만,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었을 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일까.


"영애는 뭐든 '최초'가 많았어요. 그래서 누구의 노하우를 들을 기회도 없었고, 참고할 것도 많지 않았죠. 저 스스로가 느끼고 깨달아야 했기 때문에 암담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공백기의 슬럼프나, 감정 추스리는 것에서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힘들었어요. 또 시즌을 계속하며 내가 어느 정도의 포지션에서 해야될지,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줘야하는데 중심을 잃지 않고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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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 / 사진=임성균 기자


'막 돼 먹은 영애씨'는 시즌15 종영 직후, 시즌 16이 확정됐다. 사실 김현숙 없는 영애씨는 상상할 수가 없다. 그의 말처럼 영애씨가 김현숙이고, 김현숙이 바로 영애씨다. 김현숙이 '영애씨'를 10년간 이끌어 온 원동력은 무엇일까.

"다음 시즌에서는 제가 영애씨를 할 지 안할 지는 모르죠.(웃음) 제가 한창 할 때는 1년에 '막 돼 먹은 영애씨'를 두 시즌씩 했어요. 저라고 왜 힘들지 않고 불만이 없었겠어요. 다른 것을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금 '추리의 여왕'에도 출연하고 있고요. 이렇게 다른 작품을 하다 보면 영애씨가 그리워요. 새로운 작품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끊임없이 고민하다보면, '내가 너무 익숙했구나, 안일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작품을 한 번씩 꾸준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막영애'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이끌던 김현숙은 '추리의 여왕'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극중 최강희의 친구로 출연 중인 김현숙은 길지 않은 출연 분량에도 불구, 코믹한 모습으로 나올 때마다 시선을 강탈한다. 오랜만에 감초 역할을 맡은 김현숙은 새로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분량이 적어졌기에 더 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막영애'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감초 역할이 더 어려워요. 내가 어떻게든 따 먹어야 된다는 생각이 있죠. 그렇다고 오버하면 극의 흐름을 방해되고, 궤도까지 못 해내면 밋밋하니 그 사이의 조절이 필요해요. 오히려 '막영애'보다 더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렇게 고민하다 보면 현장은 더 편해져요. 영애씨로 살며 쌓은 경험치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처음에는 낯설어서 힘들었는데, 재밌어졌어요. 스스로 중요했던 것은 영애씨의 캐릭터가 겹쳐지지 않게 하되, 영애씨를 벗기 위해서 연기하지 말자는 거였어요. 정말 나름은 고민을 많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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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 / 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2015년 1월 아들을 출산한 김현숙. 그는 엄마로서, 배우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있었다. 특히 그는 '추리의 여왕' 촬영장에서 권상우와 함께 육아 이야기로 통한다고 말했다.

"저희 아들과 상우 오빠 둘째가 나이가 똑같거든요. 그래서 같이 육아 이야기를 많이 해요. 세트에서 촬영하면 서로 아기 사진 보여주면서 이렇고 저렇고 말을 많이 하죠. 그러면 옆에서 강희 언니는 귀엽다고, 자기도 결혼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언니도 옛날에는 안 그랬다고 하는데, 요새는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김현숙은 배우 뿐 아니라 개그우먼으로도 활동했다. 김현숙은 2005년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출산드라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김현숙의 출산드라 캐릭터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하지만 정작 김현숙이 '개그콘서트'에 출연했던 것은 1년 도 채 안됐다.

"제 입장은 개그가 외도였어요. 원래 연극을 하다가 '개콘'에 갔다. 당시 출산드라를 한 8개월 정도 했고, '개콘'은 1년도 안 했어요. 한 10개월 정도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했던 출산드라를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으니 너무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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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현숙 / 사진=임성균 기자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으면서도 쉬지 않고 '영애씨'로 안방극장을 찾은 윤영애씨의 남편이 아닌, 실제 김현숙의 남편은 어떨까. 결혼 후 육아를 하며 연기까지 하는 김현숙은 많은 공을 남편에게 돌렸다.

"저희 신랑은 도와주는 정도가 아니라 집안일을 거의 다 해요. 신랑도 전공이 미술이라 그런지 제가 배우하는 것에 대한 이해 폭이 커요. 이야기해도 너무 잘 알아듣고 이해해 줘서 위안이 될 때가 많아요. 제가 의외로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거든요. 저희 남편은 감수성이 좋지만, 긍정적이에요. 이 사람이 아니었으면 나는 벌써 미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막영애' 시리즈를 통해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든 김현숙. 그는 여성 캐릭터의 개척자이자 선두주자다. 앞으로 연기를 하며 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막영애'도 그렇지만 '추리의 여왕'도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이잖아요. 이처럼 여성 캐릭터가 즐기면서 하는 작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여자이자 연기자로서는 이런 작품을 하는 뿌듯함이 있어요. 감사하게도 이런 기회가 왔고, 또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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