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힘쎈여자 도봉순' 캐릭터+메시지 모두 살린 명작!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4.14 10:55 / 조회 : 2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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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S픽쳐스, 드라마하우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이번 주로 4개월의 대장정을 마감한다. 초반 3% 시청률로 괜찮은 출발을 했으나, 그래도 이 정도까지 예상치 못했다. 종영이 다가올수록 시청률이 9%를 넘어 10%에 육박하고 있다. 그간 JTBC는 ‘Jtbc 드라마 잔혹사’라고 불릴 만큼 그 동안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에 비해 드라마는 약세였던 게 사실이다. ‘무자식 상팔자’이나 ‘아내의 자격’, ‘밀회’의 이후로 뚜렷한 작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Jtbc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 ‘힘쎈여자 도봉순’이 지금까지의 암울한 역사를 한방에 회복시킬 만큼 시청률이나 관심도면에서 모두 사랑받고 있다.

왜 이리도 ‘힘쎈여자 도봉순’에 열광하는 것일까?

첫째 캐릭터의 승리이다. 성공하는 드라마의 몇 가지 요인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캐릭터다. 드라마의 소재나 스토리가 물론 기본이지만, 이 둘이 아무리 좋다한들 그걸 표현해내는 인물이 매력적이지 못하면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등장인물이 어디선가 보던 인물, 혹은 개성이 없는 인물이면 어필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건 등장인물이 드라마의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라마의 스토리는 다소 빈약해도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살려내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웰 메이드 드라마지만 등장인물이 그걸 소화하지 못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힘쎈여자 도봉순’은 우선 도봉순(박보영) 캐릭터가 막강했다. 아담하고 귀여운 여자가 무시무시한 괴력의 소유자, 라는 이 딱 한 마디의 수식어만으로도 귀가 솔깃하지 않는가. 여기에 그녀에게 당하는 수많은 악의 무리들, 즉, 백탁(임원희), 김광복(김원해), 아가리(김민교) 등, 이들의 코믹한 연기들이 빛을 발했다. 어디 이뿐인가. 까칠하고 장난기 많은 안대표(박형식). 또 일반적으로 표준화 된 따뜻한 엄마를 뛰어넘는 독특한 엄마(심혜진)까지. 주조연 망라하여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지녔다. 이를 소화해 내는 건 배우들의 몫이었고, 모두들 뛰어난 연기력으로 원래 대본 이상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둘째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도봉순 캐릭터나 기본적인 스토리의 기저(基底)에는 만화적인 요소가 깔려 있다. 닭싸움 한방에 상대방이 벽에 꽂히고, 발 한 번 밟으면 발가락이 골절되며, 달리는 버스도 세우게 만드는 괴력의 소유자 도봉순. 아마도 이 설명만 보면, 헛, 하고 헛웃음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일이며, 어쩌면 유치하기까지 한 인물 아닌가. 그것도 이걸 드라마로 표현한다?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까딱 잘못하다간 ‘모 아니면 도’가 나올 것이라 예상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재미있으나 드라마로 표현하기엔 위험 요소도 다분하다는 것이다. 가끔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의 실패가 이런 점 때문이기도 하다. 만화로 볼 땐 유쾌하나, 드라마로 보면 유치해지는 그 지점 말이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는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여성혐오 범죄를 스토리의 큰 줄기로 잡았다. 여성들을 괴롭히는 나쁜 남자를 잡는데 도봉순의 괴력이 사용되는 상황을 통해, 의미있는 메시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만약 도봉순과 안대표의 달달한 로맨스만으로 이야기 구조를 잡았다면, 명랑 만화에서 끝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인 문제를 넣고, 여기에 도봉순의 캐릭터를 합했기에 유치해지려고 해도 결코 유치해질 수 없는 장치가 마련 된 셈이다.

한 마디로 말해, ‘힘쎈여자 도봉순’은 만화 같은 캐릭터와 의미 있는 메시지, 이 둘을 양쪽 저울에 올려놓고 무게중심을 잘 잡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캐릭터만 눈길을 끌었다면 초반에 반짝, 이목을 집중시키다 흐지부지 끝났을 수도 있었다. 범인과의 싸움까지 잡고 갔기 때문에 종영까지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이 생겼다. 이것이 바로, 남은 두 회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힘쎈여자 도봉순’, 캐릭터와 스토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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