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타짜는 나!' 주희정이 보여준 베테랑의 힘

고양=김지현 기자 / 입력 : 2017.04.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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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사진=KBL





'진짜 타자'는 서울 삼성에 있었다. 주희정(40)이 갖고 있는 베테랑의 힘이 4강 플레이오프의 판도를 뒤집었다.


삼성이 인천 전자랜드와 5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고양 오리온의 우세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다. 헤인즈, 문태종과 같은 타짜들을 다수 보유한 오리온이 체력적으로 지친 삼성을 노련하게 공략할 것이라는 주장이 근거가 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삼성에는 불혹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는 주희정이 버티고 있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주희정은 안정적으로 팀 후배들을 이끌었다. 덕분에 삼성은 2연승을 달리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놨다.

정규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주희정은 코트보다 벤치에 있던 시간이 많았다. 51경기에 나서 평균 9분55초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경기 시간일 들쑥날쑥하다 보니 경기력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평균 1.5점 1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들어오자 주희정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김태술을 대신해 팀을 지휘하며 삼성의 승리에 앞장서고 있다. 플레이오프 7경기에서 평균 21분42초를 뛰면서 평균 5.9점 2.1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마크했다. 출전시간이 늘어나면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위기의 순간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13일 오리온전에서 주희정은 승부처였던 4쿼터 5점을 몰아넣으면서 팀에 승리를 가져왔다.

주희정은 "정규시즌 벤치에 많이 앉아있으면서 농구를 놓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해야하고 어떻게 리딩을 해야 하는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준비를 했던 것이 플레이오프에 도움이 되고 있다. 비디오도 보면서 팀 선수들의 장점과 단점을 봤다. 최대한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부각시키려고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감독은 주희정의 활약으로 미소가 번졌다. 그는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정규리그에서 경기 시간이 많지 않았다. 희정이가 잘해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경기 감각에도 문제가 있을텐데 베테랑이고 경험이 있다보니 그런 것이 플레이오프에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최고참 주희정이 코트를 누비는 것은 후배들에게도 큰 자극이다. 임동섭은 "희정이형이 6강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승부욕으로 자극을 받는다. 우리한테 해주는 말들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바 있다.

주희정은 코트 위에서 누구보다 많이 뛰면서 후배들을 격려하는데 앞장선다. 파울 혹은 자유투로 인해 경기가 끊길 때 문태영을 비롯해 후배들을 불러 모으는 것도 주희정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주희정은 "모인다는 것 자체가 상대팀에게 주눅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분위기를 다운시키지 않고 복돋아 주려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주희정이 보여주는 베테랑의 힘이 시리즈의 승패를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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