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마흔 된' 남궁민 "내 전성기 아직..결혼보다 연기죠"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 김성룡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04.12 08:00 / 조회 : 1795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술을 즐겨 하는 편이긴 한데, 너무 피곤해서 술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좀 쉬니까 조금씩 몸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배우 남궁민(39)은 KBS 2TV 수목 드라마 '김과장'이 종영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 피곤이 가시지 않은 듯 얼굴이 핼쑥했다.

'김과장' 속 모습과 달리 앞머리를 차분하게 내린 채 나타난 그는 "어떤 작품보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작품"이라며 "다행히 작품이 좋게 잘 마무리돼 기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김과장'은 동시간대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TQ그룹 경리과장 김성룡 역의 남궁민은 극 중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뽐내며 드라마 흥행 일등 공신으로 우뚝 섰다.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종영 인터뷰를 가진 남궁민은 "많은 분들이 '김과장'을 좋아해 주셔서 뿌듯하다"며 "개인적으로 나를 돌아보게 만들어 준 작품이다. 연기자로서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그는 극 중 똘끼 충만한 행동을 보이는 김성룡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티똘이'('TQ그룹 똘아이'의 줄임말)란 애칭까지 얻었다. 그는 "촬영 당시엔 정신이 없어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만족스러운 별명"이라며 "많은 배우 분들이 좋다며 부러워하시더라"고 웃었다.

image
'김과장' 속 김성룡 역의 남궁민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방송 전 만해도 '김과장'이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배우 이영애의 복귀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김과장'이 우세했다.

"한 번 작품을 시작하면 매번 잘 될 거란 생각을 해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자신감이 생겨요. 이번에도 감독님과 첫날 하기로 하고선 맥주 한 잔 하면서 '이 정도면 잘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요. 다행히 잘 돼서 기분이 좋아요. 힘들어도 뿌듯하잖아요."

정작 남궁민은 동시간대 경쟁 작품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굳이 의식하면 연기 몰입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오롯이 맡은 캐릭터에 집중하며 마지막까지 달렸다는 것.

"다른 것에 집중하면 캐릭터도 잘 못 살리고, 작품도 그르치게 돼요. 그만큼 상대 작품('사임당 빛의 일기')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감독님과 재밌게 잘 촬영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난 것 같아요. 상대작이 기대작이든, 대작이든 우리가 힘들 거란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자신감이 있었죠."

image
'김과장' 속 김성룡 역의 남궁민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남궁민은 전작 '미녀 공심이'에서 연기했던 안단테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캐릭터 연구에도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했다. 극 초반 군산에서 조직 폭력배 뒤를 봐주며 삥땅을 치는 괴짜 김성룡으로 분했던 그는 옷 착의, 헤어스타일, 대사 톤 등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신경 쓰며 캐릭터에 철저히 녹아들었다.

"코미디 장르를 연속 2번 하는 거라 최대한 다르게 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려고 노력했어요. 연기할 때 얼굴 근육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엔 많이 움직여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이마 근육이 잘 보였으면 해서 머리를 짧게 잘랐죠. 군산 촬영에서 입은 의상은 제가 강남역 보세상점에서 직접 구매한 거에요. 노란색 컨버스 신발도 공수했고요. 원래 목소리도 저음이고 느린 편인데, 역할을 위해 톤을 높여서 제 목소리가 아닌 것처럼 하려 했어요."

캐릭터를 십분 활용한 남궁민의 천연덕스러운 애드리브도 '김과장'의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두루 회자 된 '나 연기 완전 잘한다. 나 연말에 상 탈 건데'라는 남궁민의 즉흥 대사는 일찌감치 남궁민을 'KBS 연기대상' 후보로 점치는 기사에 더러 인용되곤 했다.

그러나 남궁민은 "(대)상을 주면 야무지게 받겠지만, 욕심은 없다"면서 "다음 작품에서 더 확실하게 좋은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안 받아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image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극 후반부 TQ그룹 재무이사 서율 역의 준호와 끈끈한 '브로맨스'를 뽐냈던 그는 오히려 "베스트커플상이 욕심이 난다"며 "받을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룡에게 러브라인이 없던 것에 대해선 "아쉽지 않다"며 "감독님과 작가님이 '돌아이'는 사랑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준호의 연기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낼 만큼 인상적이었다는 것.

"('김과장' 전에) 준호가 연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어요. 가수 분들이 연기를 한다고 해서 딱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진 않거든요, 어느 정도 연기를 할까 생각했는데, 너무 연기를 잘 해줘서 사람을 편견 없이 보게 됐어요. 덕분에 즐겁게 촬영했고요."

image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남궁민은 1978년생으로 올해로 마흔이다. 나이 얘기에 깊은 한숨을 내쉬던 그는 "아직 실감을 못하는, 살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그래도 아직까지는 '오빠'이고 싶다"며 웃었다.

이미 혼기가 찼지만 결혼 생각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지금은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다며 배우로서 가까운 시기에 '진짜' 전성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작품 활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가장 좋은 때가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늘 긴장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무엇보다 연기에 집중해야 할 때라 생각해요."

1999년 EBS 드라마 '네 꿈을 펼쳐라'로 브라운관에 처음 모습을 비춘 이후 쌓아온 연기경력만 18년. 하지만 매 작품마다 승승장구하면서도 긴장을 놓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2011년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출연 이후 자의 반 타의 반 갖게 된 공백기와 시련이 남궁민에게 큰 교훈을 줬기 때문이다.

남궁민은 "체감상으론 '김과장' 때보다 반응이 좋았다"며 "'내 마음이 들리니' 출연 이후 반응이 좋아서 들어온 작품 5개 중에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다가 그만 고사하게 됐고, 결국엔 2년을 쉬게 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당시 들어오는 흐름을 거절했던 게 저의 큰 실수였던 것 같아요. 이제 제가 원하는 캐릭터만 찾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원래 두 번째 서브남을 제안받았을 때부터 제대로 소화하며 차근차근 올라갔어야 했던 것 같아요. 공백기 이후론 연기를 하는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배우란 직업이 이제 어떤 작품 속 캐릭터를 도전하면 정말 그 사람인 것처럼 소화하는 게 매력이란 걸 깨닫고 작품을 점점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image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남궁민은 2013년 '구암 허준' 이후 쉬지 않고 작품에 매달렸다. 하지만 그는 아직 목마르다고 했다.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정이 꿈틀거린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 있다"는 말을 되풀이하던 그는 "뭔가 더 보여줄 게 더 남은 것 같다. 내 진짜 전성기를 다음 작품을 통해 만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김과장'이 성공리에 막을 내리면서 벌써부터 시즌2를 제작하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김과장' 히어로 남궁민의 생각은 어떨까. 시즌2 출연 의향을 물었더니 그에게서 시원하게 답이 돌아왔다.

"제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image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