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선발 류현진 5회 교체는 ‘퀵 후크’ 아닌가

장윤호 기자 / 입력 : 2017.04.10 16:05 / 조회 : 4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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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지난 2시즌 동안 한국야구계와 야구 미디어의 논란의 중심이 됐던 한화 김성근감독의 ‘퀵 후크(Quick Hook, 3실점 이하의 선발 투수를 6회 전에 내리는 것)가 현재는 잠잠해졌다.

그런데 글쓴이는 지난 8일 미 콜로라도주 덴번 쿠어스 필드에서 펼쳐진 LA 다저스 류현진의 올시즌 첫 선발 등판 당시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투수 교체에 대해 궁금증이 많았다. 류현진은 1-2로 뒤진 5회 말 수비 2사 1,3루에서 중간 릴리프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으로 교체됐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전 류현진의 투구 수 한계를 90개로 설정했는데 77개를 던진 시점이었고, 5회를 채우는데는 아웃 카운트 하나만 필요한 시점이었다. 홈런 1개 포함 6피안타 2실점하고 있었지만 탈삼진이 5개였고, 최고 시속은 150km를 기록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메이저리그 언론들은 2015년 왼쪽 어깨, 지난 해 팔꿈치 등의 수술로 사실상 2시즌을 마운드에서 멀어져 있었던 류현진의 복귀전 투구 내용을 높이 평가했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류현진 본인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2시즌을 쉬면서 지난 해 7월8일 1경기 등판이 유일했던 류현진이 이후 274일 만에 스프링캠프 시범 경기가 아닌 팀의 정규 페넌트레이스에 정상적인 모습으로 복귀한 것은 팬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겨우 2실점 하고 있고 77개의 투구 수에 불과한데 선발 투수에게 승패를
나누는 큰 의미가 있는 5이닝 투구중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공을 넘기고 내려올 때 류현진의 심정은 어땠을까?

과연 그 상황을 부상 후 복귀한 자신에 대한 보호 차원의 배려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자신의 투구에 대해 여전히 불안하게 본다는 느낌을 가졌을까? 혹은 추가 실점하면 경기에 진다는 강박 관념에 쫓겨 ‘퀵 후크’를 단행한다고 받아들였을까?

이제 페넌트레이스를 막 시작해 첫 선발 로테이션이라는 관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이라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퀵 후크’에 반발했을 것이다.

실제로 비슷한 상황을 이 시점에서 한국 프로야구 모 구단 감독이 단행했다면 지난 2년간과 똑같이 ‘퀵 후크’ 논란이 심하게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류현진의 교체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침묵하는 분위기였다.

흥미로운 등판은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에게서도 벌어졌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3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8회초 1사 후 오승환을 등판시켰다. 결과는 최악이 됐다. 아웃카운트 5개를 잡기 위해 38개의 투구를 하는 과정에서 9회 컵스 콘트레라스에게 동점 홈런을 내주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팀의 끝내기 승리로 쑥스러운 구원승을 거두었으나 오승환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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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AFPBBNews=뉴스1

오승환의 구위에 대한 점검은 일주일 후인 10일 신시내티와의 홈 경기에서 다시 이뤄졌다. 이번에는 0-7로 뒤지고 있는 9회초 의미없는 등판이었다. 결과는 솔로 홈런을 맞고 1이닝 2피안타 2볼넷으로 나타났다. 오승환으로서는 2경기 연속 피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이 경기 후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의 공이 아직 날카롭지 않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가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컵스 조 매든 감독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 투입 시기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채프먼은 우승을 차지해 기쁘지만 자신을 너무 지치게 하는 투수 기용이었다고, 동의하기 어려운 마운드 운용이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5차전에서 42개의 공을 던졌던 그는 6차전 7-2로 앞선 7회 2사 1, 2루에 마무리 투입됐다. 그리고 7차전에도 6-3으로 앞서던 8회 마운드에 올라 결국 9회 충격적인 동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팀이 연장 10회초 결승점을 뽑아 컵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나 조 매든 감독의 마무리 투수 기용은 논란이 컸다.

글쓴이는 이 상황에서 의문을 가진다. 과연 한국 프로야구에서 7-2로 앞선 7회 2사1,2루 상황서 팀의 마무리 투수를 등판시킬 감독이 있을까? 한국 시리즈라고 해도 상상하기 어렵다. 만약 실패하거나 성공하더라도 그런 기용을 한 감독은 팀 승리를 위해 마무리 투수 혹사를 불사하는 지도자로 낙인 찍히지 않았을까?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한국 야구가 2회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함에 따라 한국야구가 정체돼 있음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야구도 진화해야 한다. 정해진 법칙은 야구 규칙 외에는 없다. WBC에서 이스라엘이 투수 엔트리를 늘려 1이닝 1투수 작전을 펼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8명 엔트리 중 16명이 투수이고 12명이 야수였다. 한국은 13명이 투수였고 야수가 15명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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