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프리즌' 유일한 여성 캐릭터, 원래 훨씬~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4.0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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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 비수기인 3월에 개봉했는데도 불구하고 조만간 300만명을 넘을 것 같습니다.

'프리즌'은 전직 형사가 감옥에 들어가서 그곳에서 왕 노릇 하는 죄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입니다. 김래원과 한석규가 주연을 맡았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화려한 휴가' 등을 집필한 나현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이 정도 성적이면 성공적인 데뷔라고 하기에 충분합니다.


'프리즌'은 남자 감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그러다 보니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가 영화를 통 틀어 단 한 명입니다. 그나마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죽죠. 거친 사내들만의 이야기에 처음부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생각한 영화라 잔혹한 장면도 더러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선정적인 걸 의도하지는 않았답니다.

사실 '프리즌' 초고에선 더 잔혹했습니다. 여성을 피해자로 더 가혹하게 그렸습니다. 처음 등장했다가 사라진 여자 캐릭터는, 시나리오 초고에선 한석규 캐릭터에게 강간을 당하고 죽었습니다. 의미 없는 죽음이죠. 장르 영화에서 늘 여성을 피해자로 그리다 보니 관습적으로 만든 죽음이구요.


나현 감독도 이 관습의 함정에 빠졌다가 시나리오를 고치면서 삭제했답니다. 맥락도 없이 그저 여성이 피해자이기만 한 건, 클리셰(진부한 표현 혹은 고정관념)일 뿐이란 걸 퍼뜩 깨달았답니다. 한석규가 맡은 익호 캐릭터와도 맞지 않은 건 물론입니다.

여성을 때리고, 강간하고, 죽여야만, 잔인한 캐릭터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진부합니다. 시대와 맞지도 않구요. 앞으로 시대는 점점 더 여성주의적인 묘사, 표현, 생각 등이 더 존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올바른 방향이니깐요. 대중문화의 가장 큰 소비층인 2030 여성들이 바라는 방향이기도 할테구요.

'프리즌'은 남자들만 득실대는 영화지만 관습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장르에서 흔히 등장하는 주인공이 복수를 하는 이유로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권력의 상징으로 남성에 농락 당하는 여성도 그리지 않았습니다. 잔인한데 직접적이지 않고, 거칠데 농락하지 않았습니다.

'프리즌'이 많은 여성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에 이런 것도 한몫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뜻한 봄날이지만 미세 먼지를 피해 극장을 찾는다면, '프리즌'에서 이런 부분을 살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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