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동원 동상 찾은 어머니.. 아들 먼저 보낸 애끓는 모정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4.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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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앞의 최동원 동상을 어루만지는 최동원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구장 앞에는 동상이 하나 서 있다.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무쇠팔' 최동원의 동상이다. 현재 롯데를 상징하는 선수로 이대호를 들 수 있다면, 이전 세대에서 롯데의 상징은 최동원이었다.


이런 대투수 최동원이지만, 병마를 이기지는 못했다. 지난 2011년 9월 14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향년 53세. 하늘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였다.

그리고 5일 밤 늦은 시간 최동원의 동상을 어루만지고, 바라보는 한 여성의 모습이 발견됐다. 각종 야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이 올라온 것이다. 노란색 상의를 입은 한 여성은 최동원의 동상을 한참 쳐다보고, 쓰다듬는 모습을 보였다.

최동원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였다. 아들을 먼저 보낸, 팔순 노모의 애끓는 모정이었다. 다시 볼 수 없는 아들을 동상으로나마 느끼고자 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야구팬들도 최동원을 추모하며 마음을 나눴다.


최동원은 '부산 야구의 심장'으로 불렸다. 야구 명문 경남고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활약했다. 실업 롯데를 거쳐 1983년부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KBO 리그 역사를 통틀어 손에 꼽히는 대투수다.

8시즌을 뛰며 통산 248경기 1414⅔이닝, 103승 74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의 기록을 남겼다. 데뷔 첫 해인 1983년부터 1987년까지 매년 200이닝 이상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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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시구자로 나선 최동원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





특히 1984년에는 무려 51경기에 등판해 284⅔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27승 1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 게임에서도 보기 어려운 수치다. 끝이 아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는 4승 1패를 기록했다. 완봉승-완투승-완투패-구원승-완투승을 기록했다.

이후 1987년까지 쉼없이 던지고 또 던진 최동원은 1988년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연봉협상 지연으로 시즌을 정상적으로 시작하지 못했고, 선수협 결성을 주도하다 구단에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다.

결국 최동원은 1988년 16경기 등판에 그쳤고, 이닝도 83⅓이닝이 전부였다. 7승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05. 최동원답지 않은 기록이었다. 그리고 시즌 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다. 충격의 트레이드였다. 최동원 스스로도 많이 혼란했던 시기다.

삼성에서 최동원은 이미 과거의 최동원이 아니었다. 혹사로 인해 어깨가 정상이 아니었다. 강속구도, 날카로운 커브도 찾아볼 수 없었다. 최동원은 삼성에서 두 시즌을 뛴 이후 은퇴했다. '거장'의 쓸쓸한 은퇴였다.

은퇴 후 최동원은 한화 코치와 2군 감독을 거쳤고, KBO 경기운영위원을 지냈다. 롯데로 돌아오고자 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2009년 경기운영위원 신분으로 부산을 찾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시구를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대장암으로 인해 2011년 별세했다.

롯데는 최동원이 세상을 떠난 후 최동원을 예우했다. 2011년 9월 30일 최동원의 현역 시절 등번호 11번을 구단 최초로 영구결번하고 그 날을 '최동원 데이'로 지정했다. 2013년에는 최동원의 동상이 사직구장 앞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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