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준호 "악행 저지르니 광고 날아가..악역 또 하고파"(일문일답)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 서율 역 준호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7.04.06 06:56 / 조회 : 3672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이기범 기자


가수 겸 배우 준호(27)가 귀여운 악역 도전에 성공했다. 준호는 지난달 30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 제작 로고스필름)에서 TQ그룹 재무이사 서율을 연기했다.


서율은 처음엔 가진 자의 편에 섰지만 김과장(남궁민 분)을 만나 변화하는 인물. 준호는 남궁민과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먹소'(먹보 소시오패스)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야말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의 탄생이었다.

드라마에서 맛깔난 먹방을 소화하기도 한 준호는 악행 때문에 광고가 무산되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준호는 더욱 강렬한 악역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종영 소감은.

▶모르겠다. 3개월 전 시작했을 때도 대본이 일찍 나오는 편이 아니었다. 5, 6회 찍을 때부터 생방을 하다시피 했다. 사실 촬영하면서 힘든 점도 꽤 있으니까 '언제 끝날까' 하는 생각이 들긴 들었다. '언제 끝날까' 했던 게 갑자기 확 끝나니까 계속 촬영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안 하고 있으니까 어색하고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찍고 싶은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


-포상휴가를 가지 못했다.

▶아쉽다. 포상휴가를 못 갔는데 다른 스케줄이 겹친 게 많았다. 포상휴가 다음에 뒤풀이가 있다고 들어서 참석하려고 한다.

-'김과장'에서 새 캐릭터에 도전했다.

▶연기를 시작한 지 4년째가 되는데 '감시자들', '협녀', '스물', '기억'을 했는데 텀이 길었다. 신인 입장으로는 텀이 길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했다. 좋은 작품을 만나서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목표였다. 새로운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차에 '김과장' 책(대본)을 보게 됐고 그때 (대본이) 2회까지밖에 없어서 서율을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다. 제가 악역이라고 들어서 새롭게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택했다.

-'김과장'에서 호평을 들었다. 연기력 향상 비결이 있다면.

▶캐릭터에 빙의를 하려고 한다. 연구가 중요해서 이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많이 고민하는 편이다. 저는 내공이 많은 배우가 아니라 실생활에 캐릭터에 녹아있어야 촬영에서 그런 모습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집밖에 안 나오고 폐쇄적으로 생활했다. 서율은 주위에 사람이 없고 독선적으로 사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캐릭터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다. '기억' 때는 이성민 선배님 옆에서 조력하는 착한 변호사라서 서율로 바꾸기 위해선 스트레스받으려고 하고 연구하려고 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image
/사진=이기범 기자


-'먹소'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너무 좋다. 드라마 안에서 뭔가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할 때 설정이 처음에는 당뇨였다. 그런데 처음에 설정은 당뇨였는데 '아닌 거 같다'라고 말씀을 드렸다. 처음 대본에는 인슐린 주사도 맞는 장면이 있었다. 감독님은 서율을 밉지 않은 악역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전 그걸 끝까지 '빼는 게 어떻겠냐. 먹는 걸 최대한 맛있게 먹고 배고파서 먹는 것처럼 먹고 이 친구가 그냥 먹는 걸 좋아하는 캐릭터로 남는 게 좋겠다'고 해서 만들어졌다. '먹소'가 당뇨로 인해 생겼다는 게 기분이 그럴 수 있는데 기원은 그랬지만 드라마에서는 먹는 걸 좋아하는 것이다.

-먹는 장면을 많이 찍었다.

▶제가 그렇게 씹고 그렇게 먹는 걸 처음 알았다. 철을 씹어먹듯이 격하게 움직이는 걸 처음 알았다. 서율 캐릭터와 비슷한 게 제가 회사 연습생 시절에 연습실이 없어서 밥을 빨리 먹고 연습실을 차지해야 했다. 그런 게 있어서 어렸을 때 빨리 먹는 습관이 있었던 것 같다. 밥 먹다가 혀 씹고 피 나고 그랬다. 그런 게 서율의 먹는 것과 비슷했던 것 같다. 어찌 됐든 미팅 때 먹는 신이 많다고 해서 드라마를 보면 음식을 앞에 두고 잘 안 먹는 경우가 많은데 감독님과 대사 하면서도 먹고 관계없이 프리하게 해보자고 해서 먹었다.

박회장(박영규 분), 조상무님(서정연 분) 만나서 일식집에서 상견례 자리에서 (장면) 연결을 생각 못하고 막 집어먹다가 힘들었다. 5시간 내내 먹으니까 처음엔 맛있어서 먹다가 힘들었다. 비싼 음식이라 뱉을 수도 없었다. 1일 1식 하던 때라 이때다 싶어서 먹었다.

-광고도 들어왔을 것 같다.

▶들어왔는데 14회 조상무님 겁박하고 나서 날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회사에서 '악역은 CF가 힘들구나'라고 말씀하셨다.

-서율은 완전한 악역이 아니었다.

▶완전한 악인을 꿈꾸고 드라마에 들어갔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감독님이 만드는 게 달랐고 감독님은 완전한 악인은 아니고 변할 여지는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러나 대본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다. 난 그러면 1차원적으로 보여지는 미친놈이어야 하나 갱생의 여지를 둔 아이여야 하나 했다. 어찌 됐든 서율은 선을 넘지 않는 악인이었던 것 같다. 누가 누군가를 해하려고 할 때 싫어하는 게 서율이었고 내 능력 안에서 괴롭힐 수 있는 악인이었던 것 같다. 해치는 걸 싫어하고 검사였기 때문에 최소 정의감을 가지고 연기를 했다. 그래야만 변화했을 때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갱생의 여지, 정의를 최소한 두고 연기했다.

image
/사진=이기범 기자


-남궁민을 더 괴롭히고 싶지 않았나.

▶(남궁민과) 처음 찍었던 때가 옥상으로 불러서 '앞으로 시키는대로 해'였다. 사실 저는 생각해왔던 것, 구상해왔던 것을 생각한다. 그런데 연습하는 게 필요 없는 게 현장에서 다 달라진다. 민이 형과 신을 찍으면서 모든 게 깨졌다. 김성룡 캐릭터는 편하게 말로만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체계적으로 머리를 써나가면서 김성룡이라는 캐릭터가 빠져나갈 수 없는 구멍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주인공을 끝까지 괴롭힐 수 없으니까 서율의 입장에서 괴롭히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남궁민과 뽀뽀신도 있었다.

▶최고의 스킨십이라고 생각한다. 남주와 여주가 할 줄 알았던 스킨십이 제가 와줘서 영광이었다. 100% 애드리브였다. 둘이 장난을 치다가 (남궁)민이 형이 '뽀뽀해볼까?'라고 했을 때 감독님이 괜찮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찍고 나니 괜찮았다. 방송에는 (남궁민이 뽀뽀를 한 뒤) 놀리는 표정으로 나갔는데 윙크를 하기도 하고 혀를 날름거리기도 했던 결과였다. 재밌었고 '우리 드라마가 이래도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다른 드라마와 톤이 다르다. 어쨌든 B급에서의 재미난 마블 영화 중에 완전 B급 캐릭터 '데드풀' 같은 느낌이 든다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래서 색다르게 해봤다. 대사를 하다가 카메라를 쳐다보기도 했다. 성룡과 가은(정혜성 분)이 서율에 대해서 얘기할 때 제가 권력을 얘기하는데 제가 카메라를 본다. 색다른 시도를 많이 했고 제한을 많이 두지 않았다. 그래서 그 뒤에도 뽀뽀를 날리고 주고받은 게 나왔던 것 같다.

image
/사진=KBS 2TV '김과장' 방송화면 캡처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었다면.

▶제가 조상무 님을 폐건물로 데려와서 겁박하는 신이 좋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제작발표회에서 비도덕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말씀드렸다. 선배님들 앞에서 반말하고 소리 지르고 겁박하는 게 상상할 수 없었는데 제가 거침없이 해야 하니까 제가 서율이 가진 싸가지와 색다른 면모를 표현한 것 같다. 내심 재미있었다.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TV로 봤을 때는 사이코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율의 강한 자 앞에서 강하게 나오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어려지는 소년미가 다차원적으로 보여진 것 같다.

-남궁민과 대상을 언급한 신은 어땠나.

▶처음에는 오글거리는 대사였는데 작가님도 어느 정도 표현을 바꿀 수 있게 해주셨다. 남자들끼리 치고박고 티격태격했는데 너무 친해지면 안 될 것 같아 애들처럼 가보자고 했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대사라 웃었다. '연초라서 안 되지 않을까'는 안 되지 않을까 했는데 찍었는데 웃겼다. 감독님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반신반의한 마음에 촬영했는데 재밌게 나왔다. 드라마에서 신기하게 좋은 반응을 받았던 게 뽀뽀도 그렇고 애드리브신이었던 것 같다. '데드풀'처럼 보통 드라마와는 다른 느낌이 그런 쪽에서 나오는 것 같다.

-남궁민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한다면.

▶모르겠다. 주시면 감사히 받을 것 같은데 묘할 것 같다. 커플 상인데 남남 커플이 받는 게 묘할 것 같다. 주시면 감사히 받을 것이다. 뽀뽀를 몇 번이나 했는데. (웃음) 받을 수 있을까. 연초라서 모르겠다.

-남상미와 러브라인도 살짝 있었다.

▶러브라인을 굳이 생각하지 않는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 오히려 열린 결말이었던 것 같다. 서율이 윤하경(남상미 분)을 만나서 몇 번 만나본 듯하게 피자집에서 데이트를 하기도 한다. 원래 서율이 먹는 걸 하경이가 덜어주고 뺏어 먹고 했는데 하경에게 피자를 주는 것으로 해서 1년 동안 서율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줬던 것 같다. 오피스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서 사이다를 원했기 때문에 고구마보다 사이다 비중이 많았고 그 안에서 러브라인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모두가 생각했다. 오히려 간질간질하게 여운을 남겼던 게 좋았던 것 같다. 드라마를 새로 찍는 느낌이 들었다. 제가 찍은 마지막 신이었는데 상미 선배님과 둘이 어색해서 힘들었다. 마지막쯤 그런 연기를 해야 하니까 간질간질하고 재밌었다.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그룹 멤버)에 대한 편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제가 잘한다는 게 아니고 저도 잘해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잘하면 칭찬을 받는 것 같다. 아이돌 특성상 칭찬을 받는 것도 제가 아이돌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생각보다 잘한다'라는 의견인지 배우로서 잘한다는 의견일지 잘 구분해가면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칭찬이 후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칭찬에 인색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어찌 됐든 제가 내린 결론은 뭐가 됐든 잘하면 되는 것 같다. 저는 개인적으로 저에게 뿌듯하고 싶다. 아이돌 가수 생활 하는 것에 있어서도 어찌 됐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image
2PM/사진=스타뉴스


-2PM 멤버들이 드라마 모니터를 해줬나.

▶택연이 형은 형이 말했듯 안 했고 찬성이는 해줬다. 첫 방송 나오고부터 계속 봐줬다. 처음에 민준이 형도 봐줬다. 오히려 멤버들은 (서율이) 더 나빠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해줬다. 어떻게 내가 더 나쁠 수 있지 생각했었다. 응원을 계속해줬다. 소속사 정욱 대표님도 너무 좋아해 주셔서 맨날 전화가 왔다.

-택연이 출연한 영화 '시간위의 집'은 볼 것인가.

▶형은 안 봐줬지만 저는 볼 것이다. 오후 7시에 시사회가 있었는데 세팅도 된 상태라 가려고 했다. 시사회 전에 잠깐 눈을 붙였는데 일어나보니 오후 10시라 가지 못했다. 그래서 제 돈 내고 가서 볼 것이다. 안 되면 VOD라도 볼 것이다. 멤버들 영화는 다 봤다. 제때 제때는 못 봤다.

-같은 팀 멤버 택연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입대 계획은. 동반 입대 계획은 없나.

▶따로따로일 것 같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입대가) 가까운 형이 택연이 형이라 먼저 얘기하는 것이고. 저는 개인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image
/사진=이기범 기자


-'김과장' 이후 어떤 장르, 배역에 도전하고 싶나.

▶어떤 배역이든 해보고 싶다. 오히려 지금의 귀여운 악인에서 좀 더 가는 악인의 모습을 꿈꿀 수 있을 것 같고 틈타서 재미있는 코미디 느낌의 장르도 가보고 싶다.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많아졌다. 저는 이번에 생각하기에는 서율 캐릭터가 신기하게 장르를 이것저것 도전해본 것 같다. 조상무님 차 앞에 갑자기 나타나서 데려갈 때는 공포 장르인 것 같았고 협박할 때는 나쁜 놈 같다가 하경이 만나면 풀어지고 성룡을 만나면 까칠한 아이 같은 모습이라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로코도 좋다. 주시면 할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 같은 경우는 제게 주어지고 제가 잘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아직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게 주어지고 제 상황에 맞으면 어느 장르라도 찾아뵙고 싶다.
기자 프로필
임주현 | imjh21@mtstarnews.com 페이스북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유닛 소속 임주현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