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빌론이 노래하는 사랑, 그 봄여름가을겨울(인터뷰)

6일 낮 12시 새 싱글 'S.S.F.W.' 발매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7.04.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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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빌론


베이빌론(Babylon)은 시인이다. 그의 노랫말은 한 편의 시(詩)다.

그는 화가이기도 하다. 시 같은 가사에 리듬이 더해지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베이빌론이 사랑이야기로 돌아왔다. 그는 6일 낮 12시 새 싱글 'S.S.F.W.'를 공개했다. 타이틀곡 '오션 드라이브'(Ocean Drive)를 포함해 총 4곡이 실렸는데,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랑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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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빌론


1. Sping : BORN & BURN(Intro)


봄에 꽃이 피듯 잔잔하게 시작하는 인트로의 피아노 전주는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처럼 살며시 속삭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들을 마치 독백투로 읊조리는 듯한 베이빌론의 보컬이 여기에 덧칠되면서 사랑이 태어나고 불처럼 점화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2. Summer : Ocean Drive(Feat. SanE)

도입부부터 귀에 박히는 코러스가 곡 전체를 뒤덮으며 사랑에 빠져있는 마음을 낭만적으로 풀어낸 곡이다. 여름의 따스한 햇살, 노을, 그리고 해질 녘 분위기에 어울리는 시네마틱 사운드로 인해 올드 스쿨 분위기, 베이빌론의 보컬, 산이의 맛깔스런 랩핑이 잘 어우러지며 미국 서부의 힙한 바이브가 바다 건너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3. Fall : 바보(Feat. Nafla)

사랑이 무르익는 계절인 가을에 어울리게 부드럽지만 성숙해진 멜로디와 가사 메이킹이 돋보이는 곡이다. 여기에 같은 MMM 크루의 나플라가 지원사격에 나서며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다듬은 프로덕션에 방점을 찍고 있다.

4. Winter : Cloud(Feat. The Quiett, adan

아웃트로이자 엔딩곡. 몽환적인 드림팝 사운드가 마치 겨울 밤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형상화하며 둘 만의 특별한 공간을 표현해내고 있다. 여기에 트랩풍의 비트와 더콰이엇과 아단의 랩핑이 베이빌론의 보컬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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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빌론


"봄 여름 가을 겨울에서 느끼는 무드를 음악에 담아서 표현하고 싶었어요. 봄에 사랑이 태어나고 끓어 오른 절정이 '오션 드라이브'죠. 순애보적인 사랑이 가을이고, 겨울은 차갑지만 우리가 함께 있어서 따뜻하다는 내용이에요. 결국 다시 봄으로 돌아가고요. 봄으로 돌아간다는 게 이별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고난과 힘듦을 같이 이겨내 다시 봄날을 맞는다는 뜻이죠."

사랑에 빠진 남자가 아니라면 도저히 쓸 수 없는 내용들. 그에게 "사랑에 빠져 있느냐"고 물으니 피식 웃는다. 이어 "마지막 사랑을 한지 5년 정도 지났다"고 했다.

"영감은 영화에서 얻었어요. '오베라는 이름의 남자'라고, 영화를 보는 데 배경의 마을이 정말 예뻤어요."

스웨덴 감성이 노래를 만드는 데 영감을 준 듯 하지만 그는 '오션 드라이브'의 뮤직비디오를 미국 LA에서 촬영했다.

"나라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 감성이 중요했죠. 사랑을 한지 좀 오래됐지만 사랑을 하고 있을 앞으로의 나와 너에 대한 얘기랄까요. 1인칭 시점이 아닌 관찰자적 시점에서 그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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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빌론


경험이 없어도 가수들은 그게 가능할까. "전 노래를 만들 때 비트에 멜로디를 입혀요. 탑 라인을 흥얼거리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가사를 쓰죠. 상상해보세요. 바람과 달, 해, 차, 사랑하는 여자, 우주, 행성까지요. '오션 드라이브'는 복잡한 시내에서 드라이브하는 게 아니에요. 저기 하늘에서 드라이브를 한다고 생각하시고 들으시면 될 듯해요."

타이틀곡 '오션 드라이브'는 산이가 피처링 참여했다. 둘의 친분이 궁금했다.

"친분은 없어요(웃음). 고민을 했죠. 이 노래의 톡톡 튀는 느낌을 누가 할 수 있을까 하고요. 낭만적으로 음유시인처럼 랩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어요."

Ocean Drive 여긴 우리 둘뿐이야

꿈속에서 봤던 너와 나의

멀리 가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

I got my eyes on you

You're the sunshine of my life 네게 말해

너만 원한다면 별도 따다 줄 수 있는 걸…

…계속 표현해 미안치만 오늘 진짜 예뻐

내 눈은 별거 아닌 너의 동작 하나하나

액자에 담아

특별해 보여 가장 아름다워

eat good drink good its all cooked

분위기 취해 필름은 끊겨도

lets take this love movie

we just having fun thats the young code

달릴수록 엔진 비례하게 달궈지는 온도

whooop its lit i promise

지금 이 달콤한 말들 눈동자처럼 지켜

화성에서 출발 목적진 너의 별 venus

till then no pull up lets roll…('오션 드라이브' 中)


'오션 드라이브'의 가사가 '작업용 멘트' 같다고 하니 "그럴 수 있다"며 웃었다.

"사실 그래요. 사랑하면 막 별을 따다 주겠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별을 어떻게 따다 줘요. 그만큼 사랑하다는 얘기죠. 그만큼 너를 사랑하면 너를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는, 그런 의미로 가사들은 봐주셨으면 해요."

'오션 드라이브'는 베이빌론의 일상과 닮았다. 그는 "가끔 분위기에 취하면 목적지 없이 드라이브를 하곤 한다"고 했다.

"음악을 듣다 보면 어디론가 가고 있어요. 아주 멀리까지 가지는 않지만요.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간다는 것도 낭만적인 것 같아요. 낭만적으로 살려고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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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빌론


타이틀곡 '오션 드라이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지만, 그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곡은 인트로라고 했다.

"전 인트로곡인 '본 앤드 번'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무드 자체가 좋아요. 사랑이 태어나서 점점 점화되면서 절정으로 가는 그 느낌이 묻어 있잖아요. LA에서 인트로곡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실제 연인들을 섭외했어요. 연기자가 아니다 보니 실제 사랑이 샘 솟고 눈에서는 서로 좋아서 안달이 난 것처럼 보였어요. 끈적끈적하면서도 애잔한 눈빛이 보이더라고요(웃음)."

"그런 걸 보면 사랑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느냐"고 했더니 "나도 사랑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일에 몰두해 있었다"며 웃었다.

베이빌론은 가사를 쓰는 데 오래 걸리는 편이다. 시 같은 가사를 추구하는데, 이번 앨범은 가사 작성에만 5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만족도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더니 "사랑엔 점수가 없죠"라며 웃었다.

"그냥 기분 좋게 만들었어요. 기분 좋게, 행복한 무드에서 만들었어요. 제가 말하는 무드는 뭐랄까. 밸런스에요. 인생도 밸런스, 사랑도 밸런스죠. 그 밸런스 하나 때문에 무드가 살고 죽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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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빌론


자신만의 인생 밸런스도 확고했다.

"제 인생 밸런스는 믿음이에요. 믿어야 보이는 것 같아요. 안 믿으면 안 보이죠. 내면의 깊숙함을 봐야 해요."

베이빌론의 이번 싱글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그는 "회사(KQ프로듀스)와 타협하길 거부하고 잠수를 타면서 작업에 몰두 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데뷔 1년이 지났는데 이제 진정한 행복과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아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으면 그게 행복이죠. 또 진실한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을 분간하는 능력을 깨우쳤어요. 삶에 있어서는 그런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베이빌론은 "보상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열심히 하면 크던 작던 수확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했다.

베이빌론의 '다음'은 무엇일까.

"요즘 '천로역정'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천국으로 가는 길을 쓴 책이죠. 천국으로 어떻게 가는 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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