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대표팀, 3일 차분한 분위기 속 '평양 입성'… "안녕하십네까"

평양 공동취재단 / 입력 : 2017.04.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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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길을 돌고 돌아 왔다. 뜨거운 환대는 없었지만 차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평양에 도착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드디어 평양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1시 중국 베이징을 출발, 중국국제항공을 타고 이날 오후 5시25분, 북한시간으로 오후 4시55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윤덕여호'는 내년 요르단에서 열리는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 B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이 이 대회를 유치했는데 한국이 같은 조에 속하면서 지난 1990년 남.북통일축구 이후 27년 만에 양측 대표팀이 평양에서 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 수 아래 전력의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한 조에 속한 남.북은 오는 7일 오후 3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맞대결한다.

그야말로 긴 여정이었다. 2일 아침 일찍 일어나 출국, 베이징에 도착한 여자대표팀은 현지에서 하루를 체류한 뒤 3일 오전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평양행 비행기에 탔다.

하지만 비행기가 1시간30분이나 뜨지 않으면서 설렘과 기대를 품고 있는 한국 선수단 애를 태웠다. 막상 비행기가 이륙한 뒤엔 오래 날지 않았다. 1시간25분 뒤 도착했는데 평양에 거의 다 왔을 땐 여자대표팀 선수들도 궁금한 듯 창 쪽으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육로로는 몇 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비행기 두 차례 갈아타며 36시간 걸려 왔다.


선수단과 취재진이 지난 2015년 새로 지은 터미널 쪽으로 빠져나오자 순안공항 직원들은 "안녕하십네까"란 인사로 부드럽게 맞아주었다. 남측 주요 인사들이 방문할 때 응대하는 민족화해협의회 직원 10여명이 게이트 밖에서 기다렸으며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 기자들도 여럿 나와 역사적인 여자축구 평양 대결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숙소인 양각도국제호텔로 가기 전 공항을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여러 장 찍었다. 쉽게 밟을 수 없는 땅, 평양을 왔지만 경기는 경기인 만큼 여자대표팀은 승리를 다짐했다. 윤 감독이 기념촬영 때 "이기자!"를 외치자 선수들도 환하게 웃으며 따라 외쳤다.

여자대표팀은 4일 메인스타디움인 김일성 경기장을 찾아 5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인도와의 1차전을 대비한다. 이날 열린 B조 개막전에선 개최국 북한이 인도를 8-0으로 대파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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