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한끼줍쇼', 소통+따뜻함이 사로잡다!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3.31 16:00 / 조회 : 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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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JTBC '한끼줍쇼'


1년 365일, 하루 세 끼 식사를 계산하면, 1년에 1095번의 식사를 하게 된다. 어른들이 밥심으로 산다고 말하듯, 밥은 삶을 유지하는 에너지 공급원이다. 그러나 현대에서의 밥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친한 사이에 약속 시간을 잡을 땐 식사 시간에 맞추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는 '언제 밥 한 번 먹자'라고 인사한다. 서로 대면대면한 사이지만, 식사 한 번으로 심적 거리감이 확 줄어들며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즉, 함께 밥을 먹는다는 건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JTBC의 '한끼줍쇼'는 특별하다. 이경규 강호동 두 MC가 시청자들을 방문해 그들과 한끼 저녁 식사를 한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다. 얼핏 보면, 먹방 프로그램이지만 그 실상은 다르다. MC들 앞에 음식이 호화롭게(?) 차려져 그저 '맛있게 먹먹으면 되는' 먹방이 아니라, 달랑 숟가락 하나만 들고 아무 집이나 방문해서 저녁 한끼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시간제한이 있어 식사를 해결하지 못하면 숟가락만 빨다 끝날 수도 있다. 그야말로 리얼 버라이어티다. 때문에, 두 MC는 '먹기 위해' 치열하게 수많은 집들을 방문한다. 그리고, 공식처럼 반복한다. 찬물에 물말은 밥도 괜찮으니 한끼줍쇼, 라고 말이다.

여기서 이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매력이 빛을 발한다. 이경규 강호동 두 MC는 저녁식사시간에 맞춰 매회 한 동네를 정해놓고 일상의 가정을 방문한다. 하지만, 녹록치 않다. 어떤 가정은 이른 저녁을 마쳐서, 또 다른 가정은 방송에 나오기 불편해서, 또 어떤 곳은 빈집이라 발길을 돌려야 할 때가 있다. 아무도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할 때도 있다. 거절당하는 이유는 백이면 백집 모두 다 다를 만큼 '한끼 얻어먹기 프로젝트'는 우여곡절이 많다.

우선, 이 부분에서 첫 번째 매력이 작용한다. 이는 바로 '긴장감'이다. 시청자들은 숟가락 들고 돌아다니는 두 MC에 어느 새 동화되어, '과연 저녁식사를 할 수 있을까?'란 것에 몰입하게 된다. 초인종을 누를 때마다 빈집일까, 아닐까, 반응을 어떻게 할까 긴장하게 되고, 문을 열어줄까, 아닐까 또 긴장하게 된다. 문을 열어주고 식사 시간을 개방하는 가정이 나타날 때까지 긴장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긴장감 때문에 채널 고정, 끝까지 지켜보게 된다.

MC들이 계속 거절당하다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식사를 대접하는 집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가정 안으로 MC들이 들어가는 순간,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기서 두 번째의 매력이 나타난다. 바로 '이웃과의 소통'이다. 식사를 대접하는 집들은 방송에 나오려고 예쁜 인테리어로 꾸민 집이나 손님이 올 걸 알고 미리 깨끗하게 정리한 집들이 아닌 평범한 가정이다. 즉, 동시대의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의 모습들이다. 때로는 우리집이나 우리 친척집 같고, 때로는 우리 옆집 같은 평범한 모습들이다. 진수성찬을 차려내는 집도 있고, 몇 가지 찬이 없어 미안해하는 집도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모두들 따뜻함을 지녔다. '우리 집에 온 손님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다'는 마음만은 똑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찬 가지수나 종류가 중요치 않다. 사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는 것이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게 느껴진다. 투박한 그릇에 모양내지 않은 반찬이라 할지라도 그 한끼가 풍요로운 건 바로 '이웃과의 소통'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누군가의 집에 방문해 한끼 대접을 받을 때 어떤가? 정말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가 아닌 이상 대부분은 '손님 대접'을 계획한 집들 아닌가. 그러나 '한끼줍쇼'는 그야말로 일상으로의 방문이다. 우리 역시 쉽게 보지 못했던 이웃들의 식사시간을 보게 되는 것. 그리고 여기서 발견하는 보통의 평범함. 이것들에서 산다는 게 나와 너, 우리가 모두 다르지 않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더불어 모르는 손님을 불청객으로 여기지 않고 따뜻하게 맞이하는 마음들이 전해진다.

1인 가족이 늘어나고, 대화보다 SNS로 소통이 늘어나는 시대로 삭막하다고들 말하지만, '한끼줍쇼'를 보면서 그건 아닌가보다 싶다. 그건 사는 형태의 변화일뿐, 마음만은 그대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한끼줍쇼’ 밥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 란 사실을 깨닫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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