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태에게 풍기는 이운재의 향기, 2G 연속 선발?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3.28 06:05 / 조회 :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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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태 골키퍼(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실 창샤 쇼크로 묻히긴 했지만, 또 한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모처럼 고함을 내지르며 무섭게 인상을 쓰는 한국 골키퍼를 봤다. 권순재(33,가시마 앤틀러스). 마치 예전 한국 대표팀의 든든한 수문장이었던 이운재(44,현 수원 삼성 코치)를 연상시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40위)은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만 하킴 감독이 이끄는 시리아 대표팀(FIFA랭킹 95위)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7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최대 위기에 빠져 있다. 3승1무2패로 승점 10점. A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선두 이란(4승2무,승점 14점)과의 승점 차는 4점이다. 반면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9점,3승3패)과의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하다. 시리아는 2승2무2패(승점 8점)로 4위다.

한국은 지난 23일 중국 창샤 원정에서 중국에게 0-1로 패한 게 뼈아팠다. 이날 시리아한테도 패할 경우에는 자칫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만큼 절박하고 중요한 일전이다.


이번 시리아전에서 한국의 골문은 누가 지킬까. 지난 중국전에서는 권순태가 지켰다. 앞서 최종예선에서 한국의 골문은 주로 김승규의 몫이었다. 중국와의 1차전에서만 정성룡이 지켰을 뿐, 이후 2~5차전은 모두 김승규가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6차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경험 많은 권순태였다. 지난 2006년 전북 현대에 입단한 권순태는 11년 동안 전북에서만 뛰었다. K리그 총 301경기 출전, 334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J리그 가시마로 이적해 전 경기(4G) 풀타임 활약하며 3골만 허용했다.

권순태는 지난 중국전에서 비록 한 골을 허용했으나 좋은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불안감을 주지 않았다. 경기 내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수비진을 독려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미드필더의 수비 압박까지 요구하며 한국 선수들의 정신을 최대한 자극했다.

수비가 무너질 때마다 인상을 쓰며 수비진에게 소리를 지르던 모습. 어디서 많이 봤던 모습. 바로 과거 '전설의 골키퍼'인 이운재가 자주 보여줬던 표정과 몸짓이었다. 중국전에서 권순태는 적절한 위치 선정과 순발력, 확실한 펀칭과 걷어내기를 보여주며 한국의 골문을 지켰다.

중국전 이후 권순태는 "큰 경기에서는 세트피스가 중요한데, 잘 대처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원정 경기라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급해졌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또 실점 상황에 대해서는 "앞에서 자르는 선수를 빨리 대처하지 못했다. 그 순간 모두가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세트피스서 공만 본 것 같다. 자기 위치만 지키려고 했다. 나 역시 좀 더 빨리 소리를 지르고 이야기를 해줬어야 했는데…. 결과론이지만 아쉽다"고 자책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시리아전에서 권순태가 2경기 연속 골문을 지킬까. 아니면 김승규(27,빗셀 고베)가 새롭게 골키퍼 기회를 부여받을까. 물론 김승규 역시 안정적인 골키퍼다. 국가대표 경력이라면 권순태를 앞선다. A매치에 22경기에 출전, 16실점만 내줬다. 또 올 시즌 J리그 4경기서 단 한 골만 내줬다.

시리아전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한 골이라도 내주면 곤란하다. 자칫 먼저 골을 내줄 경우,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에 휘말릴 수도 있다. 과연 권순태가 시리아전에서도 2경기 연속 골키퍼 장갑을 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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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훈련에 임하고 있는 권순태(좌)와 김승규 골키퍼.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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