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화두 'S존 확대'..대혼란 막으려면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3.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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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야구규칙에서 정하는 스트라이크존.





"현장과 팬, 미디어 모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kt 위즈 김진욱 감독이 미디어데이서 스트라이크존에 관해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야구계가 한 뜻으로 마음을 모아야만 유의미한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31일 개막하는 2017 프로야구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스트라이크 존이다. 최근 몇 년간 극단적인 타고투저 현상 탓에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왔는데 WBC 1라운드 탈락이 기폭제가 됐다. KBO리그의 존이 너무 좁아 타자들이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비판 여론을 정면으로 맞은 KBO는 당장 시범경기부터 확대 적용하기 시작했다. 공 하나 정도는 지난해보다 확실히 넓어졌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은 외야 펜스를 1미터 당긴다는 듯이 무 자르는 것처럼 뚝딱 정할 수 없다.


KBO의 '야구규칙'은 스트라이크 존을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한다. 스트라이크 존은 투구를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고 정의한다.

심지어 '투구를 기다리는 타자가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 보이게 하려고 평소와 달리 지나치게 웅크리거나 구부리더라도 주심은 이를 무시하고 그 타자가 평소 취하는 타격자세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을 정한다'는 예외 조항도 있다.

구심에 따라, 타자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애매한 코스라면 의견이 갈리는 게 당연하다. 더구나 확대 적용도 시범경기부터 갑자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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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진욱 감독.





극단적인 승부처에서 공 하나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느냐 볼 판정을 받느냐에 따라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스포츠가 야구다. 시범경기에서는 그냥 넓어졌구나 하고 넘어갔던 공이 정규시즌서 승부를 가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반발이 클수록 구심의 운신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스트라이크 존이 과거에 비해 점차 좁아진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방송기술의 발달로 중계화면에 가상의 스트라이크 존이 보여지고 심판들은 오심 부담이 커졌다. 확실한 공만 잡아주다 보니 스트라이크 존은 갈수록 좁아졌다.

또한 너무 급하게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심판들은 보통 2월 열리는 구단 스프링캠프에 동행해 함께 경기하며 실전 감각을 회복한다. 존을 넓힐 계획이었다면 심판들도 진작부터 이에 적응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WBC 참패를 계기로 뒤늦게라도 변화한다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심판들이 과연 준비가 됐는지는 의문이다.

kt 김진욱 감독은 27일 열린 미디어데이서 이 부분을 정확히 지적했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 존이 특별히 넓어지는 게 아니다. 그동안 숨어있던 부분을 찾아내는 개념이다. 예민한 문제다. 현장의 감독과 선수, 팬들, 미디어까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미디어데이 때도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함께 공감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감독도, 선수도, 팬들도 초기에는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바뀐 존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큰 관건이 될 것"이라는 감독도 있고 "확실히 높은 공에 후해졌다. 하지만 투수가 바뀐 그 자리를 노려서 던질 수 있을 정도의 컨트롤을 가졌다면 좌우를 공략하는게 효과적이지 않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전망한 감독도 있다. 시즌 초반 대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욱 감독이 강조한 야구계의 '공감'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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