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매국노 이완용이 '독립문' 현판 썼다?

한아름 기자 / 입력 : 2017.03.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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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서프라이즈' 방송화면 캡처


매국노 이완용이 '독립문' 현판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오전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독립공원 안에 위치한 독립문에 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서프라이즈'에서는 독립문의 현판을 쓴 사람이 매국노 이완용이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립문은 자주독립과 민족 자강을 상징했기에 독립문 현판을 쓴 사람이 매국노라는 주장은 충격을 안겼다. 이완용은 1905년 일사늑약을 체결하는데 앞장선 을사오적 중 한 명으로 1910년 한일 강제 병탄 조작을 체결해 국권을 팔아넘긴 대표적 매국노로 꼽힌다.

독립문은 화강암 1850여개를 쌓아올려 홍예문 형태로 만든 것으로 조선의 상징인 자두 꽃무늬가 새겨져 있는 서양식 건축물이다.


독립문은 독립운동가 서재필을 중심으로 안경수, 윤치호, 김가진, 이상재 등이 조직한 독립협회의 주도 하에 서재필이 파리의 개선물을 본 따 구상, 건축가 심의성이 이를 시공한 결과물이었다.

현판을 누가 썼는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가운데 이완용이 독립문 현판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내용은 '이완용 평전'에 적혀있다.

'이완용 평전'에 따르면 놀랍게도 독립문이 의미하는 독립은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었다. 독립문이 완공된 1897년은 일제 강점기 이전이며, 장소 또한 1400년대부터 중국의 사신을 맞았던 영은문의 자리다. 당시 독립문은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했다는 주장이다.

이는 독립운동을 탄압했던 일본이 오히려 독립물을 고적 제 58호로 지정하고 4100원(현화가치 2억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했던 사실로도 미루어 짐작된다.

독립문이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라 해도, 왜 하필 이완용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걸까.

이는 이완용이 독립협회 위원장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일원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과 독립문 건립 당시 최고액을 기부했다는 기록에서 미루어 짐작한 것이다. 또 한 문서감정 전문가 또한 독립문 현판의 글씨체가 이완용의 글씨체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1924년 7월 14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독립문'이란 세 글자는 이완용이 쓴 것. 이완용이는 다른 이완용이가 아니라 조선 귀족 영수 후작 각하올시다"라는 내용이 담겨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완용의 전기 '일당기사'에는 그가 독립문 현판을 썼다는 기록이 없어 이완용이 썼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분분했다.

독립문 현판을 쓴 사람이 김가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가진은 독립협회의 발기 멤버로 대한 협회의 회장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고문으로도 활약한 인물.

그가 쓴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증거는 김가진의 필체였다. 김가진의 손자 김자동은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집안에서는 모두 독립문 현판이 김가진의 글씨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진 며느리 정정화가 쓴 회고록 '장강일기'에도 "김가진이 독립문의 한문과 한글현판을 정성스럽게 썼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이는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료 부족으로 (독립문 현판을) 누가 썼는지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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