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프리즌' 감시탑 5백만원 주고 검사한 까닭은?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3.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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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에서 감시탑에 서 있는 한석규와 김래원


나현 감독의 데뷔작 '프리즌'이 개봉 첫날인 23일 17만명 가량을 동원하며 호기롭게 출발했습니다. 그간 1위를 달리던 '미녀와 야수'를 제쳤죠. 가족 관객들이 몰리는 주말에는 다시 순위가 바뀔 수도 있지만 '프리즌'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걸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이 기대됩니다.

'프리즌'은 말 그대로 감옥 이야기입니다. 전직 형사가 감옥에 가고, 그곳에서 왕처럼 군림하는 죄수를 만납니다. 여기까진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곳 죄수들 이상합니다. 밤에 몰래 나가 완전 범죄를 저지르고 옵니다. 돈을 받고 말이죠. 이 감옥은 말 그대로 왕이 군림하는 성입니다. 그 왕을 한석규가 맡았습니다. 전직 형사는 김래원이 했구요.


'프리즌'에는 상징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감시탑입니다. 감옥 소재 영화나 드라마를 본 분들이라면 감시탑을 다들 아실 겁니다. 간수들이 총을 들고 올라가서 죄수들을 감시하는 곳이죠. '프리즌'에선 이 곳에 한석규가 올라갑니다. 나중에 김래원도 같이 오르죠. 죄수가 감시탑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많은 걸 의미합니다. 마지막에는 더 중요한 장소로 쓰이구요.

'프리즌'은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지금은 폐쇄된 교도소를 빌렸죠. 드라마 '피고인'도 이 곳에서 찍었습니다. 나현 감독은 감시탑을 잘 활용하려 개조를 했습니다. 한석규와 김래원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아래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원래는 감시탑 난간이 막혀 있는데 카메라에 담기 위해 철제 난간으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 감시탑이 워낙 오래된 것이라 그냥 개조할 수는 없었답니다. 1973년도에 만든 탑이라 공사하다가 부서질 지도 몰랐기 때문이죠. 500만원을 주고 비파괴 검사를 했답니다. 결과는 괜찮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마냥 안전하다고는 할 수도 없다는, 뭐 그런 답을 받았답니다. 그래도 결정을 했고 다행히 마지막 촬영까지 안전하게 마쳤답니다.

뿐만 아닙니다. 불 지르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일주일 동안 불을 지르고 컷 하면 다시 끄고, 물로 식히는 일을 계속 반복했답니다. 나중에는 건물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영화 현장이란 게 이렇게 지독하고 이렇게 악착 같습니다.


나현 감독은 '목포는 항구다'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화려한 휴가' 등을 집필했습니다. 그렇다보니 46살에 늦깎이로 감독으로 데뷔했습니다. 신인 감독이라 어려움도 많았겠지만, 시나리오 작가로 내공과 고충도 컸을 것입니다.

그런 고민이 녹아든 '프리즌'을 극장에서 보는 것도, 봄 나들이에 괜찮은 방법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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