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한컷]한한령 넘어 亞 사로잡은 그들.."더 새롭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3.2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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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A에서 수상한 나홍진 감독, 문소리, 김태리 / 사진제공=아시안 필름 어워드(AFA)


짙은 한한령(限韓令)의 그늘 속에서도 한국 영화의 저력은 빛났습니다. 지난 21일 홍콩에서 열린 제 11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Asian Film Awards, AFA) 이야기입니다.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은 비롯 수상하지 못했지만 지난 해 큰 사랑을 받았던 한국 영화의 주역들이 해외 무대에서 상을 거머쥐며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바로 '곡성'의 나홍진 감독, '아가씨'의 문소리, 그리고 '아가씨'의 김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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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시안 필름 어워즈(AFA)



시골 마을에서 연이어 벌어진 살인 사건 속에서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이야기 '곡성'을 통해 한층 깊어진 연출력을 선보였던 나홍진 감독은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으스스하고도 도무지 빠져나올 수 있는 그의 영화에 아시아도 현혹된 모양입니다.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아든 나 감독은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고민해봐야겠다"며 "그렇지 않고 정체되면 나쁜 영화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는 겸손한 소감으로 박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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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시안 필름 어워즈(AFA)


여우조연상은 '아가씨'의 히데코 이모, 문소리의 차지였습니다. 짧은 등장만으로 연기파 배우의 저력을 강렬하게 알렸던 터지만 문소리 또한 수상할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문소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박찬욱 감독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겠다. 한국영화가 더욱 풍성하고 다양해질 때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묵직한 소감을 남겼습니다. 고혹적인 검정 드레스도 시선을 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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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 사진제공=아시안 필름 어워드(AFA)


김태리는 신인상을 받앗습니다. AFA에는 남녀신인상이 따로 없습니다. 경쟁이 2배로 치열한 셈이지만, '아가씨'의 숙희로 당차면서도 흡인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 이 매력만점의 배우를 놓치지는 않았죠. 김태리는 "배우에게는 새로운 얼굴이 과제"라며 "새롭고 신선하고 자유로운 배우가 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여성미 넘치는 검은 머리칼에 물결치는 듯한 아이보리 드레스는 봄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도 했습니다.

세 감독과 배우들이 남긴 수상소감들은 하나같이 현재가 아닌 다음, 그 다음을 향해 있었습니다. 더욱 흐뭇해지는 대목입니다.

비록 홍콩이긴 했지만, 외교적 갈등이 대중문화로 불똥이 튄 한한령, 이른바 중국 내 한국 콘텐츠 금지 분위기 속에 치러진 시상식이었습니다. 작품상과 여우주연사잉 중국 펑샤오강 감독의 '아부시반금련'과 판빙빙에게 돌아가고 남우주연상을 일본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가 수상하면서 손예진, 공유의 수상은 불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한국영화-영화인의 존재감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홍진 감독-문소리-김태리 외에도 '아가씨'의 조상경 음악감독이 의상상, 류성희 미술감독이 미술상을 받았고, '밀정'의 모그 음악감독이 음악상을 받으며 총 15개 트로피 중에서 한국영화가 6개 상을 받았을 정도니까요.

돌이켜보면 지난해 한국영화는 참으로 흥미롭고 볼만했습니다. 올해 역시 멋진 영화들이 쏟아져나와 우리나라에선 물론 해외에도 주목받고 사랑받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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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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