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미씽나인' 최태준 "악역 엄기준·김재욱과 대결? 다 죽겠죠"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 최태호 역 최태준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7.03.22 08:32 / 조회 :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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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태준/사진=이기범 기자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극본 손황원 연출 최병길 제작 SM C&C) 속 최태준(26)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달랐다. SBS '못난이 주의보', MBC '엄마의 정원', KBS 2TV '부탁해요 엄마' 등에서 일상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을 듯한 현실적인 인물들을 연기했던 최태준은 드라마에서도 파격적인 역할로 대중과 만났다.


최태준은 '미씽나인'에서 밴드 드리머즈 멤버에서 배우로 성공한 최태호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진 최태호는 누구보다 생존에 대한 욕구가 강한 캐릭터였다. 그의 삐뚫어진 생존 욕구는 무인도에 함께 남겨진 이들에게 향했다. 아무렇지 않게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연기를 하는 최태준은 새로웠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최태준은 '미씽나인'을 터닝포인트라고 표현했다.

"제 연기에 스스로 점수를 매기긴 어려운 것 같아요. 점수를 매기기보다는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인 것 같아요. 경험할 수 없었던 걸 경험했어요. 스태프 형 누나들은 저희 배우들에게 1차 관객이에요. 방송 타기 전에 가장 먼저 이야기할 수 있는 분들인데 예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하기 어려웠죠. 이번엔 많이 열려있고 같은 숙소였고 같은 자리에서 밥을 먹어서 얘기를 할 수 있어 좋았어요. 배우들과 행복하게 어울려서 했던 것도 좋았어요."

최태준은 최태호라는 인물을 그저 사이코패스로 분석하지 않았다. 최태준은 최태호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소시오패스 성향은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준이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건 같은 살인이라도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태호라는 인물의 대본을 받으면서 사이코패스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다른 악역이나 사이코패스 역할을 보면 인격 장애가 있어요. 살인에서 희열을 느끼거나 거기서 자존감을 찾는데 태호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첫 살인 자체를 의도하지 않았고 후에 보면 그 살인을 본인이 저지르지 않았고요. 첫 살인이 어렵지만 죄의식이 무뎌져 갔다가 어느 순간 무너져갔죠. 소시오패스 성향은 있는 것 같아요. 고민을 했던 건 사람을 같은 이유로 죽이는 게 아니라 관계성 마다 다른 살인이라서 사람마다 어떤 감정 변화가 있을까 하는 차이를 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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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엄기준, '미씽나인' 최태준, '보이스' 김재욱(사진 왼쪽부터)/사진제공=SBS, SM C&C, CJ E&M


최태준은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의 엄기준, 케이블채널 OCN '보이스'의 김재욱과 악역 3인방으로 꼽힌다. 매력적인 악역을 그려냈다는 게 그 이유. 최태준은 '미씽나인' 최태호, '피고인' 차민호(엄기준 분), '보이스' 모태구(김재욱 분)이 만나면 다 죽을 것 같다며 웃었다.

"최태호, 차민호, 모태구가 만나면 누가 이길 거 같냐는 질문을 받곤 했는데 세 사람이 만나면 한 명만 살아남지는 못할 것 같아요. 누가 먼저 숨이 끊어지냐인 거지 다 가다가 죽을 것 같아요. 그런데 태호는 생존력이 강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절벽에 떨어져도 살아남았으니까요. (웃음)"

최태준이 말했듯 최태호는 끈질긴 생명력의 소유자였다. 절벽에서 추락했지만 살아남을 정도. 최태준은 이 같은 설정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제 스스로가 납득하지 않고 카메라에 서면 누구도 설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걸 믿고 했어요. 가끔씩은 어렵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요. 최태호 역할을 할 때마다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지 않으면 흔들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스스로와 감독, 선배님들에게 질문 많이 했어요."

최태준은 '미씽나인'과 함께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을 병행했다. '우결'에서 에이핑크 보미와 가상 결혼 생활을 했던 최태준은 극과 극을 오가 신선했다고 털어놨다.

"'미씽나인'과 '우결' 중 '뭐가 진짜냐' 그런 질문도 많이 왔었는데 혼란스럽다기보다는 재밌었어요. 극과 극의 성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게 신선한 재미를 느꼈어요. '우결'은 최태준 본인의 것으로 할 수 있다면 '미씽나인'은 조금 더 극적인 부분을 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다행인 것 같아요. '미씽나인'만 했다면 저를 처음 보는 분들은 무섭거나 차갑게 보실 수도 있는데 ('우결'에서) 저의 장난스러운 모습들을 같이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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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 출연 당시 최태준(왼쪽)과 에이핑크 보미/사진제공=MBC '우리 결혼했어요'


최태준은 '옥중화'를 시작으로 '우리 결혼했어요', '미씽나인'까지 MBC 프로그램에 연거푸 출연했다. MBC 아들이 될 법도 하다는 말에 최태준은 어떤 방송국의 자식도 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저는 어느 곳이든 아들이 되고 싶어요. 아들 말고 딸도 될 수 있어요. MBC는 아들 하고 tvN은 딸 하고 SBS에선 손자 하고 KBS에서는 손녀 하면 되지 않을까요. (웃음)"

최태준은 최근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하차했지만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서 막내 MC로서 예능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안녕하세요'는 사연자들의 고민을 함께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으로 최태준에게 듣는 법을 알려줬다.

"너무 재밌게 하고 있어요. 형들이 잘해주시고 (정)찬우 형이 챙겨주세요. '안녕하세요'는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요. 사연자분들이 평소 일상이 바쁘신데 사연 접수하고 오신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만큼 고민의 크기가 크게 느껴져요. 27살밖에 안 된 제가 그분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에서 막중한 책임감도 느껴지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남 얘기를 귀 기울여 듣게 되고 공부를 하고 싶어졌어요. 같이 앉아계신 대한민국 최고 MC분들이 조언해주실 때 제 고민들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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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태준/사진=이기범 기자


드라마와 예능 두 분야 모두 잡은 최태준은 차기작을 빨리 만나길 바랐다. '미씽나인'에서 못했던 코믹 연기도, 남자 배우라면 한 번쯤 꿈꾸는 누아르도 최태준의 눈을 빛나게 했다.

"다음 작품이 빨리 있으면 좋겠어요. '미씽나인'에서 제가 안 나오면 말랑말랑한데 저만 나오면 무거웠어요. (정)경호, (오)정세, (김)상호, (태)항호 형처럼 유연하게 재밌게 코믹하게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죠. 저도 많이 보기도 했으니까 본받아서 재밌게 했으면 좋겠어요. 또 남자니까 누아르같이 '비열한 거리'나 '신세계'나 형님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미씽나인'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은 최태준은 여전히 쉬지 않고 작품을 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미씽나인'을 통해 재발견된 최태준의 행보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릴 듯하다.

"기회가 오면 쉬지 않고 열심히 하고 싶은 건 같은 마음이에요. 쉬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작품을 하면서 재밌고 좋은 분들과 함께 하는 게 즐거워요. 뭔가 이번에는 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작품을 하면서 연기적으로 주목받은 적이 없었어요. 크게 주목받은 건 아니었지만 감사했어요. 요새가 행복해요. 정말 좋은 배우분들이랑 힘들지 않게 재밌게 촬영했는데 좋게 봐주시니까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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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유닛 소속 임주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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