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샤 on Air] 기성용이 말하는 '투혼'과 '박지성' 그리고 '센추리클럽'

창샤(중국)=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3.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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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사진=뉴스1





'캡틴' 기성용(27,스완지시티)이 중국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 중에는 가족과 자식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고, 축구 철학과 삶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한중전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슈틸리케호는 23일 오후 8시 35분(한국시간) 중국 창샤에 위치한 허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어느 경기보다 중요한 한중전이다. '주장' 기성용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21일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기성용은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1위가 될 수도 있고 3위가 될 수도 있다"면서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이다. 어느덧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제 그는 대표팀에서 당당히 주장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공을 잘 찬다는 선수들 중 한 명. '꿈의 무대'인 잉글랜드 무대를 누비고 있으며,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축구 선수로서 많은 걸 이룬 그에게 이제 국가대표란 어떤 의미일까. 혹여나 부와 명예를 거머쥔 그에게 있어 태극마크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건 아닐까. 기성용이 생각하는 정신력과 투혼이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기성용은 "지금까지 대표팀에 오면서 당연히 와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한 뒤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가자 잘하는 선수들을 뽑는 자리다. 아무나 오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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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적인 아빠가 된 기성용.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기성용은 "국가대표는 아무나 오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 '투혼이 좋았다', '희생을 했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과 세대가 많이 변한 것 같다. 외국 무대에 진출해 있고, 예전보다 더 많은 금전적인 여건이 마련돼 있다. 소속팀이나 대표팀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고 본다. 전 세계적인 추세라 여겨진다. 바깥에서 보기에 부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기성용은 "태극마크를 달고 나갔을 때에는 자기가 가진 책임감을 쏟아 붓는 게 중요하다. 책임감 없이 경기에 나가는 건 자격이 없는 거다. 앞으로 선수들이 이런 것들을 가슴에 담아두고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인터뷰 도중 기성용이 떠올린 한 사람. 바로 '캡틴박' 박지성이었다. 기성용은 "주장이라면 누군가를 뭐라고 질책하기 전에 제가 우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경기장에서 못하고 있는데 누구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다. 또 그 말이 먹히지도 않는다. 제가 뭘 하고 있어야 후배들이 존중하고 따라 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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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기성용은 "국가대표 선수들은 성인이고, 소속팀 내에서 최고의 선수들이다. 각자 어디선가에서 최고의 선수들인데, 뭔가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이들을 한 데 묶으려면 그 자리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예전부터 해왔는데, (박)지성이 형의 모습을 많이 봐왔다. 특별하게 말을 안 하고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게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에 9년째 몸담고 있는 기성용. 27세의 나이지만 어느덧 A매치에 89경기에 출장했다. 센추리 클럽 가입까지 11경기가 남은 상황. 매년 대략 A매치 10경기를 소화했다. 단순 계산으로는 앞으로 1~2년 사이에 센추리클럽에 가입 할 수 있다. 센추리 클럽이라는 단어를 듣자 환하게 웃은 기성용은 "(센추리 클럽 가입이) 정말 간절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아직 중요한 건 당장 앞에 놓인 한중전 그리고 팀이었다. 기성용은 "그렇지만 센추리 클럽을 생각하는 것보다 월드컵에 가느냐 못 가느냐가 한국 축구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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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전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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