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샤 on Air] 기성용 "주장 역할, 지성이형 모습 많이 봐왔다" (일문일답)

창샤(중국)=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3.21 15:35 / 조회 : 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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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의 캡틴 기성용(28,스완지시티)이 중국전을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35분(한국시간) 창샤 허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JTBC, 네이버스포츠, 아프리카TV 생중계)을 치른다.

A조 1위 이란(3승 2무, 승점 11점)에 이어 한국은 2위(3승1무1패,승점 10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중국은 2무3패(승점 2점)로 A조 최하위다.

대표팀은 지난 19일 늦은 밤에 창샤에 입성한 뒤 20일 첫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훈련은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또 한국 및 중국 취재진에게 모두 공개했다. 하지만 21일 훈련을 초반 15분만 공개한 뒤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

21일 훈련을 앞두고 선수단 숙소인 켐핀스키 호텔에서 기성용을 만났다. 다음은 취재진과 기성용과의 일문일답.

- 각오는

▶ 중국전은 다른 경기보다 중요하다. 경기 결과에 따라 1위가 될 수도 있고, 3위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원정 경기다. 긴장감을 갖고 있다.

- 지난해 9월 중국 상대로 애를 먹었는데

▶ 사실, 지난해 중국과 처음 붙어봤다. 앞서 중국 축구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마지막 15분 정도 긴장을 늦췄던 것 같다. 3골을 넣은 뒤 영리하게 해야 했는데 부족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실점했다. 그때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른 것 같다. 중국도 그때보다는 전술적으로나 조직적으로 완성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난 카타르전을 보니까 예전보다 훨씬 팀이 더 조직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

- 현재 몸 상태는

▶ 전문의가 얼마만큼 쉬라고 이야기를 했고 기간이 다 됐다. 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면 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에 맞춰서 노력했다. 생각보다는 무릎 상태가 괜찮다. 재활이 순조롭게 잘 진행됐다. 지난 리그 경기서 선발로 뛸 지는 몰랐는데, 대표팀에 오기 전 실전을 뛰고 와 마음이 편하다. 컨디션 부분에서는 염려를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풀타임 출전은?) 감독님의 몫이다. 감독님께서 판단을 하실 것이고, 그것에 맞춰 잘 경기를 준비하겠다

- 주장으로서 말을 많이 한다는데

▶ 선수들이 어려움, 그리고 부담을 갖고 있을 것이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안에서 느끼는 책임감이 더 크기 때문에 그걸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은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수도 나오고, 어려움을 겪었던 경기도 있었다. 후배들을 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제가 최선을 다해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임무라고 본다.

- 차두리 전력분석관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차)두리형 같은 경우는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과 생활을 많이 했다. 대표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로 많은 경험을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경기에 임하자'고 이야기를 해준다. 선수로서 큰 힘을 받는다. 저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

- 중국 감독이 바뀐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 감독이 바뀌고 카타르전을 봤다. 차이나컵은 주로 처음 들어온 선수였다. 정비가 잘 돼 있는 것 같다. 지난번에는 수비적으로 임했는데 지금은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홈에서 해 전방 압박을 많이 할 거라 본다. 중국 수비가 약하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중국이 지난 경기서 2-3으로 패해 해 볼만하다고 생각을 했을 거고, 홈에서 강하게 나올 거라 본다. 거기에 대해 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제 역할은 팀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다. 공수 조절을 잘하는 게 저의 첫 번째 역할이다. 홈에서 하는 것보다는 수비 쪽에서 실수가 안 나오고 골을 먹지 않아야 한다. 그런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 기성용이 생각하는 리더십이란

▶ 전 주장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하고 왔다. 감독님도 그런 걸 바라고 계시는 것 같다. 사실 (곽) 태휘 형도 그런 부분에서 고참이면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감독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선수가 빠지면 뭔가 허전할 수도 있다. 태휘 형 같은 경우는 끝까지 지켜보려고 했던 것 같다.

중요한 건 얼마만큼 각자 책임감을 갖고 하느냐다. 특정 선수가 팀을 이끌어 가는 것보다는 대표팀의 한 일원으로 책임감을 갖고 가는 게 대표팀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이라고 본다. 여기 모인 선수들이 처음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들도 마찬가지이고 오래 뛴 선수들도 그렇고,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나왔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할 것 같다.

- 이란전과 비교가 되는데

▶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다. 어떤 날은 1,2명의 선수가 부진할 수 있다. 그럴 때 나머지 7명이 이끌어 가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6,7명이 부진할 때에는 나머지 3명이 힘들다.

지난 이란전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 관중이 많은 경기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느꼈을 거라 본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가는 최종예선 경기 중 하나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너무 분위기가 '사드다'라고 주위에서 언급을 해도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 손흥민의 결장이 영향이 있을까

▶ 공격진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위협적인 선수인데 결장을 하게 돼 아쉽다. 어차피 뛸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선수들이 채워야 한다고 본다. 흥민이 대신 들어가는 선수도 책임감이 있을 거다.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누가 뛰든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손흥민이 뛸 경우, 공격 쪽에서도 플러스가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없는 상황서도 헤쳐나가야 하는 게 대표팀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거라 본다.

- 진지한 태도가 보이는데

▶ 주장 역할을 맡은 것도 있지만 막내였을 때와는 대표팀 내 무게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과거엔 선배들을 많이 의지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줘야 한다. 신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대표팀에 와서도 뛴 기간보다 뛸 수 있는 기간이 적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대표팀에 와서 경기를 뛰는 게 좋은 것 같다. 선후배들과 뛰는 게 소중하다.

- 센추리 클럽 욕심은

▶ 저는 간절하다. 센추리 클럽을 생각한 것보다는 월드컵을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는 한국 축구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을 못 나가면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물론 월드컵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한국 축구에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만약 4년의 준비 기간을 날린다면 또 4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월드컵을 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지난 월드컵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한을) 풀고 싶고 간절한 것 같다.

- 가정생활이 도움이 되나

▶ 도움이 많이 된다. 힘들긴 한데(웃음). 되게 축구를 하다가 힘든 시간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다. 그런데 가족들을 보면 다 잊어버리게 된다. 딸을 보면 피로감이 다 날아간다. 이제는 가족이 제일 우선이 된 것 같다. (김)진수가 결혼한다고 해 축하를 해줬다. 결혼하면 혼자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삶이다. 옆에서 누군가가 있어주고 도움을 많이 주는 게 좋은 것 같다.

- 스트레스나 압박감은 없나

▶ 지난 5경기를 하면서 저희가 어려운 시간이 많았다. 그런 것들이 자꾸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팀에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도 5경기가 남아 있다. 월드컵에 못 간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우리는 당연히 월드컵에 갈 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23명 모두를 종합해 봤을 때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나가봤지만 못 나가본 선수들은 얼마나 아쉽겠는가. 로망이 다 있을 것 같다.

- 월드컵에서 뛰어봤으면 하는 후배가 있나

▶ 아직 월드컵을 못 뛰어본 선수들한테는 그런 마음이 많이 든다.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월드컵에 못 나간 선수들은 그 무대를 얼마나 밟고 싶어하는지 이야기를 안 해도 같은 축구선수로 잘 알고 있다. 그런 선수들은 절박하고 절실하게 뛸 거라 본다. 그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나가야 한다고 본다.

-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질책하는 경우가 있나

▶ 때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전에 제가 뭔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경기장에서 못하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뭐라 할 수도 없다. 또 듣지도 않는다. 제가 뭐를 하고 있어야 존중을 하고 따라온다. 경기력도 형편 없고 주장으로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상황서 요구하면 저 같아도 안 될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주장으로서의 역할은 이렇다. 국가대표는 성인이고 소속팀에서 최고의 선수들이다. 이들을 하나로 묶으려면 그 자리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 최고의 선수들인데 뭔가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런 게 주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 이런 생각은 예전부터 했다. (박)지성이 형의 모습을 많이 봤다. 특별히 이야기를 안 해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게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거 생각한다.

- 원정 경기에 나섰을 때 어떤 마음을 가지는가

▶ 초반 흐름이 가장 중요하다. 초반 10~15분 동안 상대방이 강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거기서 밀리기 시작하면 상대방도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계속 한다. 초반 10~15분 동안 긴장하지 않고 자기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90분이 결정된다.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10~15분 동안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버티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바뀔 것이다.

- 역습이 늦다는 평가가 있는데

▶ 좋은 팀들을 보면, 수비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상당히 좋다. 대표팀에서 9년 정도 뛰었는데, 옛날보다는 개인적인 볼 관리 같은 능력은 더 좋아진 것 같다. 요즘 축구 추세가 후방부터 빌드업을 해서 나가는 것이다. 또 공을 많이 소유하면 상대방이 뛰는 거리가 많아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다.

저희 대표팀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100% 만족할 수는 없다고 본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선수들이 과감하게 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실수를 두려워해서 시도조차 안 하면 공격서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다. 그런 것들을 감독님도 요구를 많이 한다.

축구라는 게 말로는 쉽지만 매 순간 안에서 하는 건 어렵다. 노력은 많이 하고 있다. 경기서 다 나오는 게 좀 어려운 것 같다. 대표팀은 준비 기간도 짧고 컨디션도 다르기 때문에 그 틀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최종 예선에 들어와서 경험하지 못한 압박감, 심리적인 요인, 경기가 안 됐을 때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최종예선이 어려운 것 같다. 최종예선을 결과가 중요하다.

- 그라운드 상태는

▶ 아직 경기장은 가보지 않았다. 한국보다는 날 것 같다. 상암서 뛰는 게 제일 싫다. 잔디가 너무 안 좋아서.

- 중국보다 우리가 낫다고 보는 건

▶ 과거 성적이나 최근 경기를 보면 중국에 한 번밖에 안 졌다.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과도한 긴장이나 그런 것들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중국 축구가 투자도 많이 하고 있고, 리그도 그렇고 대표팀도 당연히 환경이나 이런 게 변하기 때문에 성장을 하고 있다고 본다.

아직 우리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이 아직까지 충분히 톱레벨에 있다고 본다. 중요한 건 그걸 보여주느냐, 못 보여주느냐에 차이라고 본다, 보여주면 아시아 톱이지만 못 보여주면 어려움이 올 거라 본다. 결국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게 이기는 팀이 승자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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