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샤 on Air] '혐한 감정 고조'… 슈틸리케호 결전지 中창샤 직접 와보니

창샤(중국)=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3.19 06:30 / 조회 : 4478
  • 글자크기조절
image
오는 23일 한중전이 열릴 허룽 스타디움 내부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지금 중국 위험하지 않아?"

주위로부터 출국 전 '몸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이 이어졌다. 최근 좋지 않은 한중 관계의 연장선 상. 여기서 튄 불똥은 이제 '축구' 그리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 '창샤'로 향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35분(한국시간) 중국 창샤에 위치한 허룽 스타디움에서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 대표팀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JTBC, 네이버스포츠, 아프리카TV 생중계)을 치른다.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은 늘 축구에 있어서만큼은 중국에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 왔다. 역대 A대표팀 상대 전적은 18승12무1패로 한국의 우세.

하지만 이번 한중전은 매우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여기에 기성용도 부상에서 회복 중이지만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 중국 리그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결장이 늘어나면서,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다. 또 수비진의 핵심 축인 곽태휘는 결국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경기 외적으로는 중국의 '혐한 감정'이 매우 부담스럽다.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의 반한 정서가 높아진 상황. 사드 보복 역시 계속되고 있다. '한국 여행 상품 판매 전면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이번 한중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 대표팀의 전세기 착륙을 허가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아시아나항공편을 이용해 한국과 중국을 오갈 예정이다.

image
19일 저녁, 허룽 스타디움 보조 경기장. 중국 대표팀의 연습을 돕기 위해 저녁에도 잔디 다듬기가 한창이다.


19일 방문한 창사에는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씨도 제법 쌀쌀했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앞으로도 비 예보가 계속 있다. 경기 당일(3/23)에도 소나기 예보가 있다. 대표팀 선수들이 무엇보다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으로는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개인적인 감정은 또 서로 다른 듯했다. 한 출입국 직원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먼저 한국말을 꺼내면서 친근하게 웃어 보였다. 난징서 창샤로 들어오는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도 특별한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았다(비록 국적은 다르지만 글쓴이의 외모가 그들과 별 차이 없기에). 창샤 공항서 시내로 올 때에는 택시를 탔다. 서로 짧은 영어와 함께 '한궈런(한국사람)'이라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지만 큰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역시 '한중전'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숙소에 다 도착해서는 먼저 짐까지 내려주며 친절함을 표시했다.

토요일 저녁, 허룽 스타디움 주변에는 산책을 하러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엄마와 딸, 연인, 아저씨와 할아버지들. 이들은 계속 경기장 밖을 돌며 운동을 했다. 메인스타디움 옆 보조 경기장은 중국 대표팀을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리피 감독의 얼굴이 새겨진 벽면과 잘 정돈된 푸른 잔디가 눈에 띄었다. 당초 대표팀은 이곳에서 연습을 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의 요구로 무산됐다. 한국은 20일과 21일 허룽 스타디움에서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후난 피플스 스타디움(Hunan People's Stadium)에서 조직력을 다질 예정이다.

image
19일 저녁, 허룽 스타디움 바깥쪽 모습. 많은 시민들이 경기장을 돌며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경기일이 다가올 수록 점차 긴장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이미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그리고 중국축구협회 측에 선수 및 한국 응원단의 철저한 안전 보장을 요청했다. 여기에 중국 안전부는 한국 취재진이 머물 숙소에 안전요원을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개별적인 행동은 되도록이면 자제할 것을 요청해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경기 당일이 가장 고비다. 더욱이 이곳은 과거 불미스러운 일이 한 차례 벌어졌던 곳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한국이 중국을 2-0 으로 제압했다. 그런데 당시 붉은악마 응원단 중 한 명이 중국 응원단이 던진 물병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대표팀은 19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중국 창샤에 입성할 계획이다.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황희찬 등의 유럽파들은 20일과 21일에 걸쳐 곧바로 중국에 합류할 예정. 과연 한중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결전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