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맹활약' 박병호, 기세 몰아 개막전까지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3.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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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AFPBBNews=뉴스1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벼랑 끝에 몰렸던 박병호(31, 미네소타 트윈스)가 실력으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개막 25인 로스터는 당연하다.


박병호는 8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시범경기 6경기에 출전해 15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 2루타 1개, 타율 0.400, 장타율 0.867를 기록 중이다.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합류했지만 시범경기서 맹타를 휘두르며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포지션 경쟁자들과 비교해 단연 앞서는 컨디션이다. 위기를 기회로 뒤집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는 손목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넥센 히어로즈에 포스팅비용 1285만 달러를 지불해 박병호와 독점 협상권을 따낸 뒤 최대 5년 총액 1850만 달러, 보장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박병호는 2016년 시범경기서 홈런 3개를 때려 가능성을 보이며 주전 1루수와 지명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4월 한 달에만 홈런 6개를 치면서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는 듯했으나 갈수록 95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에 약점을 노출했다. 거기에 부상까지 겹쳐 8월에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의 기록은 62경기 12홈런 24타점 타율 0.191로 초라했다.

이에 박병호는 남들보다 이른 시기에 조용히 귀국해 절치부심, 다시 처음부터 도전한다는 각오로 2017년을 준비했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격폼도 수정했다. 박병호는 지난달 초 미국으로 떠나면서 "타격폼을 간결하게 수정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나만 느끼는 부분이다. 작년보다 소속팀에서 입지가 불안하다. 죽기 살기로 해야한다"고 각오를 다졌었다.


헌데 2월 4일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40인 로스터에서 빼버리는 DFA(Designated For Assignment)조치를 취한 것이다. 흔히 '지명할당'으로 번역되는 이 절차는 일주일 동안 해당 선수를 웨이버 공시하며, 박병호를 원하는 팀이 없는 경우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는 것이다. 즉 방출이 아니면 마이너리그 행으로 더 이상 반드시 필요한 선수는 아니라는 통보였다. 결국 7일 동안 박병호를 데려갈 새로운 팀이 나타나지 않아 박병호는 마이너리그 소속이 됐고 스프링캠프에도 초청선수 신분으로 참가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인상적인 공격력을 뽐내 미네소타의 판단이 틀렸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네소타는 유망주 케니 바르가스를 키우기 위해 박병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으나 시범경기 결과는 대조적이다. 바르가스는 박병호와 똑같은 6경기서 13타수 1안타로 침묵 중이다.

현지 언론 또한 박병호의 상승세를 주목하고 있다. 미네소타 지역지 '스타트리뷴'은 "박병호가 루키 시즌의 실망을 날려버렸다. 동시에 그를 향했던 의구심도 지우는 중"이라며 박병호가 개막전 5번 혹은 6번 타순에 배치될 것이라 전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역시 "박병호가 미네소타 스프링캠프 초반 최고의 타자"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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