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선수 부상에 쾌유의 박수 쏟아진 고척돔 '훈훈'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2.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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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선수단.





앰프 소리도 없었다. 쌀쌀한 날씨 속 적막한 고척돔을 깨운 한국 팬들의 박수 소리가 고척돔을 일순간 훈훈하게 만들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6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 야구 대표팀과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7-6 진땀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전날(25일) 쿠바와의 1차전 6-1 승리에 이어 2연승으로 쿠바와의 2차례 평가전을 모두 마쳤다.

이날 고척돔에는 약 5천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했다. 넥센의 홈구장인 이곳 고척돔. 평소 같으면 요란한 앰프 소리로 가득 찼을 고척돔이었다. 그러나 이날 대표팀 경기는 매우 조용하다 못해 고요했다. 어떤 응원전도 없었다. 또 응원단상과 치어리더도 보이지 않았다. 9회말 막판에 가서야 '대~한민국' 응원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대신 팬들은 응원보다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야구를 관전했다. 투수들의 공 하나하나, 타자들의 타격 하나, 그리고 수비 하나에 단발성 함성이 터져 나올 뿐이었다. 또 상대 선발 투수 바노스가 1루 쪽으로 견제를 3번 연속 하자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런 고척돔을 일순간 훈훈하게 만든 한 순간이 있었다. 한국이 1-3으로 뒤지고 있던 7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이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며 고척돔을 들끓게 만들었다. 이어 김하성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김태군. 이때 한국 벤치는 대타로 양의지를 냈다. 번트인가. 강공인가.

초구는 스트라이크. 강공인 듯했다. 그리고 2구째.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타구가 강하게 상대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자칫 더블플레이로 연결될 수 있는 타구. 빠른 타구를 상대 유격수 만둘레이가 넘어지면서 잘 잡았다. 그런데…. 불운하게도 타구를 잡은 만둘레이의 오른쪽 발목이 그대로 꺾이고 말았다.

아픔을 참은 채 만둘레이는 2루 쪽으로 공을 뿌렸으나 부정확했다. 결국 공은 우측 외야 쪽으로 빠졌고, 이 사이 3루에 있던 손아섭이 홈을 밟았다. 2-3. 한 점 차로 추격한 한국. 그런데 쿠바 더그아웃이 소란스러워졌다. 만둘레이가 쓰러진 채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즉각 쿠바의 의무진이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아무래도 더 이상 뛰기에는 무리인 듯했다. 발목이 완전히 꺾였기 때문이다. 만둘레이는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은 채 아주 천천히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순간, 고척돔 여기저기서 박수가 나왔다. 박수소리는 점점 커졌다. 부상을 당한 만둘레이를 향한 박수 소리. 그의 쾌유를 바라는 박수 소리였다. 그가 마운드 근처를 지나가자 또 한 번 박수가 터져 나왔다. 비록 입은 유니폼과 국적은 달랐지만, 다친 선수를 향한 한국 팬들의 마음은 하나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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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고척돔에 모인 한국 야구 팬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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