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무비]'루시드 드림', 강혜정을 낭비하다?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2.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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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루시드 드림' 스틸컷


배우 강혜정이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습니다. 지난 2014년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후 3여 년 만입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루 엄마로 만났던 강혜정의 복귀 소식에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가 컸습니다.

'루시드 드림'은 기억 추적 SF 스릴러로, 대호(고수 분)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작품입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 곧 스스로 자각한 채 꿈을 꾸는 현상을 뜻합니다.


신선한 소재, 그리고 고수 설경구 강혜정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 소식에 기대감이 높았습니다만 지난 22일 개봉 후 고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쉬운 것은 강혜정이 맡은 소현 캐릭터입니다. 연기 문제가 아닙니다. 영화 속에서 의사 소현은 극 중 대호의 절절한 부성애를 보여주기 위해 철저히 '소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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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정 / 사진='루시드 드림' 스틸컷



큰 연구센터의 소현은 자신을 찾아온 대호를 위해 위험천만한 루시드 드림 접속을 계속합니다. 심지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대호가 소현을 필요로 할 때마다 불려다닙니다. 또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공유몽' 접속도 단 한번 보고 해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의 의료정보를 대호가 요구하자 아무런 반박 없이 내 줍니다. 보통의 의사라면 이렇게 할까요. 캐릭터의 정당성이나 개연성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강혜정은 이 소현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영화를 위해 18kg을 감량한 고수처럼, 강혜정도 이 영화를 위해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습니다. "짧은 머리가 어떻겠느냐"는 감독의 요구에 어떤 작품에서 보여준 것보다 가장 짧은 쇼트커트 머리를 선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루시드 드림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설명해주기 의학적 전문 대사 등 어려운 대사도 모두 소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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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정 / 사진='루시드 드림' 스틸컷


강혜정은 최선을 다해 역할에 몰입하며 그럴듯한 인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개연성 없이 단지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소비돼 버린 그 캐릭터는 생명력을 얻기도, 관객의 공감을 얻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강혜정이라는 배우를 이렇게밖에 쓰지 못하다니. 관객으로서 아쉽고 또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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