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한화, 김성근 부임 첫 캠프 우천 '훈련 취소'… '파격'

오키나와(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2.20 16:45 / 조회 : 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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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4시께 비가 내리는 한화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 선수들의 배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사진=김우종 기자



한화 선수단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20일 오후 2시께.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 한화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그라운드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적은 양은 아니었다. 그라운드를 충분히 적실만큼의 비였다.

점심을 먹은 선수들은 하나둘씩 짐을 쌌다. 끝이 아닌 듯했다. 선수들은 이제 실내서 훈련을 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늘 훈련 일정은 이것으로 모두 끝입니다."

한화가 비가 내리자 예정돼 있던 훈련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올해 스프링캠프, 아니 지난 3년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그렇다"고 했다.

통상적으로 한화 구단은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비가 내릴 경우, 실내 훈련으로 대체한다. 또 비를 계속 맞아가면서 훈련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날 한화 김성근 감독은 전격적으로 훈련 취소 결정을 내렸다.

왜 김성근 감독은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한화는 최근 스프링캠프 6경기서 모두 패했다. 한화는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재활조에 포함돼 있는 가운데, 비주전급 선수들로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다. 반면 상대 팀인 일본 구단들은 1군 멤버를 내세워 연습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실상 실력 차가 날 수밖에 없다.

비록 6경기 연속 패했지만 한화는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주니치 1군과의 첫 연습경기에서는 1-18로 크게 패했다. 이어 야쿠르트전(13일, 3-6 패배), 라쿠텐전(14일, 4-8 패배), 요코하마전(15일, 0-2 패배), 라쿠텐전(16일 0-2 패배), 요코하마 2군전(18일, 2-5 패배)을 모두 내줬으나, 점점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계속해서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만 경기에 나서고 있다. 거기에 경기가 끝난 뒤에도 훈련 일정이 계속 있는 상황. 선수들의 체력 역시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18일 요코하마2군전에서는 홈(고친다 구장)에서 한 경기를 치른 뒤 또 다시 수비와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전날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베이스 러닝 훈련과 캐치 볼 훈련을 가볍게 한 뒤 인필드 및 게임 펑고 훈련을 가상으로 9회까지 실시했다. 한화 선수단은 12시 40분께부터 점심밥을 먹었다. 이 사이 비가 계속 내렸다. 감독실에서 비를 묵묵히 보고 있던 김성근 감독은 훈련 취소 결정을 내렸다.

김성근 감독은 우천 훈련 취소 결정을 내린 뒤 "이런 날씨 속에서 자칫 준비가 안 된 선수들이 훈련을 하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예전 같으면 훈련을 했겠지만, 오늘은 일단 훈련 취소를 결정했다. 대신 이따 저녁에 선수단을 모아놓고 한 30분 정도 정신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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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원래 일정표. 20일 오후 일정이 빼곡하지만 비로 인해 취소가 됐다. 투수들은 불펜 피칭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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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고친다 구장.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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