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괄목상대' 한화 김원석 "야구가 전부, 1군 50G가 목표"

오키나와(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2.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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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원석. /사진=김우종 기자





"감독님께서 더 열심히 하라고 칭찬을 해 주시는 거라 생각한다"


알렉시 오간도(34)의 광속구 잔상이 채 가시기도 전. 1회말 한화의 공격. 선두타자로 김원석(28)이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미시마. 김원석은 미시마의 초구를 그대로 통타, 고친다 구장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1회말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었다.

일본 오키나와현에 위치한 고친다 구장. 19일 오후 1시, 한화 이글스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2군과의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결과는 요코하마 2군의 5-2 역전승이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연습경기 6연패 늪에 빠졌다.

한화는 최근 연습경기서 패를 거듭하고 있지만 큰 경험을 쌓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이 재활 중인 상황에서 비주전급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컨트롤이 정교하기로 소문난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말이다.


이날 패배 후 김성근 감독은 "만족스러운 게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잠시 동안 생각을 한 뒤 "그래도 김원석이 잘해줬다. 지금 오른손 외야수가 필요하다. 김원석의 방망이가 지난해보다 엄청나게 많이 올라왔다. 스윙은 그런 거다. "고 칭찬했다.

김성근 감독이 칭찬한 김원석은 최근 한화의 연습경기서 리드오프로 선발 출장하고 있다. 때로는 우익수, 때로는 좌익수를 맡으며 외야의 코너를 책임지고 있다. 그리고 이날 호쾌한 1회말 초구 선두타자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사구로 맹활약했다. 3회에는 2루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도 추가했다.

김원석은 부산연서초(마린스리틀)-사직중-부산공고-동의대를 졸업했다. 그의 원래 포지션은 투수. 동의대 에이스였다. 결국 지난 2012년 한화에 7라운드 60순위로 입단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입단 첫 해 시즌 도중 타자로 전향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팀에서 방출됐다.

그는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전역 후에는 독립 구단 연천 미라클에 입단했다. 야구 선수로의 꿈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한화와의 인연은 연습경기 도중 다시 닿았다. 이정훈 당시 퓨처스팀 감독이 연천 미라클과의 경기 도중 김원석을 찍은 것이다. 결국 다시 독수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연천 미라클이 낳은 기적이었다.

이날 경기 후 타격 훈련을 마친 김원석은 "선두타자로 매번 나가놓고 한 번도 못 살아나갔다. 오늘 사실 홈런을 칠 생각은 아니었는데. 중심에 정확하게 맞혀서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오자고 했는데 잘 맞아서 넘어간 것 같다"고 겸손하게 홈런을 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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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석.





'초구' 홈런이었다. 적극적인 자세에 대해 김원석은 "코치님들께서 공을 (그냥) 보고 나오면 뭐 할 거냐고 하셨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고 네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라고 주문을 하셨다. 요새는 부담 없이 열심히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은 정확히 맞히는데 중점을 둔다. 그렇지만, 어떤 공이 오든, 존 안에 들어오거나, 네가 노리는 공이 비슷하게 온다면 쳐다보고만 있지 말고, 일단 돌리라고 했다. 적극적으로 주문을 해주셨다. 타석 들어가기 전에 일단 이미지를 그리고 들어간다"고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최근 이용규가 WBC 대표팀, 정근우가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김원석을 리드오프로 기용하고 있다. 김원석에게는 당연히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김원석은 "기회를 받는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일단 제 자리가 없다. 그렇지만 그냥 그 자리를 찾으려고 열심히 하는 거 같다. 팀 전체적으로 레귤러가 빠진 상황이다. 여기만의 상황이 있을 거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보여주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연 많은 사나이' 김원석은 과거를 떠올리며 "학창 시절부터 프로에 왔을 때까지 야구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운동을 그만 둬 보니 야구가 전부라는 게 더 크게 와 닿았던 것 같다"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최선만 다하는 선수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다. 발전하는 선수가, 좀 더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과거 동의대 에이스로 활약했던 그는 "열심히 했고, 동기들이 잘 도와줬다. 그렇게 투수로 마무리했다"면서 "다시 투수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지금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매일매일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석은 지난해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11경기에 나와 8타수 2안타(타율 0.250) 2득점, 1볼넷, 5탈삼진 장타율 0.250, 출루율 0.333을 각각 기록했다.

김원석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지난해에는 퓨처스리그 풀타임을 뛰는 게 목표였다. 지난해 달성하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더 높게 설정하라고 했다"면서 "1군서 50경기를 뛰는 게 목표다. 144경기 중 만약, 제가 열심히 해서 더 나가면 목표를 뛰어 넘는 것이다. 일단 지난해보다 좀 더 높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실없이 높게 잡으면 어차피 안 될 거 같아 이렇게 잡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끝으로 김원석은 "해마다 많은 기대를 해주시고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근데 그 기대에 부응을 못해 드린 것 같고. 올해는 친구들 후배들이 열심히 잘해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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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태원 코치와 김원석(오른쪽).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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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원석. /사진=김우종 기자




☞ < "한화 김원석 선두타자 초구 홈런" 동영상 바로 보기>

◆ "한화 김원석 선두타자 초구 홈런" 동영상 주소 : https://youtu.be/h-9-p6Tio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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