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신혼일기' 고양이 여자와 강아지 남자의 알콩달콩한 맛!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2.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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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사회심리학자 고프만은 '연극학적 이론'으로 현대인의 삶에 대해 날카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를 연극무대에 비유해서, 사람들은 모두 사회라는 무대 위에서 연기 중인 배우라는 것이다. 이 무대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만 앞으로 드러내며 일종의 '인상 관리'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주장에 '아하, 그렇구나.' 무릎을 치며 공감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하니까.

이런 이유로 tvN '신혼일기'가 들어간다는 소식에 살짝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진짜처럼 할까? 말 그대로 리얼리티일까? 포장하고 미화하지 않을까? 구혜선, 안재현이 진짜 부부인데, 당연히 리얼하지, 뭐가 문제일까?,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MBC '우리 결혼했어요'나 JTBC '최고의 사랑' 같은 가상 결혼 프로그램이 어쩌면 더 리얼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왜냐하면 가상 커플들은 오롯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맞추어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지만, 진짜 커플은 '진짜'기 때문에 서로 예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인들은 일거수일투족 주목받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싸울 수도 없고, 함부로 행동할 수도 없지 않은가. 사소한 행동 하나가 오해를 사면서 불화설, 이혼설까지 나돌 수도 있으니, 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혼일기'의 구혜선, 안재현은 솔직했다. 연예인 커플들이니 좀 더 예뻐 보이려고 꾸밀 수도 있고, 무조건 행복해 보이려고 과장(?)할 수도 있지만, 이런 '인상 관리'를 다 버렸다. 그야말로 리얼하게 자신들의 신혼을 담았다. 구혜선은 약하고 보호받는 아내로 포장하지 않고, 장독대 파묻고 씩씩하게 삽질을 하고, 난로 안전망을 설치한다. 반면 안재현은 카리스마 넘치는 남편이 아닌 알뜰하게 장보고 요리를 하면서 살림을 챙긴다. 구혜선은 여배우지만 부스스한 머리를 날리고, 남편이 맘에 안 들 땐(?) 과감하게 엉덩이에 킥을 날리기도 하며, 서투른 칼질, 기이한 요리법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여과없이 보여준다. 안재현은 그저 아내의 희한한 요리에도 초긍정으로 반응하며 사랑하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마치 이들이 키우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처럼,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사는 모습이 알콩달콩 재미있다. 오히려 가상결혼 프로그램에서 요리 잘하고, 예쁘게 인테리어 해놓은 모습이 아니어도, 서툰 신혼생활이 더 사랑스럽다.

'신혼일기' 첫 회는 무사히 통과했다. 리얼하게 담으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이제부터 남은 과제는 갈등상황까지 보여주는 솔직함이다. 치약을 어디부터 짜느냐, 양말을 어떻게 벗느냐, 신발을 어떤 방향으로 정리하느냐 등 소소한 문제로 부딪히는 신혼의 갈등을 얼마나 더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쇼윈도 부부'가 아닌 진짜 신혼 생활, 이 부분에서 '신혼 일기'의 성공 유무가 결정되리라 본다.

'신혼일기' 홍수처럼 넘쳐나는 가상 결혼 프로그램 사이에서 돋보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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