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다크호스거나 쭉정이거나'..바로 그 팀들

장윤호 기자 / 입력 : 2017.02.10 08:47 / 조회 : 3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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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새 시즌을 전망할 때 최상위권 팀과 최하위권 팀은 비교적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지난해 108년 우승가뭄을 씻어내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가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남을 것과 미네소타 트윈스가 꼴찌후보가 될 것이라는 것은 조금만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있다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설사 한동안 반짝 잘하거나, 못하는 기간이 있더라도, 장장 6개월여에 걸쳐 162경기를 치르는 마라톤 시즌을 거치고 나면 대개 쭉정이와 알곡, 옥과 석이 구분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위권 팀들의 경우는 그것이 쉽지 않다. 예상을 뒤엎고 깜짝 우승후보로 뛰어오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는 반면 다크호스 우승후보로 꼽았는데 형편없이 바닥권을 헤매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대개의 경우는 예상대로 중간에 머물지만 모든 것이 잘 풀리면 깜짝 우승도 가능하고, 반대로 기대했던 것들이 꼬이면 허탈한 꼴찌도 가능한, 한마디로 어디로 튈지 모를 팀들이다. 올해의 중위권 예상 팀들은 과연 어느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더 높을지 살펴봤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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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애슬레틱스 /AFPBBNews=뉴스1


1998년부터 올해로 19년째 오클랜드 단장으로 재직 중인 오리지널 ‘머니볼’의 주인공 빌리 빈이 이끄는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을’ 팀 중 하나다. 거의 매년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구장이 등장하는 시대에 오클랜드는 1968년 캔자스시티에서 본거지를 옮겨온 이후 거의 50년째 오클랜드 알라미다 카운티 스테디움이라는 ‘골동품’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 중 하나인 오클랜드는 빈 단장의 ‘머니볼’ 덕에 지난 2000년 이후 6번이나 지구우승을 차지했고 두 번은 와일드카드를 따내는 등 지난 17년간 8번이나 포스트시즌에 나섰으나 한 번도 멀리가지는 못했다


.

지난해 오클랜드는 69승을 거둬 AL 서부지구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2년 연속 14승씩을 올렸다가 지난해 5승11패, 평균자책점 5.69로 부진했던 에이스 소니 그레이가 제 모습을 되찾고 지난해 루키로 7승9패, 3.86의 호성적을 올린 숀 마네아 등 젊고 유망한 선발 투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해주고 빈 단장이 베테랑 위주로 구축한 탄탄한 불펜이 뒤를 받칠 경우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는 팀이다. 지구 우승경쟁은 힘들겠지만 우승후보들을 괴롭히는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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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오리올스 /AFPBBNews=뉴스1


지난해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포스트시즌 나들이를 한 경기로 마감한 볼티모어는 이번 오프시즌 홈런왕 마크 트럼보와 재계약하고 주전 캐처였던 맷 위터스를 FA(프리에이전트)로 떠나보낸 것 외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지난해 89승을 올린 볼티모어는 이 정도만으로도 현 상태 유지만으로도 페넌트레이스 잔류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의 강점은 슈퍼스타 숏스탑 매니 마차도와 트럼보가 이끄는 강타선과 잭 브리튼이 이끄는 철벽 불펜. 하지만 선발진은 특별한 것이 없고 선수층도 엷다. 앞으로 치고나가기 보다는 뒤로 후퇴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팀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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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타이거스 /AFPBBNews=뉴스1


디트로이트는 지난해 86승을 올리며 와일드카드에 도전했다가 2게임반차로 고배를 마신 디트로이트의 고민은 미겔 카브레라, 이안 킨슬러, 빅터 마르티네스, 저스틴 벌랜더,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등 팀의 주축선수들이 모두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커리어 하향세로 돌아선 이들의 엄청난 몸값과 장기계약으로 팀의 변신이 쉽지 않지만 팬들의 기대는 우승후보 급이라는 것이 문제다. 팀의 주축인 베테랑들이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쳐줄 경우 우승후보로 손색없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뉴욕 양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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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명가로 첫 손 꼽히는 양키스가 중위권 팀으로 분류된다는 것이 낯설지만 현실은 어쩔 수 없다. 양키스는 지난해 84승78패를 기록했는데 이는 1992년 마지막으로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진 이후 24년 만에 최악의 성적(2014년과 타이)이었다.

하지만 돈을 물 쓰듯 하던 대표적인 팀 양키스는 지난 수년간은 전혀 ‘돈의 제국’답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유망주 수집과 육성에 중점을 두고 지난해 아롤디스 채프먼과 앤드루 밀러 트레이드로 최고 유망주들을 대거 쓸어 담았다. 아직도 메이저리그 팀의 라인업은 우승을 노리기엔 부족해 보이지만 지난해 시즌 막판에 혜성처럼 등장, 53경기에서 20홈런을 때려낸 포수 게리 산체스를 비롯, 애런 저지, 애런 힉스, 그렉 버드 등 유망한 젊은 선수들에 현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 중 하나로 꼽히는 숏스탑 글레이버 토레스 등이 가세한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CC사바티아, 맷 할러데이 등 베테랑들의 계약이 만료되고 아직도 지불해야 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연봉 부담이 사라지는 2018년 이후엔 확실하게 빅리그에서 자리잡은 최고의 유망주들과 엄청난 재력으로 무장한 ‘양키스 제국의 대반격’이 예상되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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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파이어리츠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는 매우 조용한 오프시즌을 보냈다. 선발투수 이반 노바와 재계약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파이리츠는 지난 8년간 팀의 간판선수였던 앤드루 맥커천을 트레이드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결국은 실패한 뒤 그를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

막강한 시카고 컵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같은 지구에 속한 피츠버그는 올해에도 포스트시즌 전망이 어두워 보인다. 하지만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에이스 게릿 콜이 제 모습을 되찾고 제이머슨 타이욘과 노바가 콜의 뒤를 받쳐 확실한 선발진을 구축해준다면 반격의 발판이 생긴다. 하지만 가장 큰 열쇠는 역시 맥커천이다. 지난해 부진으로 그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도 그는 만 30세에 불과하고 충분히 예전의 리그 MVP급 맥커천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 맥커천의 부활 여부가 피츠버그의 부활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또한 잇단 필드 밖에서의 문제로 곤란한 지경에 빠져있는 강정호가 얼마나 팀에 기여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 될 전망이다.

마이애미 말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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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말린스 /AFPBBNews=뉴스1


지난해 충격적인 보트사고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영건으로 꼽히던 슈퍼 에이스 호세 페르난데스를 잃은 마이애미는 이번 오프시즌 에딘슨 볼케스, 제프 록, 댄 스트레일리 등을 영입해 투수진 강화에 애썼다. 중량감에서 페르난데스의 공백을 메우긴 역부족으로 느껴지나 수적으로는 빈자리를 거의 메웠다. 하지만 이 선발진만으로는 경쟁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불펜 강화에도 집중해 브래드 지글러와 타자와 주니치를 데려와 셋업맨 진영을 보강했다. 수비력도 탄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애미는 잔카를로 스탠튼을 비롯한 타선이 살아날 경우 플레이오프 레이스에 나설 수 있는 진영으로 평가되고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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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레이스 /AFPBBNews=뉴스1


탬파베이는 지난해 시즌 중반이후 무너지며 94패(68승)를 기록, AL에서 미네소타를 제외하면 꼴찌로 떨어졌으나 올 시즌에는 다시 중위권을 도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이다. 오프시즌에 베테랑 로간 포사이드와 드루 스마일리를 트레이드하며 호세 데 레온과 말렉스 스미스 등 유망주들을 데려왔다. 선발투수 크리스 아처와 제이크 오도리지가 기대대로 탄탄한 원투펀치를 형성해 준다면 지켜볼 만한 팀이다.

뉴욕 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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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 /AFPBBNews=뉴스1


메츠는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건강한 가에 따라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도 될 수 있고 디비전 꼴찌 후보도 될 수도 있는 팀이다. 노아 신더가드, 맷 하비, 제이크 데그롬, 스티븐 매츠, 잭 윌러 등이 모두 시즌 내내 건강하다면 컵스도 두려워할 팀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이들이 전부 건강히 풀시즌을 마칠 가능성보다는 최소한 두 세 명이 고장 나 부상자명단 신세를 지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데 있다.

메츠는 오프시즌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와 4년 1억1,000만달러에 재계약했고 제이 브루스와 닐 워커 등 베테랑도 돌아왔다. 하지만 팀이 어디로 갈지는 전적으로 스타 선발투수 5인방의 건강여부에 달려 있다.

LA 에인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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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평가되는 마이크 트라웃을 보유한 에인절스는 형편없는 팀으로 인해 트라웃의 전성기를 망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트라웃이 만 24세에 이미 두 번째 리그 MVP를 수상했음에도 에인절스의 성적은 74승88패로 바닥을 헤맸던 것이 그 좋은 예다. 에인절스 수뇌부는 이번 오프시즌 부지런히 움직이긴 했으나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직도 알버트 푸홀스와 5년간 1억4,000만달러 계약이 더 남아있는 등 페이롤 상황도 버거운 입장이다. 트라웃이 아무리 펄펄 날아도 혼자 힘으로 에인절스를 페넌트 레이스에 올려놓기를 기대하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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