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사임당'vs'김과장'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시청률 전쟁!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2.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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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이영애(왼쪽)와 '김과장'의 남궁민/사진제공=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 로고스필름


각본 없는 드라마! 흔히들 스포츠 경기에서 무명의 선수가 누가 봐도 우승후보인 선수를 이길 때 쓰는 표현이다. 여기엔 감동과 눈물 꼭 따른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명선수 뒤에 가려있던 선수가 이름 석 자를 알림과 동시에 우승의 순간을 위해 무명의 설움을 견디고 노력한 시간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드라마틱한 반전, 그래서 멋지고 짜릿하고 재미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지금 이 상황이 너무 흥미진진하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수목 드라마 전쟁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와 KBS 2TV '김과장'이 딱 그렇다. 각 방송사의 프라임 타임을 차지하는 수목 드라마 시간은 시청률 0.1%로 희비가 교차하는 치열한 전쟁터다. 0.1%에 누구는 울고, 누구는 웃고, 때로는 순위 교차로 광고 상황까지 뒤바뀌기도 한다.


앞으로 보나, 옆으로 보나, 누가 보아도 이 게임에서 승자는 '사임당'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 드라마의 포문을 연 주인공인 이영애가 13년 만에 드라마 컴백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임당'의 출발점은 '김과장'보다 유리했다. 방송가는 온통 그녀가 '대장금'의 신화를 다시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었다. 바꿔 말하면, 이영애의 경쟁자는 타 방송사가 아닌 자신이 세웠던 과거 기록이었다. 그만큼 그녀에 대한 기대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높았다고 할 수 있다.

레디 고! 그렇게 출발 총성이 울렸고, 이영애로 온통 점철 되어 있는 '사임당'은 시작부터 힘차게 스퍼트를 올렸다. 초반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경쟁작인 '김과장'이 시청률 7%대로 시작했으나, 그 보다 두 배 넘는 15%대로 멋지게 시작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3회부터 동력을 잃기 시작하면서 시청률이 확 빠지고, 불과 4회 만에 '김과장'한테 역전당하고 말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사극을 새롭게 표현하고자 시도했던 타임슬립 장치는 이미 수많은 드라마에서 닳고 닳도록 썼던 설정이며, 그 또한 촘촘하지 못한 구성으로 흡인력이 약했고, 이영애가 분한 현실 속 캐릭터는 뻔하고 진부한 워킹맘의 전형을 보여줌으로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게다가 너무 오랫 동안 연기를 쉬었던 탓일까? 극 중 엄마로서의 따뜻함이나 갑을 관계에 치사하게 굴복할 수밖에 없는 사회인의 치열함, 처절함은 잘 공감되지 않았고, 그저 한복을 입은 사임당의 모습 정도만 화보 속에서 간간히 보았던 이영애의 우아함을 드러낼 뿐이었으니까.

반면 '김과장'은 경쟁작 '사임당'에서 여러 모로 밀리며 관심 밖이었으나, 남궁민의 물오른 연기력이 모든 상황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악역으로, 코믹으로, 카메오로, 장르와 역할의 크기를 불문하고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남궁민은 '김과장'에서도 작가가 생각한 캐릭터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며 시청자들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미지, 허상보다 실리를 중요시 여기는 시청자들은 이영애가 아닌 남궁민에게 곧바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어떤 순간에 그를 보더라도 시청자들을 강하게 잡아끌었다. 그 힘은 곧 그의 연기력이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밟았던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강력한 내공이 되었고, 지금 빛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위 말하는 급이나 이미지, 과거의 화려함이 아니라, 현재의 내실이다. 당장 오늘, 어떤 기회가 와도 최상의 모습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 말이다. 언제든 '각본 없는 드라마'는 탄생할 수 있다. 때문에 과거의 영화에 머무르지 말고 늘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 그래야만 배우든, 스포츠 선수든 살아남을 수 있다.

▫ '사임당 빛의 일기'와 '김과장'의 한판 승부! 각본 없는 드라마라 앞으로의 추이가 더욱 기대된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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