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오스카 평정예고 '라라랜드' vs 가위질 '얼라이드'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1.28 15:46 / 조회 : 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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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라라랜드' 포스터, '얼라이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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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된 선전이어도 놀라웠다.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가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14개 후보를 냈다. 작품상과 감독상, 남녀주연상(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을 비롯해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타이타닉'(1997), '이브의 모든 것'(1950)과 같은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노미네이트 타이 기록이다. 꿈의 할리우드를 품은 LA를 환상적인 비주얼로 노래한 '라라랜드'에 아카데미가 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미 골든글로브에서 역대 최다인 7개 부문을 석권한 '라라랜드'가 실제 수상에서도 기록경신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문라이트'는 물론이고 후보에 오른 남우주연상을 모두 쓸어간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케이시 애플렉, '엘르'로 드디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입성한 이자벨 위페르 등 경쟁자들의 면면이 만만찮다. 최다수상 기록은 1960년 제 32회 시상식에서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11개 상을 휩쓴 오리지널 '벤허'가 갖고 있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신이여, 제가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까'라고 외쳤다는 바로 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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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래야만 했을까. 2017년에도 영화에 대한 난도질은 슬그머니 횡행 중이다. 브래드 피트, 마리옹 꼬띠아르의 영화 '얼라이드'는 몇몇 장면을 잘라냈다 체면을 구겼다. 북미 개봉 당시 R등급으로 개봉했던 작품을 15세관람가로 개봉하기 위해 브래드 피트의 엉덩이, 마리옹 꼬띠아르의 가슴 등의 노출신을 편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신체가 일부 노출되면 청불 등급을 받기 때문에" 고심 끝에 한 결정이라지만, 그 선택이 과연 적절했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얼라이드'는 먼저 개봉한 북미에선 4000만 달러를 겨우 넘기는 신통찮은 성적을 거뒀다. 안젤리나 졸리가 이 영화 때문에 브래드 피트와 마리옹 꼬띠아르와의 불륜을 의심했다는 '핫했던' 가십이 무색한 결과다. 그러나 저조한 성적이 과연 등급 탓이었을까. 영화는 15세 관람가에 맞춰 개봉한 한국에서도 50만이 안되는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무리수인 줄 알면서도 브래드 피트의 엉덩이를 지킨 결과는 여전히 초라하다. 흥행을 위해서란 명목 아래 한국의 관객들이 감독의 의도 그대로 원본 영화를 감상할 기회를 차단해버린 처사는 더더욱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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