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신 3김(金)’ 김응용 김성근 김인식감독의 마지막 도전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7.01.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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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인식-김응룡-김성근 감독.


2017년은 김응용, 김성근, 김인식 감독이 주도한 30년에 걸친 1940년 대 생 ‘2세대’ 3김(金) 시대가 새로운 장을 열거나 아니면 한국야구사의 주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수도 있는 격변기(激變期)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회장 김응용 감독의 도전

 

지난해 3월 대한야구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관리 단체로 지정되는 치욕을 겪었다. 정진구 전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이 관리 위원장을 맡아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에 따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돼 대한체육회로 한 조직이 됨에 따라 대한야구협회도 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와 합쳐졌다. 여기에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남자 야구, 여자 소프트볼로 구성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됨에 따라 대한야구협회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 덩치가 더 커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회장으로 이계안 전 국회의원이 가장 먼저 도전장을 던져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펼쳤다. 선거일은 작년 11월 30일이었는데 11월 19일까지 경쟁에 나설 후보자가 없어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불과 열흘을 앞둔 11월 20일 김인식 감독을 중심으로 뜻있는 야구인들이 모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정치인에게 맡길 수는 없다는데 뜻을 함께 하고 현재 3김 시대의 좌장인 김응용 감독을 설득했다. 

 

김응용 감독은 한국야구의 기초를 새롭게 다지고 마지막으로 야구를 위해 헌신한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하고 22일 후보 등록을 했다. 주어진 선거 운동 기간은 8일 남짓이었는데 김응용 감독은 야구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144명 선거인단 가운데 127명이 투표하고 그 중 85표를 획득해 이계안 후보에 압승을 거두고 당선됐다. 

 

투표율이 88%에 달한 것은 이번 대한체육회는 물론 산하 단체의 통합 회장 선출 과정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만큼 김응용 회장에 대한 야구계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 전임 박상희 회장을 거치며 결국 관리단체로 전락하게 된 대한야구협회를 야구인이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염원이 투표결과에서 나타났다.  

 

김응용 회장은 선수 감독 삼성 라이온즈 구단 사장을 거쳤다. 항상 최고의 자리에서 엘리트로 대접을 받고 야구 인생을 걸어 왔다. 그러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4년 임기 동안 많은 일을 하고 봉사를 해야 하는 자리이다. 야구인이 스포츠 행정가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 놓아야 한다. 분명히 명예직은 아니다. 

 

월드배이스볼 클래식(WBC)과 김인식 국가대표 감독의 운명

 

축구 월드컵을 야구에 접목시킨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2006년 시작돼 한국야구 부흥의 기폭제가 됐다. 김인식 감독은 제1회 WBC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3위에 올라 일약 국민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2009년 2회 대회는 결승까지 진출해 연장 10회 접전 끝에 일본에 3-5로 패해 2위를 기록했다. 1, 2회 대회 모두 고비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혔다.

 

한국 야구의 WBC 역사에서 가장 큰 좌절은 2013년 3회 대회이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 방식의 변경으로 김인식 감독이 아닌 한국시리즈 우승팀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는데 2라운드도 가보지 못하고 대만에서 열린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겼었다.

 

그리고 이번이 제4회 WBC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는 다시 김인식감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인식 감독은 이에 앞서 지난 2015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야구연맹 주최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 준결승에서 사무라이재팬, 일본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11월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과의 결승에서 8-0 완승으로 한국을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시켰다. 세계무대에서 한국 야구를 상징하는 지도자가 김인식 감독이다. 

 

프리미어 12의 패배를 설욕하고 제4회 WBC 챔피언을 노리는 일본은 메이저리그도 최고로 치는 투타 겸업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우고 있다.

 

김인식감독의 한국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예선전에서 2위에 들어 일단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까지는 간다는 것이 일차 목표이다. 한국이 속한 풀(POOL) A조에는 대만 네덜란드 이스라엘이 속해 있는데 한국은 지난 2013년 만만하게 여겼던 네덜란드에 잡힌 아픔을 가지고 있다.

 

이번 WBC가 2세대 3김의 ‘막내’ 김인식 감독에게 유종의 미를 거둘 기회이다.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 대표팀을 이끌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막내’라고 하지만 1947년생인 그의 나이가 만 70세이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의 한화 김성근감독 

 

한화 김성근감독은 만 75세이다. 그런데 그 오랜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겹고 어려운 시즌을 맞았다. 3년 계약의 마지막 해, 한화 이글스에서 어떤 성적과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사이다.

 

기본적으로 프로 구단의 측면으로 접근했을 때 김성근 감독은 ‘마리한화’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한화 구단을 전국구 인기 구단으로 발돋움 시켰다. 2년 연속 최고 관중 수를 기록하며 늘 최고 시청률에 좋건 나쁘건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선발 투수를 조기 강판시키는 ‘얼리 후크’를 야구 팬들이 알게 된 계기도 김성근감독의 투수 운용법이 컸다.

 

그러나 김성근감독은 한화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그 동안 맡았던 팀들 가운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시즌이 마지막 기회이다.

 

현재 김성근 감독의 상황은 ‘사면초가’ ‘고립무원’이다. 한화 첫 해만 해도 그를 따라다니던 수식으로 야구의 신(神)이라는 뜻인 ‘야신’이라는 표현이 지난 해 거의 사라졌다. 이제 김성근 감독은 신이 아닌 인간계에서 마지막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한화 구단은 지난해 11월 박종훈 전 LG 감독을 구단 단장으로 영입했다. 박종훈 감독을 한국프로야구 감독 출신 최초의 단장으로 발탁한 배경에는 김승연 한화 그룹회장이자 구단주의 ‘너무 시끄러우니 야구인 출신을 단장으로 기용하면 감독과의 소통이 더 무난하게 잘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실은 감독과 단장의 불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성근감독의 역할은 단지 1군 선수단을 지휘해 경기를 하는 것이다. 2군이나 용병 등 선수 선발, 코칭스태프 선임 육성 등은 모두 박종훈 단장 주도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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