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황재균'..코리언 빅리거들의 2017년은?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7.01.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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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강추위 속에 이번 주말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새해는 정유년(丁酉年)으로 10간에서 붉은 색을 뜻하는 ‘정’과 12지에서 닭을 의미하는 ‘유’가 합쳐졌으니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인 셈이다.

동이 터 아침이 왔음을 알리는 동물인 닭은 옛날부터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알리는 상징으로 여겨져 왔고 여기에 붉은 색은 밝은 태양과 뜨거운 열정의 의미가 담겨있으니 새해는 우리 모두에게 뜨거운 열정으로 새로운 출발과 도전에 나서는 희망의 한 해가 될 것을 기원해본다.


이런 정유년의 의미가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나서는 한인 빅리거들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역대 최고인 8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볐는데 이처럼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빅리그에서 뛰면서 한국 팬들에게 수많은 흥분과 환호의 순간, 그리고 기쁨을 안겨줬지만 안타까운 장면과 아쉬운 모습도 그 못지않게 많았었다. 그렇기에 새해인 2017년은 이들 코리언 빅리거들에게 여러 의미에서 너무도 중요한 시즌으로 다가오고 있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은 다르지만 모두에게 공통적인 것은 2017년이 그들의 빅리그 도전에 있어 너무도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의 수는 지난해와 같거나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황재균이 어릴 적 꿈을 쫒아 스플릿계약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그가 빅리그에 진입할 경우 또 다시 최소한 8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빅리그 무대를 누비게 됐다. 여기에 아직 미계약 상태인 이대호가 메이저리그로 복귀한다면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수는 9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시즌을 보냈던 류현진(LA 다저스)이 올해 본격적인 재기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되고 빅리그 첫 도전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드러내 시즌 중반에 마이너로 내려간 뒤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박병호(미네소타)도 반등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한국은 아직 한 겨울이지만 메이저리그 시즌은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중순이면 대부분 팀들의 스프링캠프가 문을 열게 된다. 이를 앞두고 김현수(볼티모어)가 지난 22일 팀의 스프링 트레이닝캠프가 있는 플로리다로 출발했고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이달 6일 일찌감치 플로리다로 떠나 이미 시즌을 대비한 몸만들기에 돌입한 상태다. 여기에 올해 운명의 재기시즌에 도전하는 류현진도 25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새해를 맞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코리언 빅리거들 앞에 놓인 도전 과제와 목표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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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박병호-이대호-류현진(시계방향으로)./AFPBBNews=뉴스1


우선 올해 가장 중요한 시즌을 맞는 선수는 단연 류현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5월 어깨수술을 받은 뒤 지난 2년간 류현진은 단 한 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길고 지루한 재활을 거쳐 지난해 7월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기대 이하의 구위를 보이며 4⅔이닝 8피안타 6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팔꿈치 통증이 발생해 다시 부상자명단에 복귀했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해 9월29일에는 왼쪽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도 받았다.

현재 류현진의 재활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공적인 재기 여부는 아직 안개 속에 가려있다. 모든 재활과정을 문제없이 끝마친다 해도 실제로 실전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일 뿐이다. 만만치 않은 심리적 장벽까지 넘어서야 하는 어깨수술이기에 복귀 성공률은 팔꿈치 등 다른 부위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이미 수술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났기에 만약 올 시즌에 성공적인 재기하지 못한다면 류현진의 빅리그 커리어는 사실상 막을 내릴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14승씩을 올리며 팀의 3선발로 맹활약했던 류현진의 성공적 복귀는 다저스 입장에서도 너무도 중요한 사안이다. 류현진으로선 실로 메이저리거로서 커리어가 걸린 운명의 시즌을 향한 도전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그런 류현진의 절박함과 비교될 수는 없겠지만 박병호에게도 이번 시즌은 지난해 시작한 빅리그 도전의 성패가 결정될 중대한 시험장이다. 지난해 박병호는 빅리그 루키시즌에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에 그쳤다. 빠른 볼에 약점을 드러내 극심한 타격난조 끝에 62경기만 뛰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8월25일 오른손 중지 수술을 받아 시즌을 마감했다. 미네소타와 4년 계약을 맺어 아직 기회는 있지만 2년차인 올해에는 뭔가 확실하게 향상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메이저리그의 세이버 매트릭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 시스템을 통해 박병호의 올해 성적을 436타석, 타율 0.255, 21홈런, 55타점으로 예측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1홈런과 55타점이 아니라 436타석과 0.255의 타율이다. 이미 지난해에도 엄청난 파워 포텐셜을 보여준 박병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한 2할5푼대의 타율을 유지하면서 풀타임 주전이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출장기회를 잡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다른 성적은 그냥 따라올 것이다. 꾸준하게 시즌 전체를 빅리그에서 뛸 수 있다면 박병호로선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현수 역시 올 시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해 마이너행 거부권까지 행사하는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빅리그에 잔류한 뒤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으로 성공적인 빅리그 데뷔시즌을 보냈지만 아직 완전히 빅리그에 뿌리를 내린 상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주전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이고 더구나 지난해 왼손투수를 상대로 18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반쪽선수로 보낸 탓에 아직 입증해야 할 것이 많다. 김현수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난 주말 출국장에서 그는 "나는 아직 주전이 아니다. 엄청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며 "결국 키는 내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볼티모어와 2년 계약을 맺었던 김현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기에 올해 성적에 따라 당장 내년 이후 계약의 급이 달라질 것이다. 구단의 반대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포기해야 했지만 사실 김현수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WBC에 못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행운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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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강정호-김현수(왼쪽부터)./AFPBBNews=뉴스1


올 시즌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코리언 빅리거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일 것이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와 1+1년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오승환은 76경기에서 79⅔이닝을 책임지며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시즌 중반 이후 부진에 빠진 전 클로저 트레버 로젠탈을 대신해 클로저로 나서 ‘피이널 보스’의 닉네임을 미국 무대에서 떨친 그는 올해도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로 활약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 오승환이 올해에도 지난해 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여준다면 시즌 후 FA로 대박계약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추신수(텍사스)는 부상없는 시즌을 보내는 것이 최대의 과제다. 지난 2013 시즌을 마친 뒤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한 추신수는 아직도 4년간 8,100만달러 계약이 남아있다. 이처럼 엄청난 몸값은 양날의 칼이 돼 이제는 추신수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그것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려면 시즌 내내 부상자명단과 거리를 두어야만 한다. 그 역시 WBC 출전 불발을 전화위복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강정호(피츠버그)의 경우는 다른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문제로 중요한 시즌을 맞는다. 지난 2년간 필드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에서 그는 이미 메이저리거 자격을 입증하고도 남았다. 문제는 그가 필드 밖에서 잇달아 물의를 일으키면서 그의 인격, 인성에 심각한 물음표가 따라붙은 것이다. 그는 이제 진심으로 반성하는 마음자세를 유지하며 실추된 이미지를 살려내는 ‘이미지 재활’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런 자세는 그가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계속되어야만 한다.

한편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로 진출한 뒤 7년만인 지난해 LA 에인절스에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룬 최지만은 올해 뉴욕 양키스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에인절스에서 방출 대기된 후 양키스와 연봉 70만달러에 계약했다, 최지만의 경우는 스프링캠프 초청 이외엔 빅리그에서 뛴다는 아무런 보장도 없기에 스프링캠프에서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한 생존경쟁에 나서야 한다. 그에겐 매 게임, 매 타석이 생존이 걸린 도전이 될 것이다.

최지만과 마찬가지로 스프링캠프에서 빅리그 생존경쟁은 펼쳐야 하는 또 다른 선수는 황재균이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와 메이저리그 진입시 150만달러를 보장받는 스플릿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생사가 걸린 도전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런 힘든 도전을 이미 거친 선수가 이대호다.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 계약을 한 뒤 스프링캠프에서 살아남아 메이저리그 진입에 성공한 이대호는 플래툰 시스템의 트랩에 발목을 잡힌 상황에서도 비교적 성공적인 빅리그 데뷔시즌을 보냈고 현재 새 팀을 찾고 있다. 이대호의 경우는 자신에게 적합한 팀을 찾아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지난해에 경험이 밑거름이 돼 올해 훨씬 더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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