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최진수, '포텐셜 갑'의 아쉬움

채준 기자 / 입력 : 2017.01.19 11:29 / 조회 : 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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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수/사진=KBL제공


디펜딩 챔피언이자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 고양 오리온스가 최근 연패를 당했다. 팀의 주력인 '두목 호랑이' 이승현과 '마왕' 김동욱의 부상 이후 전적은 1승 2패다. 2패도 하위권인 꼴찌 KT와 6위 모비스에 일격을 당했다. 게다가 빈약한 득점력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우승을 노리는 오리온스에게는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오리온스가 위기 탈출을 위해 가장 분발해야 할 사람은 최진수(28·203cm)다. 하지만 요즘 최진수에게는 모자란 게 너무 많다.


▲팀이 본 부족함

추일승 감독은 수비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최진수의 수비 상대는 가드에서 빅포워드 까지다. 18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20cm가량 작은 양동근을 따라다녔다. 미스매치(수비대상의 강제적 변경)가 되는 경우에는 자신과 키가 비슷한 외국인선수와의 매치업이 생기기도 한다. 가드를 수비하기에는 스피드가 딸린다. 빅맨들과의 경기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에서 밀린다.

팀 입장에서는 골 밑 공격이 많지 않은 것도 불만이다. 최진수가 큰 신장을 이용한 미스매치를 활용해서 포스트 업을 하거나 적극적인 골 밑 돌파를 하기를 바란다. 최진수가 골 밑을 공격하면 오리온스의 외곽포들은 좀 더 정밀해질 수 있다. 적극적인 골 밑 공격을 하면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득점이 컨디션에 따라 들쑥날쑥한 것도 불만이다.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득점을 해줘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추일승 감독은 14일 최진수에 대해 "최진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의 반도 안 하고 있다. 항상 불만이다. 공격을 안에서 더 해줘야 한다. 신장이 크지 않나. 3번(스몰포워드)으로 뛰면서 매치업 상대가 작은 경우, 안으로 들어가서 파울도 얻어내고, 수비가 안으로 몰리게 해야 한다. 그러면 패스를 밖으로 빼줘서 어시스트가 가능하다. 이런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며 "예전에는 국가대표까지 했는데 지금은 대표 팀에 못 가지 않나.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해야 한다"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외부에서 본 부족함

농구팬들은 최진수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여전히 최진수에게는 '포텐셜 갑'이라는 평가가 많다. 만약 최진수가 무협지의 무사처럼 기연을 만나 각성만 한다면 리그 최고급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최진수에게 모자란 것은 '칭찬'이라는 지적이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는 말도 있다. 감성적인 스포츠인 농구에서 칭찬은 중요하다. 일반인 10명중 9명은 칭찬을 받을 때 더 좋은 실적을 올린다. 농구선수들도 다르지 않다. 오리온스의 한 농구팬은 "연습할 때 어떨지는 모르지만 미디어를 통해 보면 최진수는 추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받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구팬은 '팀의 도움이 모자라다'고 말한다. 최진수의 공격은 3점 슛 혹은 자유투가 많다. 대부분의 패스는 외곽에서 받는다. 골 밑에서 한방에 득점하기 어려운 위치다. 국보센터에서 은퇴한 서장훈은 최근 리바운드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는 "골 밑을 공략하려면 되도록 골대와 가까운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상대의 도움수비가 들어오기 전에 공격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얘기다.

최진수는 공격루트도 모자라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농구관계자 A는 "오리온스에는 최진수를 위해 설계된 공격루트 또는 패턴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만약 최진수가 3점슛과 미들슛 골밑슛까지 가능한 선수가 된다면 오리온스는 압도적인 전력을 갖게 된다. 실제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만 인지시켜도 큰 수확이다. 그런데 공격루트 만큼은 패턴을 통해 팀이 만들어 줄 수 있다. 한국농구에서 '문제적 인간'으로 평가받는 최희암 전 연세대 감독은 '분업농구'를 만들어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긍적적인 면도 분명히 있었다. 모든 선수에게 공격패턴을 부여했고 이들은 분업과 함께 협력·도움을 버무려 국내 최고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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