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소신"..정우성, 얼굴보다 마음이 잘생겼다(인터뷰)

영화 '더 킹' 정우성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1.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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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 사진제공=NEW


배우 정우성(44)은 온 국민이 인정한 잘생긴 남자요, 멋진 배우다. 수십 년 동안 잘 생겼다는 소리를 들어 온 정우성은 이제 "내가 잘생겼다는 것은 진실이고 사실이다"라며 밉지 않은 너스레를 떤다. 실제로 보면 빛이 나는 걸로 유명한 정우성. 그의 빛은 그의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 상식적인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그의 철학과 배려심에 있었다.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해 벌써 20년 넘게 연기한 정우성은 꾸준히 활동하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아수라'에서 비리 경찰 역할을 맡아 악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였던 정우성. 이번에는 '더 킹'(감독 한재림)으로 돌아왔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남자 태수(조인성 분)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 우여곡절 끝에 검사가 돼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려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정우성은 '더 킹'에서 권력의 중심이자 악의 축으로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또 기획사를 꾸리는 대표로서 활동하는 그에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배우로서의 생각을 들었다.


-'더 킹'에서 주인공이 아닌데,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영화는 배우들이 다 같이 했을 때 하나의 완성품이 나온다는 생각을 한다. '더 킹'의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 영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충분한 몫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한강식 캐릭터를 정우성이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 영화가 시국을 풍자하고 있고, 고(故) 노무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등 실제 대통령들의 자료 화면이 나온다. 이런 것들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 그런 것에 대해서 걱정하거나 고민하지는 않았다. 시국이 이렇게 돌아가지 않을 때 기획한 영화라, 당시에는 한재림 감독의 패기가 인상적이었다. 영화는 현실을 빗댄 판타지를 보여줄 수도 있지만 다분히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본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을 하는 것에 있어서의 주저함이나 망설임보다는 용기있게 해내는 자세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근대사회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사진 함부로 못 쓰게 하고 그랬지만, 사회지만, 표현이라는 것은 자유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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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 사진제공=NEW


-비리 검사 역할을 하면서, 그들의 삶을 어떻게 이해했나?

▶ 사실 이해가 안된다. 사실 사람들은 환경에 연약하다. 각자 입장에서 정당성도 있겠지만, 본질적 순수함을 잃고 타협하는 일도 있다. 결국 우리가 눈감고 귀막고,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면 그 사회는 썩는다. 이 영화는 그런 선택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 영화가 시국을 반영하고 있다. 개봉 전 걱정은 안했나?

▶시국은 시국이고 영화는 영화다. 파란만장한 시국이 우리 영화에 좋다는 그런 생각은 안한다. 다만 '더 킹'이 던지는 본질적인질문만 맞다면 사람들의 의식과 생각을 깨우는 바람직한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졌을 때, 당당한 발언으로 주목 받았다.

▶ 나는 그저 상식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게 정치적 발언이라고 이해 되는 사회가 잘못됐다. 상식이 통해야 건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 상식적인 것을 말하는데 이상하게 취급당하면 스트레스 받고 암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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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 사진제공=NEW


-배우로서 그런 발언을 조심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 사실 안정 된 사회에서는 배우라는 사람들이 자기의 정치적 노선이나 이런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피해야 된다. 배우라는 직업의 본분이 있는데, 그 발언으로 자신의 캐릭터 전달하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은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기성 세대로서 이 사회의 선배로서 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워낙 소신이 뚜렷하다보니 정계에 진출 하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도 피곤하다.(웃음) 술도 좋아해서 안된다. 정치인이 술 잘마셔야 된다는 그런건 잘못 된거다. 모임 가서 몇차까지 폭탄주 마시고 국회 사우나 가서 운동하고 이런게 자랑은 아니다. 다수를 위해 대리하는 사람인데 신경 쓸게 많다. 나의 개인적 취향이나 생활을 접어야 하는데, 나는 못 접을 것 같다.

-조인성이 정우성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자신을 동경하던 후배들과 연기하는 기분이 어떤가.

▶ 현장에서는 동료일 뿐이다. 그들이 나를 동경했던 마음이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내가 더 바람직한 선배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나를 동경해서 그 자리에 왔으니, 나는 그들을 더 동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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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 사진제공=NEW


-이정재와 함께 운영하는 아티스트 컴퍼니에 최근 고아라, 남지현 등 여배우를 영입했다. 특별한 기준이 있나.

▶ 기준은 없다. 나답고 이정재스러운 배우만 들일 수는 없다. 일단 고아라는 눈빛이 너무 매력이 있다. 그 나이에 비해서 많은 경험도 많고. 고아라에게는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고, 선배로서의 조언이 필요하다. 고아라에게는 선배로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싶다. 남지현은 배우에 대한 열정이 크다. 걸그룹에서 배우로 전향한 만큼, 꿈을 키우고 있다.

-본인 관련 기사에는 항상 '갈수록 잘생겨 진다'는 댓글이 달린다.

▶진실과 사실을 담고 있는 중요한 댓글이다. (웃음) 철이 안들어서 그렇다. 제일 큰 고민이 '정우성스러움'을 유지하는 것이다, 피부과를 가는것보다 자연스럽게 나이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술 담배를 줄여야 되는데...

-함께 촬영하는 배우와 스태프에게 배려심 많기로 유명하다.

▶ 원래 성격이 그런 것 같다.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혼자 사회에 나왔다. 너무나 없었기 때문에 뭐 하나 가지는게 너무 좋았다. 내 스스로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기 때문에, 함께 하는 사람과 그것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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