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특파원 조미예 인터뷰①]"한국 선수 WS 취재 해보고파"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1.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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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에 메이저리그 특파원. /사진=임성균 기자





3년 반 동안 메이저리그를 누볐지만 음식은 아직도 적응이 힘들다. 하루에 한 끼 한국 음식 먹기가 쉬운 일이 아니란다. 체력 문제는 많이 해결됐다. 6~7시간 운전은 이제 예삿일이다. 서부 동부 이동도 견딜 만하다. 스타뉴스가 여성 메이저리그 특파원 조미예 기자를 만났다.


취재가 역시 천직인지 관두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70살이 넘어서도 현장에 나오는 풍토가 부럽다. 흰 머리가 나서도 취재하는 게 꿈이다. 좀 더 욕심이 있다면 한국 선수가 출전하는 월드시리즈도 보고 싶다.

지난 시즌 후에는 오승환, 추신수, 이대호 1982년 동갑내기 친구이자 메이저리거의 이야기를 담은 책도 썼다. 셋이 빅리그에 함께 뛴 시즌이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안을 했더니 그들도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취재환경은 둘째치고 체력은 문제 없었나?


▶그건 류현진, 강정호조차 힘들어했다. 이동 거리에 시차까지 있었다. 서부에서 동부 가는 게 너무 힘들었다. 8월 9월쯤 한계를 느꼈다. 그래도 한 시즌 해보니까 적응이 됐다. 하지만 음식은 아직도 문제다. 처음에는 굳이 한식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3달 정도 지나니까 내가 한국 사람 맞구나 느꼈다. 최소한 하루에 한 끼는 한국 음식 먹으려고 한다. 야구장 근처에 한국 식당 없는 곳이 꽤 많다. 그럴 땐 일식이나 태국음식으로 해결한다. 밀워키 같은 곳은 정말 없다. 강정호가 농담으로 "류현진이 LA에 가서 힘든 걸 모른다. 밀워키로 갔어야 했다"라는 말도 했다.

-한국 선수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 선수를 취재했다.

▶클럽하우스가 열리는 시간이 되면 취재가 매우 자유롭다. 취재 할 수 있는 선수가 매우 많다. 장난이 심한 선수들이 가끔 있다. 푸이그가 대표적이다. 유리베는 장난인 게 느껴진다. 얼음을 뿌리거나 꿀밤을 툭툭 때릴 때 감정이 실린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세게 뿌리고 세게 때린다. 한국 선수가 없는 팀이나 피츠버그, 세인트루이스처럼 한국 선수가 없었던 팀은 한국 취재진을 신기해하고 반갑게 잘 해준다. 커쇼, 트라웃, 맥커친, 몰리나 등 고액 연봉자, 슈퍼스타일수록 엄청 친근하다. 자신들의 몸값을 팬들이 준다는 인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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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 특파원과 푸이그. /사진=조미예 기자 제공





-덕아웃 유리베와의 춤 영상이 매우 큰 화제가 됐다.

▶유리베가 날 속였다. 이전에 유리베와 인터뷰를 하기로 했었다. 아직 정확한 날짜를 잡은 상태는 아니었다. 유리베가 나중에 알려준다고 했었다. 갑자기 나를 부르길래 그것 때문인 줄 알았다. 유리베나 헨리 라미레스는 노래만 나오면 춤을 춘다. 경기 시작 몇 분 전이 되면 취재진은 더그아웃에서 나가야한다. 그 시간이 돼서 나가야 되는데 계속 붙잡혀서 춤을 췄다. 심지어 부테라가 내 카메라로 촬영까지 했다.

-올 시즌 포인트는 어떻게 보나.

▶류현진 복귀다. 다른 선수들이 물론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아무래도 선발투수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류현진이 잘 했을 때의 파급력, 시너지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현장에서 보면 부상을 당했을 때 가장 선수들이 힘들어 한다. 취재하면서 흥도 나지 않는다.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82년생 동갑내기 빅리거의 이야기를 담은 책 <야구야 고맙다>를 썼다.

▶추신수, 오승환, 이대호가 한 시즌을 같은 무대에서 뛴 게 처음이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수들도 큰 의미를 뒀다.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다. 셋 모두 나이도 어느 정도 들었고 메이저리그에서 실력도 인정받지 않았나. 흔쾌히 이 책의 작업을 수락했다. 집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이영미(네이버 스포츠 칼럼니스트) 선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책이다. 세 선수의 만남, 그리고 여기자 둘이 작업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더 해보고 싶은 취재가 있을까.

▶한국 선수가 뛰는 월드시리즈다. 월드시리즈도 봤고 한국 선수가 나간 챔피언십 시리즈도 봤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무대에 등판했을 때 정말 떨렸다. 기자라는 걸 떠나서 현장에서 이 경기를 취재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가슴 뭉클했다. 선수들은 얼마나 떨렸을까. 감정이입이 확실히 되더라. 또 미국에서 취재하면서 정말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백발 노인들이 다 현장에 나온다는 것이다. 정말 좋아 보였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60, 70세 다 되신 분들도 나오신다. 그런 경력 기자에 대한 예우와 존중 문화도 좋다. 나이가 먹어서도 이렇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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