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밴드 소울라이츠 "'슈스케4'가 롱런 원동력 됐죠"(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7.01.16 17:33 / 조회 : 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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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밴드 소울라이츠 멤버 손창학, 정은선, 김두현, 정재훈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그러고 보니 올해로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네요."

밴드 소울라이츠의 소감은 덤덤하고도 얼떨떨했다. 언뜻 데뷔 10주년에 대한 큰 의미를 두지 않은 듯 보였다. 멤버 4명 모두 팀의 롱런에 대한 바람을 더욱 크게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소울라이츠. 다소 생소한 이름의 이 밴드는 지난 2007년 KT&G 상상마당에서 주최한 밴드 인큐베이팅 프로젝트에 참여해 최종 11팀으로 선발, 1년 간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지난 2008년 첫 EP 앨범으로 데뷔했다. 리더이자 키보드, 프로듀싱 등을 맡은 손창학(36)을 필두로 보컬 정은선(35)과 드럼 김두현(34), 베이스 정재훈(34) 등 4인조로 구성됐다.

현재 세션에 기타는 없단다. 왜냐고 물어봤더니 다른 밴드에 비해 기타의 비중이 크지 않아서라고 소울라이츠는 답했다. 알고 보니 이 밴드의 장르는 록이 아니었다. 바로 R&B였다.

R&B 밴드라. 더욱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 밴드의 정체는 과연 뭘까. 더욱 궁금증이 많아진 순간이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도 이런 스타일의 밴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리더 손창학은 말했다. 기존의 록 밴드와는 다른 색깔을 추구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색소폰 멤버도 있었으며 건반을 치는 멤버가 2명이나 있었다 탈퇴했다. 물론 기타리스트도 있었다. 이후 지금의 멤버 구성은 지난 2012년 완성됐다.

"음악적 기반은 네오 소울 장르라고 보시면 돼요. 레트로 장르 성향도 강했고 R&B라는 장르가 밴드와 분명 어울리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소울라이츠를 구성해보고 싶었죠. 이후 구인 글을 온라인에 올려서 (정)은선이를 처음 만났어요. 초면이었던 은선이가 이후에 대학교 동기였던 베이스 멤버 재훈이를 섭외하게 됐고 재훈이는 고등학교 때 함께 밴드 활동을 같이 했던 두현이를 데려왔죠. 그 때 이 친구가 음악과 미술에 둘 다 재능이 있어서 갈등하던 차에 얼른 드럼 멤버로 영입했어요."

R&B 밴드가 기존 밴드와는 다른 점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본적으로 보컬 음색이 R&B 색채가 드러나죠. 그리고 드럼과 베이스 파트도 매우 중요해요. 두 파트가 주고받는 그루브가 R&B 스타일의 음악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죠. 상대적으로 건반은 테크닉을 좀 더 줄이고 분위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죠. 애드리브는 배제되고요. 저희가 발표한 곡 중에선 '새벽, 서울은'이라는 노래가 이 성향에 가장 맞는 곡 중 하나죠."

소울라이츠가 지난 10일 발표한 미니앨범 'cloud' 수록곡을 들어보면 새로운 궁금증은 더해졌다. 타이틀 곡 '허물어'도 그렇고 얼핏 듣기에는 그냥 평범한 발라드 곡과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소울라이츠는 R&B 밴드로서 가진 딜레마를 언급했다.

"꼭 네오소울 장르의 곡만 부른 건 아니었어요. 발라드 스타일도 있었고 빅 밴드 콘셉트의 곡도 완성해봤고요. 다양한 시도를 해오면서도 R&B 밴드로서의 색깔을 중점적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우리의 모토였죠."

실험적인 음악과 대중 음악을 모두 섭렵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터. 멤버 4명에게 모두 담긴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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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밴드 소울라이츠 멤버 정은선, 손창학, 정재훈, 김두현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또 한 가지 질문. 소울라이츠의 음악을 자주 접한 이들은 누구였을까. 답은 전공자를 비롯한 뮤지션 지망생들, 그리고 직장인 밴드 멤버들이었다.

"록 장르가 아닌 밴드 음악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분들이 저희 음악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활동하면서 합주 영상이나 커버 등을 온라인에 자주 올렸고 좋은 반응을 얻었죠.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대중성을 더한 음악을 발표한 이후부터는 어쿠스틱 장르에 관심이 많은 인디 팬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고요."

소울라이츠의 활동 정점은 바로 엠넷 '슈퍼스타K4'였다. 우승자 로이킴을 필두로 정준영, 홍대광, 딕펑스, 유승우 등 지금은 인기 가수로 성장한 출연자들이 여럿 배출된 시즌이에서 소울라이츠는 경쟁 밴드 참가자들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생방송 직전 경연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소울라이츠에게 '슈퍼스타K4'는 롱런과 해체를 사이에 두고 고민하던 멤버들에게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더하게 한 자극제가 됐다.

"오히려 탈락하고 나서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밴드가 원래 활동하고 3년이 지나면 점차 단점도 두드러지게 보여서 불신과 회의감도 커지기 마련인데 '슈퍼스타K4'가 멤버들의 장점을 더 바라보게 한 프로그램이 됐던 것 같아요. 그 와중에 팀도 재정립되면서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활동을 이어가게 됐죠."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멤버들은 이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언젠가 멤버들 모두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이었다.

"데뷔 20년 차가 되면 그 때는 아마 저희 모두 그러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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