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위한 읍소'… 자세 한껏 낮춘 '국민 감독' 김인식

리베라호텔=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1.12 06:05 / 조회 : 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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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오른쪽).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따가운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老' 감독은 돌부처를 끌어안았다. 김인식 감독과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한 배를 탄다.

김인식 감독은 1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대표팀 예비 소집에 참석, "오승환을 대표팀에 발탁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이번 WBC를 앞두고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오승환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지난해 1월 1천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에게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는 같은 혐의로 처벌받은 임창용과 같은 수준의 징계였다. 임창용은 징계를 달게 받으며 결국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오승환은 아직 징계를 받지 않았다. 아니 징계를 이행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기 때문이었다.

오승환은 빅리그 데뷔 첫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6 시즌 76경기에 등판, 79⅔이닝을 던지며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올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올렸다. '끝판왕'의 위엄은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서도 이어졌다.

오승환은 그렇게 뜨거운 시즌을 마쳤지만, WBC 대표팀에는 연일 악재가 들이닥쳤다. '영원한 에이스' 김광현(SK)은 팔꿈치 수술로, 이용찬(두산) 역시 팔꿈치 수술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여기에 강정호(피츠버그)가 음주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끝에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김현수(볼티모어)와 추신수(텍사스)의 합류 역시 어려워졌다. 김현수는 결국 11일 김인식 감독에게 고사의 뜻을 전했고, 텍사스 역시 추신수의 출장을 불허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어려운 상황이 몰려오는 가운데, 김인식 감독의 오승환을 향한 구애는 더욱 뜨거워졌다. 여기에 야구 원로인 김응룡 현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 회장과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오승환의 발탁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성적을 위해 확실하게 계산이 서는 마무리 투수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야구인들은 WBC의 좋은 성적이 2017 프로야구의 인기로 이어질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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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 /사진=뉴스1


결국 대표팀의 수장인 김인식 감독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김인식 감독은 "만약 김광현이 못 뛰는 상황에서 만약 양현종까지 빠졌다면 선발 투수를 뽑으려고 했다. 그러나 (양현종이) 몸 상태가 괜찮다고 해, 마무리 자원인 오승환을 뽑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오승환 역시 WBC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은 "혹시 본인이 뽑혔을 경우, 자기는 무조건 나간다는 통보를 해왔다. 선수 노조에도 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비난 여론은 어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물론 여론이 좋지 않은 문제도 있었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고심이 많았다. 대표팀 전력도 약화됐다. 결국 선발이 미흡하지만, 오승환을 뽑아 중간으로 기용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인식 감독은 결국 고심 끝에 오승환 발탁이라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연신 자세를 낮췄다. 김 감독은 "이번에 여러 가지 선발 과정에서 부상도 많았고 일이 있었다. 저 역시도, 저 자신부터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는 "감사합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고개 숙인 채 인사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대표팀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고들 한다. 잘하면 화려한 조명을 받지만,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나락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을 이끌며 금메달을 따냈다. 2006년에는 초대 WBC 대회 4강 신화를, 2009년에는 WBC 준우승에 빛나는 위업을 이뤄냈다. 그리고 2015년에는 대표팀을 '프리미어 12' 초대 대회 챔피언으로 이끌며 '역시 국민 감독'이라는 찬사와 함께 큰 박수를 받았다.

주위의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고개까지 숙여가며 오승환을 발탁한 김인식 감독. 과연 그의 또 한 번의 도전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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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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