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200회 맞이 '썰전' JTBC 장수 프로그램 되기를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1.0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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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방송가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개 1년에 2회 개편이 있다. 봄 개편과 가을 개편이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편성되기도 하고, 반응이 시원찮은 프로그램들은 종영을 한다. 그런데 과거 지상파 3사만 있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개편 시기에도 프로그램의 종영이 그렇게 빈번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케이블, 종편채널 등 다채널, 다매체 시대로 들어서면서 프로그램들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편마다 없어지고 새로 기획되는 프로그램들이 숱하게 쏟아진다. 때로는 시청률이 시원찮으면 개편시기가 아니어도 프로그램이 종영되기도 한다. 그래서, 개편에서 개편까지 한 텀을 넘기고 1년 방송만 되어도 훌륭한 성적이라 할 수 있겠다. 보통 1년 방송이면, 매주 1회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50회 방송을 한다고 본다. 그렇게 따지면, 100회면 2년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100회 방송 날 자체 축하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JTBC '썰전'에게 박수를 보낸다. 100회도 놀라운데, 무려 200회, 계산해보면 무려 4년 동안 롱런이다. 그것도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그것도 따분하고 무거운 정치 토론으로. 어디 이뿐인가. 종편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보다 시청률도 높고, 매주 화제가 되고 있다.


'썰전'은 첫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우선 '독한 혀들의 전쟁'이라는 부제자체가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했다.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독하게 풀어놓는단다. 이 '독하다'라는 단어 의미를 살펴보면, 양면의 동전과 같다. 잘하면 시원한 사이다 토론이 되겠지만, 잘못하면 무분별하게 비방하거나 의도적으로 편협한 시각으로 몰아가는 나쁜 토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토론의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두 번째로는 스튜디오와 출연자 부분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썰전'의 스튜디오는 무채색의 어두운 배경에 삼각형 탁자가 전부요, 출연자는 MC 김구라 외에 보수, 진보, 양쪽의 입장의 대변인들, 이렇게 셋뿐이다. 다시 말해, 디테일하거나 화려한 디자인도 없고, 그 흔하디흔한 LED 화면도 없는 썰렁한 스튜디오에 출연자 역시 연예인들 한 명 없이 조촐한 구성 아닌가. 어찌 보면 기존의 다른 방송사들처럼 화려함과 시끄러움(?)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요소가 부족해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반전으로 오히려 내용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효가가 있었다.

다시 풀어보면, '썰전'은 오직 내용인 알맹이만 부각시키고, 그 부차적인 것들에는 아예 힘을 뺀 전략으로 시청자들을 공략한 것이다. 이것이 제작진들의 자신감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시키고, 과감하게 토론으로 승부수를 걸었기 때문이다. 만약 정치, 경제, 사회 민감한 이야기를 이쪽저쪽 눈치 보면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짚고 넘어갔다면 시청자들에게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앞서 말했듯, 독하게 한다고 이쪽저쪽 편을 극단적으로 들면서 이분법적 토론을 했다면 이 역시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주었을 것이다. 대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토론’을 지향하면서도 정확하게 할 말 하고, 진보, 보수 양 대표 역시 서로를 인정하는 태도로 무게중심을 잡았다. 이것이 시사 토론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과 동시에 지금의 '썰전'을 장수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물론 그 사이 이런저런 일들로 주춤하던 일들도 있었다. 강용석의 하차나 국회의원 선거로 인한 이철희, 이준석의 하차, 또 며칠 전 JTBC '신년토론'에서 전원책의 태도 논란까지. 하지만, '썰전'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시청자들 덕분에 이 모든 일들을 거뜬히 딛고 일어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니, 지금의 고유한 무게중심을 절대로 잃지 말자. 더불어 앞으로도 계속 롱런하기를 바란다.

'썰전', 시청자들의 눈과 귀, 입을 대신해주는 프로그램 아닐까.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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