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도깨비', 공유-이동욱 두 남자, 이래도 되니?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6.12.30 16:28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도깨비' 홈페이지


‘허를 찌르다’는 말에서 허(虛)는 약점을 뜻한다. 쉽게 풀이하면, 대비가 되어있지 않은 약점, 빈곳을 공격하는 걸 말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대개 정곡을 찌를 때 이런 말을 많이 쓴다. 허를 찔린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곡을 찔렸으니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런데, 간혹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의 스토리에서도 ‘허를 찔리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원래의 뉘앙스와는 살짝 다르지만, 시청자(독자)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속된 말로 뒤통수 맞는 느낌이 들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질 때 이런 표현을 쓰곤 한다.

지금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가 딱 그렇다. 허를 찔린 기분. 그렇다면, 대체 왜 허를 찔렀다는 것일까? 재미없을 것 같았는데, 재미있어서? 시청률이 안 나올 것 같았는데, 시청률이 잘 나와서? 아니다. ‘도깨비’에서 허를 찔렸다는 건, 바로 공유와 이동욱 때문이다. 공유랑 이동욱이 어쨌길래 그런지, 지금부터 찬찬히 짚어보겠다.


935세로 추정되는 도깨비, 김신 역의 공유와 전생을 기억 못 하는 저승사자 역의 이동욱. 이 두 남자는 도깨비와 저승사자로 말만 들어도 뭔가 무시무시하고 선뜻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들이다. 게다가 도깨비와 저승사자라니. 둘이 만나면 왠지 팽팽한 기 싸움이 펼쳐지고, 서로 견제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한 마디로 둘은 갈등이 증폭할 것 같은 관계로 대립각을 세울 것 같다는 얘기다. 특히,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을 사이에 두고, 지키려는 자와 데려가려는 자로 나뉘며 둘이 꽤 신경전을 벌이겠구나, 예상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허를 찔렸다. 둘의 관계는 그게 아니란다. 갈등하나 싶었지만, 서로에게 애정이 있다. 공유는 이동욱에게 옷이며 책이며, 음악이며 준비할 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검을 빼야 소멸할 수 있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이동욱 역시 그렇다.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스마트폰을 쓰지 못해 어리바리하며 도움을 청하면서 속을 드러낸다. 겉으로는 도깨비가 빨리 검을 빼고 사라지라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고, 공유가 대형 교통사고를 낸 뒷수습을 툴툴대면서도 기꺼이 해준다. 공유, 이동욱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지만, 본심은 서로에게 그야말로 ‘츤데레(*차갑고 퉁명스럽지만 본심은 상대방을 위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이 둘 사이엔 코믹함도 있고, 인간은 아니지만, 따뜻한 인간미(?)가 있다.

그래서, 허를 찔렸다는 것이다. 공유, 이동욱, 둘의 브로맨스를 누가 기대나 했냐, 이 말이다. 그저 신경전과 기 싸움과 갈등을 일으킬 관계라고만 예상했을 뿐, 이렇게 케미가 폭발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유와 김고은, 이동욱과 유인나, 이 네 명의 남녀 주인공들이 각각 커플을 이루는 구도여서 커플들의 달달함만 기대했을 뿐이다. 그런데, 드라마가 매회 진행될수록 공유와 이동욱, 둘의 브로맨스 케미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젠 둘이 함께 만나는 씬을 간절히(?) 기다릴 정도다. 이것이 기존의 드라마들과 차별화 되는데 한몫 했다. 도깨비와 저승사자라는 캐릭터의 등장은 신비롭고 환상적인 판타지로, 남녀 사랑 이야기에는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로맨스로, 여기에 예상치 못한 브로맨스 케미까지 더해져 유쾌하고 코믹하다. 어느 한 가지의 색깔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여러 색깔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둘의 케미가 어우러진 것이 드라마 완성도와 차별화에서 화룡점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둘의 케미가 더욱 소중할 수밖에. 자, 오늘 밤은 둘이 어떤 브로맨스 케미를 연출할까?


▫ 판타지한 낭만설화 ‘도깨비’, 세상에, 이리도 섹시하고 귀여운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있을까?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