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스타 로스터' 미국, WBC우승 노린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12.30 08:25 / 조회 : 4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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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슈어저./AFPBBNews=뉴스1


내년 3월에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미국 대표팀의 로스터가 윤곽을 드러냈다.

29일(현지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1루수 폴 골드슈미트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2루수 대니얼 머피가 미 대표팀 합류를 발표하면서 이미 야수 포지션에서만 대회 출전을 확답한 선수들의 수가 11명으로 늘어났다.

투수진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맥스 슈어저(워싱턴)를 포함, 현재까지 6명이 확정된 상태여서 최종 28인 로스터에서 절반이 넘는 17명의 명단이 결정된 것이다. 지난 3차례 WBC 대회와 비교하면 비중 있는 스타급 선수들이 훨씬 빠른 시점에 대회 출전요청에 확답을 하고 있어 미국이 마침내 대회 첫 우승을 노려볼만한 완전체 팀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표팀은 28명 로스터의 구성을 투수 13~14명, 야수 14~15명으로 잡고 있다. 현재까지 미 대표팀의 조 토리 단장과 짐 릴란드 감독의 합류 요청에 ‘예스’로 화답한 선수들을 보면 포수에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와 조나단 루크로이(텍사스), 1루수에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와 에릭 호즈머(캔자스시티), 2루수 이안 킨슬러(디트로이트)와 대니얼 머피(워싱턴), 3루수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유격수 브랜던 크로포드(샌프란시스코), 외야수 크리스천 옐리치(마이애미), 애덤 존스(볼티모어), 앤드루 맥커천(피츠버그) 등 야수만 11명으로 이들 만으로도 이미 각 포지션별로 막강한 팀을 만든 상태다.

■현재까지 확정된 미 WBC 대표팀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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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내야수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와 외야수 잔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조지 스프링어(휴스턴) 등도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은 아직 출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만약 이들이 모두 합류할 경우 야수 포지션에서 빈자리는 남지 않게 된다. 릴란드 감독은 어직 수비형 백업 포수를 추가하는 방안과 벤 조브리스트(시카고 컵스)나 트레이 터너(워싱턴)처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보태는 방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토리 단장과 릴란드 감독이 제출한 미 WBC 대표팀 예비명단 50명 가운데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와 브라이스 하퍼(워싱턴)의 이름은 없었고 이미 하퍼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통해 불참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내셔널리그 MVP인 시카고 컵스의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이름은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브라이언트가 합류한다면 아레나도와 함께 최강의 3루수 듀오를 구축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아레나도가 외야수로 빠지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진다. 또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의 합류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는데 터너는 1루수로도 뛸 수 있어 라인업 가능성이 한층 풍부해진다. 여기에 1, 2, 3루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카펜터가 가세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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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브라이언트. /AFPBBNews=뉴스1


문제는 이들 모두를 다 포함시키기는 불가능할 만큼 미 대표팀에 남은 자리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빨리 출전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나중엔 뛰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 뛸 수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생겨났다.

한편 투수진에선 팀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될 슈어저를 필두로 크리스 아처(탬파베이), 마커스 스트로맨(토론토) 등 3명의 선발투수와 앤드루 밀러(클리블랜드), 루크 그레거슨(휴스턴), 마이칼 기븐스(볼티모어) 등 3명의 구원투수 등 6명만이 대표팀 승선이 확정된 상태다. 지금까지는 밀러를 제외하곤 전원 우완투수 일색이라는 사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아직 7~8개의 빈자리가 남아있고 선택할 후보군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라 염려할 상황은 아니다.

예비명단에 있는 투수 중 아직 대표팀 승선여부를 확답하지 않은 선수에는 제이크 아리에타(시카고 컵스),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 데이빗 프라이스(보스턴),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등 특급투수들이 즐비하다. 이중 2~3명만 합류를 결정한다고 해도 미국 대표팀의 마운드는 단연 최강이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야수들 가운데 거물급 스타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톱 투수들의 합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은 매 라운드별로 선수를 교체할 수 있는 대회 규정을 십분 활용할 예정이어서 투수진 운용에 더욱 여유가 있다. 이미 현지에서는 미국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결승 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LA 다저스의 슈퍼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를 추가로 뽑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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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AFPBBNews=뉴스1


LA의 결승 라운드가 3월20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펼쳐지는데 다저스타디엄이 홈구장인 커쇼에게 준결승 또는 결승전 중 한 경기 등판을 요청할 경우 스프링 캠프가 끝나갈 시점에, 그것도 그의 홈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라는 점에서 어렵지 않게 커쇼를 합류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준결승과 결승에서 미국 대표팀이 슈어저와 커쇼, 또는 커쇼와 슈어저가 차례로 마운드에 오르는 장면을 볼 수도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미 대표팀의 윤곽은 역대 WBC 대표팀 가운데 가장 우승에 근접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릴 만 하다. 지난 2006년 1회 대회 때 켄 그리피 주니어,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 로저 클레멘스 등 초특급 스타들이 참가하는 등 그동안 미국의 WBC 대표팀 명단을 살펴보면 스타급 선수들이 상당히 많이 참가해왔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 위한 ‘네임 밸류’ 업그레이드 차원의 출전의도가 다분했고 선수들도 반드시 이겨야할 국제대회에 나선다는 생각보다는 사실상 시범경기에 나서는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로 인해 미국은 지난 2009년 2회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곤 이 대회에서 입상권에도 들지 못했다. 그리고 미국팀의 부진은 곧 대회에 대한 미국 팬들의 관심저하로 이어졌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다수 나선다고 해도 시범경기 시즌에 펼쳐지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일본의 결승전이 미국이 나서는 결승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일각에선 올해 WBC에서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번이 마지막 WBC 대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스타급 선수들이 일찌감치 대표팀 합류를 선언하면서 선수층에서 지난 대회들보다 훨씬 알찬 팀을 구축할 것으로 보여 마침내 우승에 근접한 팀이 갖춰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만약 미국팀이 기대대로 결승까지 올라 다수의 메이저리그 스타들을 보유한 도미니카공화국이나 푸에르토리코 등과 우승을 놓고 충돌한다면 WBC에 대한 미국 팬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도미니카는 대회 1라운드에서도 같은 조에 포함돼 있어 초반부터 대회의 열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내년 WBC는 총 16개국이 출전, 4개국씩 4개 그룹으로 나뉘어 풀리그전으로 1라운드를 치른 뒤 각조 상위 2팀씩이 8강전인 2라운드에 진출하고, 역시 4개국씩 2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로 치르는 2라운드에서 각조 2위까지 4팀이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챔피언십 라운드에 올라 4강전과 결승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은 도미니카공화국, 캐나다, 콜롬비아 등과 C조에 속해 마이애미에서 1라운드를 치르며 여기를 통과할 경우 샌디에이고에서 벌어지는 2라운드에선 이탈리아,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로 짜여진 D조에서 올라오는 팀들과 함께 4강 티켓을 다투게 된다. 따라서 한국과는 LA 챔피언십 라운드 전까지는 만날 수가 없다.

A조에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와 함께 속한 한국은 서울 고척돔에서 벌어지는 1라운드를 통과하면 B조(일본, 호주, 중국, 쿠바)에서 올라오는 팀들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2라운드에서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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