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쏙쏙골프] 연말연시, 가족에게 감사를~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6.12.19 07:12 / 조회 :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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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그룹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김영란법’ 시행 이전의 일이지요. A그룹 임원들은 사회의 주요 인사들을 주말 골프에 초청할 때 그 인사의 집에 장미 100송이를 미리 보냈습니다. 카드와 함께. 그 카드에는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야 할 주말 시간에 가장을 빼앗아서 죄송합니다”라는 인사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카드와 장미를 받은 가족들은 너무 고마운 선물에 흐뭇해하며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침 가장이 골프치러 갈때, “잘 다녀오시라~”라고 등을 떠밀다시피 했답니다. 그 가장은 집에 올때 고급스런 과일 한상자까지 들고 오니 가족들이 얼마나 좋아했는지는 안봐도 뻔합니다^^

저는 언론사에 있었던 관계로 A그룹 임원들에게서 거의 20년에 걸쳐 접대 골프를 받았습니다만 영향력있는 지위에 있지 않아 장미 100송이와 카드는 한번도 받아보질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A 그룹의 골프 접대 덕분에 훌륭한 사람들과 교유할수 있었고, 기량 또한 향상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 김영란법 탓(?)에 ‘꿈같은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직에 있는 언론사 후배들(공무원, 사립교원 포함)에게 주말 골프는 언감생심이 돼 버렸는데, 시대를 탓해야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아예 골프를 끊는 이들이 많아졌답니다.

접대 골프가 아니더라도, 부부가 아닌 남성 골퍼들은 시즌 내내 가족들을 팽개치고(?) 골프를 맘껏 즐겼으므로 연말 연시에 가족들에게 감사의 기회를 가져야 할것 같습니다. 뭐, 요란한 이벤트를 할 필요까지는 없고, 근사한 저녁을 사면서 “올 한해 더많은 시간을 같이 가지지 못해 미안하다”며 감사의 인사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부부끼리 자주 다녔다면 자녀들에게 “덕분에 골프장에서 좋은 시간 가졌다”고 인사하면 될것 같고요.

사실 부인의 지극정성 내조(內助)도 골프 잘 치는데 필수 사항입니다. 대부분 부인이나 가족들이 깨지 않게 슬며시 일어나(새벽, 아침 티업이 많으므로) 살금살금 골프가방이나 백을 챙기시죠? 그러나 골프를 이해하는 부인들중 일부는 대신 ‘알람 역할’을 해주고 옷가지 챙겨주고, 카풀하는 동반자집까지 차로 데려다 주기도 합니다. 저처럼 그런 내조 못받으시는 분들, 참 부럽죠? ^^(그 반대의 경우, 스코어는 엉망이 되지만~)

골프 내조중 최고의 내조를 소개할까 합니다. 제 언론사 후배의 부인은 골프를 전혀 할줄 모릅니다. 하지만 티업 시간이 새벽이든 어떻든 반드시 남편을 골프장까지 차로 데려다 준답니다. 남편이 골프치는 시간(두차례 식사, 샤워 포함)이 최하 6시간은 되지 않습니까?

그동안 부인은 무얼 하냐 하면 여주의 도자기 굽는 곳, 용인의 식물원, 미술관, 온천 등 여러군데를 돌아다니면서 혼자서 잘 지내다가 골프 마칠때 쯤 골프장에 도착, 술이 거나한 남편을 차에 태워 집에 간답니다. 이보다 더 멋진 ‘골프장 부부애(夫婦愛)’는 못 들어보셨죠? 골프협회서 잉꼬상을 주고도 남을 아름다운 커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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